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LA 소송비 폭증… 그 부담은 결국 주민 몫
가주와 LA시가 각종 소송에 휘말리며 부담해야 할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그 여파가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가주 내 다수의 교육구와 공공기관은 거액의 합의금과 보험료 인상으로 재정난에 빠지며 복지 서비스 축소에 나섰고, LA시는 소송 합의금 지출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노숙자 관련 예산 삭감까지 검토하고 있다. 비영리 언론 매체 캘매터스는 가주 정부가 성적 학대 피해자의 소송 문턱을 대폭 낮춘 이후 공공기관을 상대로 제기된 피해 보상 청구액이 3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실제 소송에 직접 연루되지 않은 기관들까지 책임보험료가 급등하며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통과된 아동 성폭력 피해자 피해 보상법(AB 218) 시행 이후 가주 전역의 교육구와 카운티 정부, 각종 공공기관의 책임보험료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일부 교육구의 경우 연간 보험료가 100만 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 학교들은 교사 충원을 미루거나 시설 개선 사업을 중단하고 있으며, 카운티 정부 역시 행정 서비스 예산을 줄이고 있다. 보험료 인상과 합의금 부담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주공동권한기관협회 연구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 합의금을 지급한 교육구는 이후 1년간 주 수학 기준 충족률이 3.7%포인트, 읽기 기준 충족률은 3.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튜터링과 방과 후 프로그램 등 학습 보조 프로그램 예산 삭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가주 내 교육구와 공공기관들은 성폭력 소송 합의금 상한선과 변호사 수임료 제한 도입을 가주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일부 성폭력 소송의 경우 변호사 수임료가 합의금의 40%를 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은 피해자가 학대를 기억해낸 시점으로부터 5년 이내라면 언제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시효 제한이 없으며, 수십 년 전 사건의 경우 증거 확보가 어려워 공공기관이 소송을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합의금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LA통합교육구(LAUSD)는 최근 성범죄 소송 합의를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고, LA카운티는 6800여 건의 청구를 해결하기 위해 총 40억 달러 지급에 합의했다. 이 비용은 일반 예산과 적립금, 보험 등을 통해 충당되며 결국 납세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LA시는 잇따른 합의금 지출로 노숙자 관련 예산도 대폭 줄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LA시가 지난 3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정부는 노숙자 소송 합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연간 노숙자 프로그램 예산을 1억8100만 달러 삭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량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를 위한 ‘세이프 파킹(Safe Parking)’을 비롯한 현장 중심 노숙자 서비스가 축소 또는 폐지 위기에 놓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런 배스 시장의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그램을 통한 모텔 숙박 비용은 평균 1박 225달러로, 다른 임시 주거 시설(1박 평균 86달러)보다 3배 가까이 높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저비용인 세이프 파킹 프로그램 등이 삭감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노숙자 단체들은 이 같은 삭감이 단기적 재정 조정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거리 노숙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장 서비스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법정공방 정부 정부 법정공방 카운티 정부 합의금 부담
2026.02.17.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