영주권 신청자의 ICE 구금 13일 악몽
━ 원문은 LA타임스 9월13일자 “Trapped for 13 days in ICE‘s ’basement‘” 기사입니다. 지난 7월 13일, 패서디나에 거주하는 라미 오스마네(36)는 저녁식사 준비 재료를 사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차를 몰고 가는 중 자신의 차을 뒤따르는 차량을 발견했다. 오스마네는 “처음엔 그냥 난폭 운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잠시 뒤 그 차가 제 앞길을 막아섰습니다”고 말했다. “그들은 나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명령했지만, 나는 계속 ‘당신들이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오스마네는 튀니지 출신으로, 패서디나 헌팅턴병원 의료진 최고책임자인 와파 알라시드 박사와 올해 3월 결혼했다. 오스마네가 아내와 통화하고 있는 사이, 복면을 한 사람들 대여섯 명이 번호판이 없는 차에서 내려 자신을 포위했다고 설명했다. “나는 신분증이 있고 영주권 신청 중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그들에게 계속 말했어요.” 그날 이후 그는 LA 다운타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임시 구금시설 ‘B-18’, 일명 ‘지하실’에서 13일간 혹독한 구금 생활을 했다. 그는 뇌종양을 앓고 있었음에도 부적절한 환경에 방치됐고, “그 경험이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털어놓았다. ICE는 오스마네의 사례에 대해 LA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구금 전 오스마네는 미국 시민권자인 아내와의 결혼을 근거로 체류 자격을 신청하는 I-130 청원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는 영주권 신청 접수증을 제시했지만 무시당하고 차량에서 끌려나왔다. “그들은 제 지갑을 가져갔습니다. 그냥 절 끌고 갔습니다.” 그가 수감된 B-18은 원래 12시간 이내에 처리 후 석방하거나 추방하는 임시 이민행정 처리시설이다. 그러나 오스마네는 무려 13일 동안 그곳에 갇혀 있었다. 그는 시설에 수용될 때까지 1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2009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제기한 소송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소송은 B-18의 “비위생적 환경”을 시정하기 위해 제기됐으며, 합의 결과 ICE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 12시간 또는 이틀에 걸쳐 12시간 이상 구금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ACLU 보도자료에 따르면, ICE는 장기 구금 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해 구금자들을 과밀한 지역 교도소로 이송하는 “셔틀 관행”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ICE는 더 이상 사람들을 과밀한 감방에 집어넣거나 변호사를 만날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고, 당시 전국이민법센터 법률국장이었던 카렌 텀린은 2009년에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소송이 보여주듯, 전국 곳곳의 구금시설에서 수많은 이민자들이 겪는 열악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중대한 정책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오스마네는 입소 절차에만 1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는 “나를 면담한 첫 담당자는 왜 내가 체포됐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내 영주권 신청은 합법적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ICE는 그를 2015년 비자 초과 체류 건으로 기소했지만, 이미 이민 판사에 의해 기각된 사안이었다. 현재는 영주권 심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는 13일 동안 혹독한 상태를 견뎌야 했다. 공동 화장실이 있는 좁은 방에서 다른 남성들과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잠 잘 공간을 차지하려고 밤마다 다투며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했다. 침구는 없었고, 실내는 화씨 50도 수준으로 추웠다. “냄새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오스마네는 뇌종양으로 두통에 시달리며 영양실조에 시달려 체중이 15파운드나 줄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양치도 못 한 채 며칠이나 버틸 수 있겠습니까.” 오스마네는 이렇게 말했다. “거기선 끔찍한 냉방 때문에 폐까지 상할 수 있습니다. 마치 냉동고 안에 있는 듯했습니다.” 오스마네는 손가락만 한 크기의 축축한 콩 부리토에 감자칩과 물이 곁들여져 반복적으로 제공됐다고 했다. 그는 급격히 체중이 빠지자 불안해져, “그걸 기다리게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스마네가 구금된 이후 아내 알라시드 박사와 노동자단체는 B-18 앞에서 집회를 열고 그의 상황을 주변에 알렸다. “제 남편은 침대조차 없습니다. 그는 키 6피트 7인치가 넘는 큰 체격의 사람인데, 지금 차가운 바닥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 구금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와 직장 이메일, 우편으로 인종차별적 협박과 살해 위협을 받았다. 오스마네는 “아내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인데도 떠나라는 말을 들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굶주림과 뇌종양 때문에 극심한 두통을 겪다가 그는 결국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액과 음식, 담요를 받았을 때, 마치 무인도에서 구조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손목과 발목이 수갑에 묶인 채 가슴까지 침대에 고정된 상태였다. 7월 21일, 그는 다시 B-18로 돌아왔고 며칠 뒤 애리조나 주 구치소로 이송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 가장 기쁜 소식이었다. 교도관들조차 안아주며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그가 이송된 직후, 연방 하원의원 브래드 셔먼, 지미 고메즈, 주디 추 의원이 B-18을 방문했다. 추 의원은 패서디나 지역구를 대표한다. 그녀는 “시설이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고 전했다. 추 의원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우리를 구금자들이 들어오는 구역으로 안내했습니다. 구금자들은 밴을 타고 오는데, 수갑이 채워진 채 작은 복도를 통해 들어가며 그곳에서 소지품을 압수당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다음 우리는 처리 데스크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 주위에는 최대 3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홉 개의 감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곳에는 구금자가 거의 없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이후 약 2,000명을 수용하는 아델란토 ICE 처리센터를 방문해 구금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일부 구금자들은 [아델란토]의 환경이 B-18보다 낫다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방 한가운데 물통이 있었고, 전화 통화도 할 수 있으며 보드게임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ICE 요원들은 추 의원에게 B-18에 구금된 사람들은 12시간을 넘기지 않는다면서도, 특정한 예외 승인을 받아 최대 72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오스마네 사례를 언급하며 “보시다시피 사람들은 B-18에 최대 13일이나 구금되고 있습니다. 다른 사례도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B-18은 거의 외부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미스터리 같은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시설을 방문하는 동안 음식에 대해 물었고, 그 자리에서 오스마네가 먹었던 부리토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창문을 두드리면 추가 음식이나 생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스마네는 “운이 좋을 때만” 더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B-18의 위생 상태에 대해서도 추 의원은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고, 칫솔·치약·비누도 없습니다. 그들은 ‘여기는 12시간만 머무는 곳이니까요’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라고 지적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오스마네는 차가운 B-18에서 나와 에어컨도 없는 트럭으로 7시간을 이동해 애리조나의 엘로이 구치소로 이송됐다. 그는 그곳에서 다시 13일을 보낸 뒤 2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아내 알라시드는 직접 애리조나로 가서 그를 데려왔다. “그를 봤을 때 정말 비현실적이었어요.” 알라시드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눈앞에서 그를 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만질 수도, 안을 수도 있었어요.” 오스마네는 발목에 전자발찌를 찬 채 석방됐으며, 영주권을 받게 되면 제거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내년 4월 법원 심리를 기다리는 동안 LA에서 반경 70마일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뇌종양 치료 방법도 모색 중이다. 그는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저는 이제 예전의 제가 아닙니다.” 오스마네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트라우마입니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클래식 성악을 전공한 그는 8월 15일, 석방 일주일 뒤 공연 일정이 잡혀 있었다. 알라시드는 남편에게 여전히 무대에 설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치료 같은 의미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공연 중 하나였습니다. 아직도 몸이 약하고, 아팠기 때문에 목소리도 잃었습니다.” B-18에서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오스마네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그는 “만약 결국 추방을 당한다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사법제도를 믿습니다. 모든 게 잘 풀리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글=재스민 멘데스영주권 신청자 임시 구금시설 영주권 신청 장기 구금
2025.09.17.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