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적 비유, 전쟁 정당화 도구 안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가운데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장 블레이스 수피치(사진) 추기경이 “성서와 종교적 언어가 전쟁 정당화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피치 추기경은 지난 9일 “평화는 무력으로 강요될 수 없다. 외교와 대화를 통해 진정한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무력으로 평화를 얻으려는 방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피치 추기경의 이번 발언은 시카고 출신 교황 리오 14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인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한 직후 잇따라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 주간이던 지난 주말,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 개방을 요구하며 “거부시 문명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초강경 위협을 가한 바 있다. 수피치 추기경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교황의 비판적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께서는 중동 지역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분쟁, 그리고 전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관련자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미국과 이란간 휴전 합의와 관련 “오늘의 성과는 마땅히 우리 장병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모든 영광은 오직 하나님께 돌려아 한다”면서 “수만차례에 달하는 출격과 공중 급유, 타격 작전들이 모두 하나님의 섭리와 기적적인 보호 아래 수행됐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부활절 주일에 이란의 격추를 받고 추락한 미군 전투기 장교가 구출된 일을 “예수의 부활”에 비유하기도 했다. 수피치 추기경은 “해당 장교가 무사히 구조돼 치료 받게 것을 우리 모두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전쟁을 정당화 하기 위해 성경과 성서적 비유를 끌어다 쓰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이 목적을 위해 성경 말씀 훼손을 감행하는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그 속셈을 다 알아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가톨릭 #수피치추기경 #시카고 #이란전쟁 Kevin Rho 기자정당화 성서 전쟁 정당화 전쟁 관련자들 트럼프 대통령
2026.04.13.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