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햇살 아래 저 멀리 태평양이 반짝이는 가운데 두 명의 중년 남성이 말리부 주마 비치 위쪽의 가파른 흙길을 따라 산악자전거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2000피트가 넘는 고도를 오르며 결혼과 경력, 조기 은퇴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최근까지 이런 오르막이 자신들을 숨차게 만들었을 것이란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지금의 빠른 속도가 과거에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전유물이란 점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페달 사이에 숨겨진 작은 전기 모터가 다리 힘을 조용히 4배로 증폭시켜 준 것이다. 가주 전역에서 전기자전거는 놀라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으며, 과부하에 시달리는 공공 당국은 도로 규칙을 다시 정비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그 긴장은 한때 평온했던 공원과 외딴 산악 트레일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은 원래 기술의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그곳을 찾지만, 미세하지만 분명한 전기 음향과 함께 등장한 전기자전거는 전통적 이용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안전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새로운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랜 라이더들에게 최근의 변화는 거의 신성모독처럼 느껴진다. 전통적인 산악자전거 이용자들은 가장 강인한 모험 스포츠 선수 중 하나다. 서퍼나 스키어는 넘어지면 물이나 눈 위에 떨어지지만,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던 산악자전거 이용자는 통제력을 잃으면 나무에 머리부터 부딪히거나 날카로운 바위 위로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그리고 사실 내려오는 것이 즐거움의 핵심이다. 길고 느리며 고통스러운 오르막이야말로 많은 이들이 이 스포츠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래서 전통주의자들은 전기자전거를 탄 비교적 덜 숙련된 이용자들이 가파른 오르막에서 자신들을 추월할 때 불만을 드러낸다. 한 손에 핫도그, 다른 손에 맥주를 들고도 가능할 정도로 적은 노력만 들이는 모습이 마뜩잖은 것이다. 한 페이스북 산악자전거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을 “나약하고 무능한 인간”이라 부르며 “스포츠를 모욕한다”고 비난했다. 일부는 모터가 달린 자전거를 모든 흙길에서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십 년간 공공 토지에서 자전거 이용 권리를 주장해 온 이들이 이제는 출입을 통제하는 수문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방, 주, 로컬 정부의 토지 관리 당국 역시 급변하는 기술과 그로 인한 갈등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통 산악자전거 이용자들은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에게 불만을 품고, 등산객들은 좁은 길을 내려오는 자전거뿐 아니라 뒤에서 빠르게 올라오는 전기자전거까지 걱정해야 한다. 말을 타는 사람이나 반려견과 산책하는 이들은 아예 바퀴 달린 모든 이동수단이 사라지길 바란다. 문제는 자전거 자체도 규정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전기 산악자전거는 시속 약 20마일까지 페달을 보조하는 수준이었지만, 최신 모델은 도심 교통과 맞먹는 시속 30마일에 가까운 속도를 낸다. 일부는 페달 없이도 주행 가능한 스로틀을 장착해 사실상 시속 60마일까지 가능한 전기 오토바이에 가깝다. 이처럼 구분이 어려운 다양한 기종이 등장하면서 규제 역시 혼란스러워졌다. 랜초팔로스버디스는 자연보호구역 내 광범위한 트레일에서 일반 자전거는 허용하지만, 전기자전거는 전면 금지하고 있다. LA 시는 승마, 등산, 레크리에이션 트레일에서 전기자전거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는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주립공원은 절충안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치노힐스에서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시속 20마일까지 보조하는 전기자전거를 허용하지만, 크리스털 코브에서는 일부 트레일 운행을 제한한다. 에이드리언 콘트레라스 가주 공원관리국 부국장은 “자원 보호와 방문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당국은 사람들이 즐기도록 허용하되, 조용한 트레일이 ‘전속력을 내는 고속도로’로 변하는 것은 막고자 한다. 그러나 모든 트레일을 감시할 인력이 부족해 일관된 단속은 쉽지 않다. 콘트레라스는 양측 입장을 모두 이해한다. 그는 BMX 자전거를 타며 성장했고 여전히 운동을 위해 일반 자전거를 즐긴다. 그러나 약 1년 전 정말 마음에 드는 전기자전거를 샀다. 그는 새크라멘토 집 근처 포장도로에서 이를 이용하며 “땀을 흘리지 않고 이동해야 할 때 유용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같은 길에서 개를 산책시키며 빠르게 내려오는 아이들의 전기자전거에 치일까 걱정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늘 겪는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말리부 마운틴 바이커스 창립자 크레이그 레스터는 남가주 언덕에서 전기자전거 투어를 이끈다. 그는 한때 전기 모터를 ‘반칙’이라 여겼지만, 아들이 13세가 되며 따라잡을 수 없게 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전기자전거의 장점을 열거했다. 나이, 부상, 체력과 관계없이 접근성을 높이고, 더 멀리 더 자주 탈 수 있게 하며, 자동차 대신 사용하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하다. 그저 재미있다는 점이다. 그는 전기자전거 덕분에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약 14마일을 이동하고 거의 3300피트를 올랐다. 대화를 나누고 경치를 감상하는 여유도 충분했고, 땀은 거의 나지 않았다. 일부 구간은 도보로도 오르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고 미끄러웠지만, 모터의 도움을 받으면 한 번의 강한 페달링으로 충분했다. 오르막이 내리막만큼 쉽고 중독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마치 초능력을 얻은 듯한 느낌이었다. 레스터에게 가장 큰 문제는 지형이 아니라 복잡한 규제다. 한 번의 라이딩에서 6~7개의 관할 구역을 지나며 각기 다른 규정을 마주할 수 있다. 그는 비교적 단순한 연방 소유지를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저출력 페달 보조 전기자전거는 일반 자전거가 허용되는 곳에서 함께 허용되기 때문이다. 그는 대다수 이용자가 속도를 줄이고 인사를 건네면 우호적으로 반응한다며 “과속으로 맹목적으로 질주한다면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규제 당국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해, 세부 기준을 정리하기보다 전면 금지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레스터는 “심각한 사고 한 번이면 충분하다. 단 한 건의 큰 사고가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은 LA타임스 4월 15일자 ‘E-bikes are all over mountain trails. Some want them banned’ 기사입니다. 글=잭 돌런전기자전거 논란 전기자전거 이용자들 산악자전거 이용자들 전통 산악자전거
2026.04.22. 20:00
뉴욕시에서 전기자전거나 스쿠터 등 전동으로 움직이는 이동 수단의 위험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7일 시 교통국(DOT)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전기자전거로 인한 사망사고는 12건이나 발생했다. 같은 기간 일반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6명으로, 전기자전거 사고 사망자가 일반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2배에 달하는 셈이 됐다. 2019년에만 해도 연간 전기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5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 11건으로 급증한 뒤 2021년 11건, 2022년 9건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자전거 외에 스쿠터·호버보드·세그웨이 등 전동장치를 이용한 다른 이동수단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전기자전거를 제외한 전동 이동수단 사고 사망자는 21명에 달했고, 올해도 지난 4일까지 벌써 6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전기자전거나 전동 이동수단을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늘어나는 데는 팬데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배달주문이 급격하게 늘었고, 배달 기사들이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관련 사고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배달노동자들은 같은 시간 내에 더 많은 배달을 해야 소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일방통행이나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맨해튼 유니온스퀘어 인근에 거주하는 박 모씨(40)는 “차량뿐 아니라 전기자전거, 전동보드, 보행자 등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길을 건널 때면 위험천만한 일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며 “예전에는 대부분 일방통행 규칙은 지켰다면, 요즘은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달릴 뿐더러 일방통행도 지키지 않아 보행자를 칠 것 같은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갈수록 악화하는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시에서 전기자전거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뉴욕시의 전기자전거 수는 급증할 것으로 추정돼 제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트랜스포테이션 얼터너티브의 대니 해리스 사무총장은 “시정부가 자전거 차로는 넓히고, 도로에 운행하는 대형 차량 대수는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전기자전거 스쿠터 뉴욕시 전기자전거 전기자전거 전동보드 전기자전거 이용자들
2023.07.17.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