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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주방까지 점령하는 AI

김영하 작가가 9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휴머노이드가 공존하는 세계를 감성적으로 그렸다.  한 소년의 여정을 통해 유한 시간 속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는 철학적 SF소설로 우리 앞에 다가온 AI(인공지능)가 바로 인간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실제로 IT업계에서는 AI같은 기술의 발전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AI와 로봇은 일상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 시리·알렉사 등 스마트 디지털 도우미,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플랫폼 알고리즘, 챗봇, 페이스 ID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로봇과 AI가 매일 머무르는 주방에까지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전국레스토랑협회(NRA)가 2024년 주방 혁신(KI)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속가능성, 자동화, 안전 등이 특화된 25개 주방 제품이 선정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로봇과 AI의 만남이다. AI로 강화된 콤비 오븐부터 피자 제조 로봇, 고급 에스프레소 로봇 머신, 터치스크린 믹서, 대용량 압력 프라이어, 하이테크 살균제 및 맥주 디스펜서까지 일상 생활 공간인 주방을 최첨단 미래 공간으로 바꿨다.     이중 주방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테크놀러지 제품이 30%를 차지한다. 버거, 에스프레소, 피자, 볶음밥 등 요리는 물론 진공 포장, 주문 픽업, 식기 세척, 대형 오븐 등 주방에서 노동을 줄이는 제품도 포함된다.     피자봇은 반죽부터 소스, 토핑, 베이킹까지 피자 제조 과정을 자동화해 전문 셰프 손맛을 그대로 구현한다. 클라우드 패티 퀄리티 어시스던트는 클라우드 기반 AI를 갖춘 알파 그릴이라는 버거 요리 로봇이다. 마이티코 듀는 세련된 디자인과 특허 기술을 결합해 정통 바리스타 품질의 에스프레소를 바로 내놓는다. 볶음밥도 만든다. 아이로보는 조미료부터 팬 선정까지 모든 단계를 간소화해 컴팩트한 공간에서 다양한 볶음 요리법를 조리할 수 있다.     음식 관련 단순 노동력 부문에 AI와 로봇이 더욱 빠르게 진입 중이다. 네덜란드 명품 진공포장 회사 헨켈만의 아우라는 다양한 식품 종류에 맞게 자동으로 맞춤 포장을 하는 차세대 진공 포장 시스템이다. 포장 속도도 빠르지만 음식도 신선하게 유지한다.     오더HQ는 사람과 컨택없이 주문 픽업을 제공해 음식 배달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Y밸브는 세척 효율성을 높이고 식기 세척에 필요한 물과 시간을 최소화하는 스프레이 밸브로 주방 식기세척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이렇게 주방 혁신 테크놀러지가 빠르게 진화 중인 가운데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 직원의 최저 임금 20달러 시행이 내달로 다가왔다. 가주의 현재 시간당 최저 임금 16달러보다 25%나 높다. 빵을 직접 구워서 판매하는 업체를 제외하고 전국에 6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식당은 이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9명으로 구성된 패스트푸드 임금위원회는 2029년까지 매년 최저 임금을 최대 3.5%까지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저시급이 매년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최저 임금 20달러 시행을 2주 앞두고 프랜차이즈 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임금 인상 여파가 다른 업종까지 미쳐 임금 동반 상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업주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으로 음식값을 다시 올려야 하는 도미노 가격 인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최종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노동 현장의 인건비는 매년  상승하고 있고 주방에는 AI와 로봇이 빠르게 투입되고 있다. 인건비가 오르자 요식업계는 피자 만드는 로봇, 커피 로봇 등의 도입을 확대하며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또 서빙로봇 시장도 커지고 있고 고객이 직접 셀프 주문에 결제까지 하는 키오스크 시스템도 확산 중이다.     AI와 로봇이 구인난과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언젠가는 일자리 감소라는 또 다른 문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주방 점령 주방 제품 주방 혁신 이중 주방

2024.03.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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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마약에 점령당한 도시

최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영상에는 마약 운반 용의자의 차량을 수색하던 경관이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이 담겨있다. 원인은 펜타닐이라는 마약이다. 펜타닐은 냄새만 맡아도 쓰러질 정도로 강력한 마약이다. 원래 펜타닐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나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환자, 대형 수술 환자용 진통제로 개발됐다. 그런데 2, 30대는 물론 10대 청소년에게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현재 미국 18세에서 45세 사이 청장년층의 사망 원인 1위가 펜타닐 남용이다.  지난해 9월 할리우드의 번스타인 고등학교 화장실에서 펜타닐이 함유된 알약을 복용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펜타닐이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아이들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펜타닐 오남용으로 사망율이 겉잡을 수 없이 증가하자 24일 트레이시 파크(11지구) 시의원은 LA시와 카운티를 상대로 최근 펜타닐 등 각종 마약 관련 통계와 개선책을 담은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매일 175명이 펜타닐 과다남용으로 학교, 집, 길거리에서 숨지고 있다. 할리우드의 거리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팔에 마약을 주사하고 있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마약 점령 마약 운반 각종 마약 펜타닐 과다남용

2023.03.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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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만에 58개국 점령한 K-좀비…'지금 우리 학교는' 인기 확산

닷새 만에 58개국 점령한 K-좀비…'지금 우리 학교는' 인기 확산 첫날 25개국 1위로 출발해 상승세 계속…'제2 오징어게임' 기대 학교 배경으로 차별화·현실 고발·…할리우드 뺨치는 역동적 좀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넷플릭스 한국 새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순위 1위에 오른 뒤 닷새째인 전날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드라마는 다음날 25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이틀째에는 44개국, 사흘째 46개국, 나흘째 54개국, 닷새째 58개국으로 흥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정상을 차지한 국가들에는 프랑스, 독일, 핀란드,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 대륙 나라들이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3위로 출발해 한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시청 시간은 1억2천479만 시간으로 그 주의 영어·비영어 시리즈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 뒤를 잇는 메가 히트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 고등학교 배경으로 차별화한 좀비물…각양각색 캐릭터 눈길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좀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남아있는 생존자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개는 기존 좀비물과 다를 바 없지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아 신선함을 샀다는 평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좀비물은 기존에 굉장히 많았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며 "방송실, 과학실 등 학교 곳곳을 옮겨 다니며 극이 진행되다 보니 긴장감을 잘 유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좀비 떼가 출몰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각양각색 학생들의 반응도 캐릭터로 잘 살렸다는 평가다. 좀비에게 물릴 위기에도 친구의 손을 놓지 못하는 온조(박지후 분),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방패 삼아 생존하는 귀남(유인수),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남 탓만 하는 나연(이유미)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눈길을 붙잡는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마치 표를 만들어놓고 설정한 것처럼 (특징이) 겹치는 캐릭터가 없도록 잘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원래 모두 친구이고 나름의 사연과 역할을 갖고 있다 보니 '내 주변에 저런 친구가 있다'는 기시감이 들게 한다"며 "이런 점이 외국인들도 수긍하면서 보게 만드는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 사회 축소판…학교 문제 넘어 현실 고발 메시지 사회의 축소판인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학내 문제를 넘어 현실을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도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학교는 전 세계가 3년째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좀비 떼를 통제하지 못하고 도시를 봉쇄해버린 정부, 살아남기 위해 대걸레 자루를 쥐고 좀비 떼와 싸우는 학생들의 모습은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사회속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드라마 속 좀비를 팬데믹에 빗대며 "세계를 뒤흔드는 어두운 실존주의를 그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 가슴 아픈 지점도 있다. 여러 차례 구조를 요청하지만, 도착하지 않는 구조대나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대사는 세월호 참사를 빗댄 대목으로 꼽힌다. 드라마는 학교 폭력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기생수'라고 부르며 무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폭력과 차별이 만연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춰낸다. 또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좀비 떼와 싸우는 과정에서 내리는 선택과 결과들 역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공감을 사고 있다. 이재규 감독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는 작품"이라며 "사람들이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 'K-좀비' 자리매김…역동적인 움직임 호평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한복 입은 좀비들을 탄생시켰던 '킹덤'에 이어 교복 입은 좀비를 세상에 선보이며 'K-좀비'를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사실 2019년 '킹덤'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좀비는 서양 작품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제 한국은 학원물과 좀비물을 결합한 변주를 능수능란하게 선보일 수 있는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의 인기에는 이야기 전개, 캐릭터, 메시지 외에도 좀비를 실감 나게 구현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의 공도 크다. 배우들은 좀비의 몸동작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학생들이 그르렁 소리를 내고, 우두둑 소리를 내며 기괴하게 몸을 꺾는 움직임 등은 오랜 시간 좀비물을 만들어온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던 전통적인 좀비들과 달리 빠르고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 요소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복도를 따라 팽팽하게 내달리는 미션, 강당을 미친 듯이 질주하는 장면들이 특별한 스릴감을 선사한다"고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닷새 점령 좀비 바이러스 고등학교 배경 오징어게임 기대학교

2022.02.0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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