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곧 무기가 되는 시대다. 총성과 포연이 전장을 뒤덮던 과거와 달리, 오늘의 전장은 보이지 않는 정보의 흐름 속에서 승패가 갈린다. 위성 사진 한 장, 감청된 신호 한 줄, 그리고 그 정보를 언제, 어떻게, 누구와 공유하느냐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래서 현대전은 ‘정보전쟁’이라 불린다. 이처럼 엄중한 현실에서 최근 불거진 대북 핵 관련 정보 공개 논란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국가안보의 핵심 정보는 동맹 간 신뢰의 토대 위에 존재한다. 특히 한미 간 정보 공유는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신의의 산물이다. 이 신뢰가 흔들린다면, 그 파장은 단순한 외교적 불편을 넘어 실질적 안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는 혼자 서 있을 수 없다. 특히 분단 상황 속에서 북핵이라는 현실적 위협을 마주하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한미동맹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축이다. 그런데 동맹은 군사력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신뢰를 쌓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신뢰는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금 세계는 다시 거칠게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 관계도 여전하다. 국제 정세가 이처럼 불안정할수록, 각국은 더욱 신중하고 절제된 외교·안보 행보를 요구받는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내부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특히 정치권의 언행은 그 자체로 국가의 메시지가 된다. 한마디 발언이 외교적 파장을 낳고, 군사적 긴장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도 즉흥적이거나 과도한 공개 발언이 이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신호다. 국민이 느끼는 당혹감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나라 안팎이 이렇게 엄중한 상황에서, 왜 더 조심하지 못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다. 해서는 안 될 소리, 안 해도 괜찮은 소리, 왜 가려서 하지 못하는가 말이다. 안보는 과장된 구호로 지켜지지 않는다. 절제된 판단과 책임 있는 행동, 그리고 무엇보다 ‘말의 무게’를 아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화평’과 ‘평화’라는 말은 그 자체로 소중하지만, 그것이 남용되거나 현실을 외면한 채 반복될 때는 오히려 안보 인식을 흐릴 수 있다. 평화는 선언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철저한 대비와 냉정한 현실 인식 위에서만 유지된다. 무장한 상대 앞에서 말의 무게를 잃는 순간, 그 공백은 곧 위협으로 되돌아온다. 강한 국가는 단지 무기를 많이 가진 나라가 아니다. 정보를 다루는 데 신중하고, 동맹을 존중하며, 위기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나라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말이 아니라 더 깊은 침묵과 신중함이다. 보이지 않는 전쟁의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총이 아니라 동맹 간 신뢰다. 그리고 그 신뢰는 바로 지금, 우리의 말과 행동에서 시작된다. 슬쩍 흘린 한마디가 적에게는 유리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정보는 수집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괜한 발언으로 인해 정보 공유가 축소되고 우리의 감시·대응 능력이 약화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그 틈을 타 주적 북한이 군사적 이익을 얻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책을 넘어 국가안보에 대한 중대한 과오로 기록될 것이다. 이재학 6·25참전유공자회 회장발언대 정보 무기 정보 공유 핵심 정보 관련 정보
2026.04.26. 20:00
국세청(IRS)이 수천명의 개인 납세자 기밀 정보를 이민당국에 부적절하게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 IRS가 국토안보부(DHS)와의 데이터 공유 과정에서 수천명의 납세자 개인 정보까지 실수로 잘못 제공한 사실을 최근에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개인들의 정보를 추적하기 위해 다른 정부 기관에 요청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국토안보부는 앞서 IRS에 총 120만명의 주소를 요청했고, 이 중 IRS는 4만7000명에 대한 정보를 국토안보부에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주소 외의 개인정보까지 실수로 유출된 것이다. 연방법원은 이와 같은 연방 기관들 간의 정보 공유가 납세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중단할 것을 명령했지만, 현재 연방정부는 이에 불복하며 항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방법은 납세자 신원을 보호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연방정부 내 데이터 공유도 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불체자들도 연방정부에 세금을 납부해 왔으며, 그렇다고 해서 이민 단속의 표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아 왔다. WP는 “정보가 부적절하게 공유된 피해자는 그 횟수만큼 금전적인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보를 유출한) 공무원은 금지된 기밀 세무 정보를 다른 기관과 공유했다 적발될 경우 엄중한 민사 및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세금정보 불법공유 이민자 세금정보 정보 공유 개인 납세자
2026.02.12. 21:19
연방법원이 국토안보부(DHS)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메디케이드(가주 메디캘) 가입자 개인정보 무단 접근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2일 롭 본타 가주 검찰총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방법원 가주 북부지법이 가주 등 20개 주정부가 DHS와 연방보건복지부(DHHS)를 상대로 제기한 메디케이드 가입자 정보 공유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가주 검찰에 따르면 연방법원 가처분 명령에 따라 DHS는 메디케이드 가입자 정보를 불법체류자 등 이민 단속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DHHS도 주별 메디케이드 가입자 정보를 DHS에 추가 제공해서는 안 된다. 연방법원은 두 연방기관이 메디케이드 가입자 정보를 공유하려면 공고, 공청회, 충분한 검토 등 행정절차법(APA)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가처분 명령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지난달 1일 가주 등 20개 주정부는 DHHS가 메디케이드 수혜자의 민감한 건강 정보를 이민 당국과 무단으로 공유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본지 7월 2일자 A-2면〉 이 가운데 지난 12일 연방법원 가주 북부지법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 통보한 UCLA 과학연구 지원기금 800건 중 일부를 재개하라고 명령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는 UCLA에 서한을 보내 지원기금 약 5억 8400만 달러 중단 결정을 내리고,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유지 등을 이유로 대학 측에 10억 달러 합의금을 요구한 바 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연방법원 가처분 연방법원 가처분 정보 공유 메디케이드 가입자
2025.08.13. 21:14
갈수록 늘어가는 소매점에서의 강절도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가주 내 소매 체인점들이 정보 공유에 나선다. 사법당국은 범행 규모가 커지면서 범죄조직도 대형화되고 있어 범죄 형태와 피해 장물 내용에 대한 정보를 사법당국과 관련 업계가 공유하도록 합의를 했다고 20일 공개했다. 롭 본타 가주 검찰총장은 “이런 조직범죄로 인해 전국에서 10억 달러 매출 중 70만 달러가 범죄 피해로 기록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비즈니스와 각급 사법 기관들이 함께 손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범죄가 퍼지자 지난해 주 상원과 하원은 각각 오프라인 범죄를 통해 확보한 장물이 온라인에서 팔릴 경우 이와 관련된 정보를 기업과 경찰이 공유하는 내용의 법안(SB 301, AB 1700)을 통과시킨 바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애플 스토어 또는 타깃에서 훔친 전자제품이 이베이를 통해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경우 이를 확인해 판매자들을 추적하는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동시에 관련 제보도 온라인(oag.ca.gov/retailtheft)을 통해 활발히 받을 예정이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정보 소매점 정보 공유 정보 추적 소매점 강절도
2023.06.21. 20:23
세금보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로 전송된 사실이 발견돼 논란이다. 민간조사기관인 마크업(The Markup)은 세금보고 소프트웨어인 택스액트, 택스슬레이어, H&R블록(H&R Block) 등을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에 보내졌다고 밝혔다. ‘메타 픽셀’(Meta Pixel)이라 불리는 코드를 통해 전송된 개인 정보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 소득 정보, 환불 금액, 장학금 수령액 등이 포함돼 있으며, 광고주들이 메타 사용자들의 과거 방문한 사이트 정보를 기반으로 광고를 전송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크업은 페이스북이 광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세금보고 소프트웨어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얻은 정보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한, 페이스북 계정이 없어도 세금보고 소프트웨어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며, 무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택스슬레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금융자문 소프트웨어 회사인 램지 솔루션스(Ramsey Solutions)는 “메타 픽셀을 통해 얻은 개인의 세금 정보가 페이스북에서 수집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마크업은 금년초부터 ‘픽셀 사냥’(Pixel Hunt)이란 프로젝트를 가동해 픽셀을 통해 개인의 세금 관련 정보가 메타와 공유되는 과정을 추적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름을 제외한 금융 정보 등이 구글에도 전달되었다고 밝혔다. 세금보고 대행업체인 H&R 블록 대변인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픽셀을 통한 정보 공유를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 대변인 역시 “광고주들은 메타를 통해 얻은 사용자들의 민감한 정보를 공유해선 안 된다”며 “그러한 행위는 정책 위반이며,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재영 기자페이스북 세금보고 세금보고 정보 세금보고 소프트웨어 정보 공유
2022.11.22.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