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야를 축하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 조사에서 텍사스 주내 도시들중 샌안토니오와 플레이노만 중상위권에 들었을 뿐 다른 11개 도시들은 중위권 또는 최하위권에 속했다. 개인 금융 정보 웹사이트인 월렛허브(WalletHub)는 최근 미국내 주요 도시 중에서 새해 전야를 축하하며 보내기에 가장 좋은 도시를 선정, 발표했다. 월렛허브는 새해를 어디에서 카운트다운할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미국내 주요 도시 100곳(인구 순)을 대상으로 불꽃놀이, 1인당 나이트라이프 옵션, 음식과 숙박의 저렴성 등 총 26가지 주요 지표를 기반으로 비교, 평가해 종합 순위와 아울러 ▲엔터테인먼트 및 음식(Entertainment & Food) ▲비용(Costs) ▲안전 및 접근성(Safety & Accessibility) 등 부문별 순위를 정했다. 샌안토니오는 총점 58.43점으로 전국 30위에 올라 텍사스 주내 도시중에는 가장 순위가 높았다. 샌안토니오의 엔터테인먼트 및 음식 부문 순위는 전국 13위, 비용 부문 순위는 64위, 안전 및 접근성 부문 순위는 전국 82위였다. 플레이노는 57.45점을 얻어 전국 35위에 랭크됐다. 플레이노의 엔터테인먼트 및 음식 부문 순위는 전국 69위, 비용 부문 순위는 25위, 안전 및 접근성 부문 순위는 전국 6위였다. 달라스는 54.52점으로 전국 50위, 휴스턴은 54.12점으로 전국 52위에 각각 올랐다. 달라스의 엔터테인먼트 및 음식 부문 순위는 전국 23위, 비용 부문 순위는 47위, 안전 및 접근성 부문 순위는 전국 93위였다. 휴스턴의 엔터테인먼트 및 음식 부문 순위는 전국 25위, 비용 부문 순위는 55위, 안전 및 접근성 부문 순위는 전국 91위였다. 반면, 갈랜드는 46.55점으로 전국 92위, 루복은 46.64점으로 전국 91위, 라레도는 86위(48.19점), 어빙은 83위(48.62점)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밖에 알링턴은 59위(53.01점), 엘파소 60위(52.96점), 오스틴 62위(52.87점), 포트워스 63위(52.43점), 코퍼스 크리스티는 66위(51.62점)였다. 새해를 축하하며 맞이하기에 최고인 미국 도시 전국 1위는 타임스 스퀘어가 있는 뉴욕(68.67점)이었다. 뉴욕은 엔터테인먼트 및 음식 부문은 전국 6위, 안전 및 접근성 부문은 전국 18위에 올랐으나 비싼 물가로 인해 비용 부문 순위는 최하위권인 전국 95위를 기록했다. 2위는 올랜도(68.03점)였고 3위는 샌디에고(67.58점), 4위는 라스베가스(67.45점), 5위는 시카고(64.50점)가 차지했다. 6~10위는 애틀란타(64.28점), 마이애미(63.79점), 샌프란시스코(63.37점), 피츠버그(62.47점), 시애틀(62.14점)의 순이었다. 반면, 새해 전야를 보내기에 최악의 도시는 캘리포니아주 센버나디노(41.74점/100위)였고 알래스카주 앵커리지(42.09점/99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42.19점/98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43.96점/97위), 테네시주 멤피스(45.33점/96위)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주요 도시들의 순위는 덴버 11위(62.00점), 로스앤젤레스 12위(61.67점), 보스턴 19위(59.67점), 필라델피아 20위(59.65점), 워싱턴DC 29위(58.48점), 볼티모어 43위(55.29점), 호놀룰루 45위(55.17점), 달라스 50위(54.52점), 휴스턴 52위(54.12점), 샌호세 93위(46.20점) 등이다. 한편, 월렛허브의 칩 루포 분석관은 “새해 전야와 새해 첫날을 멋진 도시에서 보낸다는 것은 마법 같은 경험이 될 것이다. 새해를 축하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는 맑은 하늘과 주변에서 가장 멋진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높은 평가를 받고 가격도 저렴한 식당이 풍부하고 활기찬 나이트라이프와 새해를 기억에 남는 날로 만들어 줄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도시여야 한다”고 전했다. 손혜성 기자새해 전야 부문별 순위 주요 도시들 도시 전국
2024.12.17. 7:10
명절이 오면 종갓집 6간 대청마루에는 돗자리가 깔리고 60촉 알 전구에 불이 켜집니다. 앞집, 옆집 새댁들과 어머니의 사촌, 육촌, 팔촌 동서들이 내일의 차례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아이들을 재촉해 이른 저녁을 마무리하고 하나 둘씩 큰집으로 모여듭니다. 대청마루에는 석유난로가 피워지고 구석구석의 소쿠리와 나무 동이 속에는 온갖 나물거리가 풍성합니다. 시루떡에 쪄낼 팥고물과 인절미에 묻힐 콩고물 등 각종 음식재료들이 즐비하고, 한 구석에는 감, 밤, 은행, 대추 등 실과들이 그득하게 쌓여 있습니다. 일가붙이 아주머니와 형님과 아우, 새댁들은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소매 깃을 걷어올리고 내일의 설날 차례에 쓸 음식들을 한 소쿠리씩 날라 와서는 빚고 다듬습니다. 밤이 새도록 정담을 나누다보니 온 대청이 날아갈 듯 청아한 웃음소리 또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청과 마주한 장지문 안쪽 방에서는 이제 봄이 오면 읍내로 시집갈 막내 고모가 아랫목에 다소곳이 앉아 수틀에 천을 끼어 수를 놓고 있습니다. 고모의 수틀 속에는 나비가 날고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 될 분에게 드릴 베개포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문득 기왓골 처마를 이고 아스라하게 떠있는 앞산 머리 산모퉁이에서 기적 소리가 꿈결처럼 들려옵니다. 그럴라치면 고모는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고 잠깐 일손을 놓고는 공연히 눈시울을 붉히곤 했습니다. 그때 어린 나는 내일 차례에 쓸 술을 거를 때 엄마 옆에서 몇 움큼 집어먹은 술지게미 덕분에 얼굴이 벌게진 채 고모 곁에 드러누워 해사한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허전하다는 그녀의 한숨에 나 역시 괜스레 그녀가 가엾어져서 가슴이 아리곤 하였습니다. 설날이 내일입니다. 우리 민족의 대 명절이지요. 본국에서는 벌써부터 온 나라가 들떠 고향 가는 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의 정치판이 아무리 짜증난다 하더라도 그날은 얼굴을 찌푸리기 보다는, 단지 정겨운 명절이라는 연유로 모두가 웃고 덕담으로 맞이하고 또 보낼 것입니다. 하지만 고국을 떠나 만리 이국에서 맞는 설날은 마음이 그리 넉넉한 그런 명절은 아닌 듯합니다. 메마른 이국에서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외롭고 쓸쓸한 사연들을 듣노라면 가슴속이 저릿해지곤 합니다. 차 한 잔을 놓고 베란다 의자에 앉아 가만히 생각을 모아봅니다. 지금의 그분들은 어찌 보면 마치 내 어린 시절의 고모나 삼촌 같기도 하고 또는 모두가 그때의 섣달 그믐날 밤 큰집에 모여 앉았던 앞집, 옆집 새댁들이나 아주머니, 아저씨 같은 분들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렇듯 명절을 맞으면 그분들 가슴 속에도 역시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 손끝이 저려지고, 그래서 더욱 연민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는 그 분들 뿐만 아니라 또 우리들에게도 다시는 그 시절의 정겨운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에, 창 밖에서 바라보는 하늘의 색깔이 결코 밝아 보이지가 않습니다. 찻잔을 놓고 가슴으로 바람을 맞으며 중얼거립니다. “하느님, 우리들 가슴 속에 그 시절 그 모습이 혹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만 있다면, 제발 우리가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 이 메마른 영혼들에게 다시 한 번 촉촉한 안식을 갖게 해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손용상 / 소설가·한솔문학 대표열린 광장 설날 전야 설날 전야 설날 차례 막내 고모
2022.01.30.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