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최신기사

9월, 서울이 거대한 예술 전시장으로 변한다

  서울시는 “아시아 도시 중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를 비롯해 한국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총감독을 맡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등 예술과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글로벌 문화·예술 행사와 전시를 9월 한 달간 서울 곳곳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먼저 글로벌 디자인 페어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Design Miami. In Situ)’가 아시아 도시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 외 도시에서 개최되는 것은 3년 전 파리에 이어 서울이 2번째다.   오는 9월 1일 개막해 14일까지 DDP 이간수문전시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런던·파리·뉴욕 등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디자인 갤러리 16곳과 국내외 디자이너와 작가 70여 명이 참여,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전역 미술관과 갤러리 107곳이 참여해 100여 작품의 전시와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서울아트위크’도 9월 1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조각 페스티벌’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열리는 ‘서울 미디어시티 비엔날레’, 신당역 유휴공간에서 열리는 ‘세컨스킨’까지 미술·패션·미디어를 다양하게 아우르는 문화 전시회가 도시 곳곳을 가득 채운다.   ‘디자인&아트’도 8월 28일 시작해 9월 14일까지 펼쳐진다. 2023년 첫 야외 전시 개최 후 지난해 18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전시회로 올해는 프랑스 키네틱(움직임) 아티스트 ‘뱅상르로이’와 호주 인터랙티브 아트 스튜디오 이너스 등에서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25회째를 맞이한 ‘2026 S/S 서울패션위크’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도심 전역에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덕수궁길·문화비축기지·흥천사 등 서울의 다양한 명소를 배경으로 선보이는 런웨이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건축수도로 발돋움하고 있는 서울의 위상을 전 세계에 확산하기 위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도 9월 26일 개막해 11월까지 54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총감독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리는 주제전에서는 가로 90m·높이 16m의 친환경 대형 조형물과 24개의 야외 조형물 등이 사람 중심 도시건축의 장을 선보인다.     또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는 시민소통을 중심으로 한 ▶도시전 ▶서울전 ▶글로벌 스튜디오 전시가 펼쳐진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대한민국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세계가 주목하고 사랑하기 시작했다”며 “서울시민은 물론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 누구나 도심 곳곳에서 문화와 예술의 감성을 더 가까이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세계적 명성의 행사와 전시를 서울에서 개최해 세계 문화 발신지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전시장 서울 문화예술 프로그램 서울 미디어시티 서울 전역

2025.08.28. 20:28

썸네일

[아트 앤 테크놀로지] 허드슨 야드의 셰드 전시장

허드슨야드는 재비츠센터 옆에 새로 생긴 대형 상업 및 주거 지역이다. 2020년 팬데믹이 올 예상을 못 하고 대규모 쇼핑센터와 기업의 사무실이 입주하였다. 2012년 착공을 시작하여 2024년 모든 구조물이 들어서도록 기획되었다. 블룸버그가 입주한 건물에 셰드(The Shed)라는 이름의 미디어 아트센터가 있다. 2019년 4월 문을 열고 디지털 아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심 재개발 사업이 이루어질 때마다 대형 스크린이나 조명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체험관이 생겨나고 있다. 런던의 바비칸센터라든지 뉴욕시의 링컨센터 같은 곳들이 복합문화센터로 탄생한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였다. 허드슨야드는 가장 최신 사업 지역이며 복잡하기로 손꼽히는 맨해튼에 생겨난 것으로 특이하다. 도시의 과밀화를 우려하여 반대가 많았지만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가들과 사업가들은 열심히 추진하였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시민들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퍼블릭 공간도 빠짐없이 포함되었다.     베슬(Vessel)이라고 불리는 빗살무늬토기 모양의 대형 구조물은 팬데믹 동안 투신자살 등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많아서 당분간 폐쇄되었다. 지금은 사람들이 올라갈 수 없는 공공조각 같은 기념물로 남아있다.     셰드는 이에 비해 극장처럼 평범하다. 30스트리트의 전면이 유리로 된 로비로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입구가 나온다. ‘드리프트: 부서질 듯한 미래 (Drift: Fragile Future)’라는 제목의 전시가 12월 중순까지 진행되었다. ‘들어 올리다’ 말뜻 그대로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 5개가 가벼운 종이 상자처럼 공중에 떠서 움직인다. 아노니(ANOHNI)라는 작곡가의 음악을 배경으로 마치 현대 무용가의 추상적인 움직임처럼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회색 기둥이 춤을 춘다.   네덜란드 출신의 로네케 고딘과 랄프 나우타 두 작가가 64명의 미술작가, 기술자, 엔지니어 등을 모아서 만든 회사가 스튜디오 드리프트이다. 부서질 듯한 미래는 공연 중심의 기둥을 보기 전에 준비된 일련의 조그마한 전시장을 지나면서 느껴진다. 우리가 쓰는 많은 기계 부품이나 학용품 등이 손톱처럼 작은 큐브의 물질로 표현된다.     쓰레기가 쌓이듯이 수백만 개의 생필품들이 이러한 큐브의 형태로 전환되고 같은 물질들이 모인다면 곧 컨테이너 트럭만큼 거대한 기둥이 될 것이다. 그러한 육면체 기둥이 사람들이 없이 텅 빈 거리의 빌딩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비디오 작품에서 디스토피아의 엄습을 느낀다. 찬란한 가을 햇살 속에서 거리는 고요하고 아름답다. 이런 단상처럼 스쳐 가는 이미지를 경험하고 거대한 전시장에 서면 숭고함이랄까 경건함이 든다.   서커스나 마당극 공연장에서처럼 바닥 여기저기 관객들이 앉으면 공중에 매달린 콘크리트 기둥이 우리를 향해 내려온다. 원을 그리기도 하고 높이를 달리하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전체 공연은 45분에 달하는 상당히 긴 작품이었다.     25달러의 입장료를 낸 사람들에게 충분한 감상의 기간을 제공하는 셈이다. 캐나다 출신의 태양의 서커스를 보는 느낌이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의상과 무대 배경 속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서커스 단원의 곡예 대신에 다소 단조로우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우주선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회색의 밋밋한 기둥이 들어 올리고 내리고 하는 모습을 본다. 가끔 뿜어져 나오는 연기 효과와 조명이 그나마 댄스 클럽의 여흥을 떠올리게 하지만 기계음을 순화시켜 놓은 것 같은 배경 음악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디지털 아트의 한 축은 요즘 유행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대체 불가한 토큰(NFT)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다른 한 축은 스튜디오 드리프트처럼 미디어 아트와 기계공학을 바탕으로 한 체험 위주의 설치미술을 만드는 것이다. 20세기 중반 현대 미술이 개념 미술을 중심으로 공간을 이용한 설치 미술의 가능성을 소개했다면 21세기 중엽은 설치 미술을 장르를 넘나들면서 오감을 이용하여 경험하도록 해준다. 테크놀로지가 미술의 창작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런 디지털 아트 전시장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미술 작품의 수집, 보관, 활용을 목적으로 생긴 기존의 미술관들도 앞다투어 이런 ‘체험관’을 설치하고자 노력한다. 사회 다른 분야에 적용된 테크놀로지가 그러했듯이 자본의 집중화는 가속화되어 이런 대형 설치 작품은 엄청난 자본과 협동이 있어야 실행 가능하다. 혼자 활동하고 생각하는 미술 작가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아트 앤 테크놀로지 허드슨 전시장 미술작가 기술자 미디어 아트센터 콘크리트 기둥

2021.12.31. 16:18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