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자기 알을 넣어 번식한다. 그래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라는 말은 생물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모순이다. 원작자 케빈 케이시의 의도는 바로 거기에 있다. 정신병원을 무대로 온갖 모순을 보여주자는 것이리라. 정신병원이라는 닫힌 공간을 무대로 한 이 영화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정신병원의 반인권적 실태를 폭로해 큰 반향을 불렀다. 이듬해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잭 니콜슨), 여우조연상(루이즈 플레처), 감독상(밀로스 포먼), 각색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무대는 1963년 말 오레곤 북부 디포 베이의 한 정신병원. 이야기는 치프브롬든의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는 키가 크고 힘센 아메리칸 인디언이다. 벙어리이자 귀머거리로 행세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스스로 고립된 자다. 어느 날 랜들맥머피가형무소에서 정신병원으로 옮겨온다. 강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감옥행을 피하기 위해 정신병 환자처럼 행세하는 가짜 환자다. 말썽꾸러기이지만 지극히 제정신인 그는 병원이 더 편할 것이라던 생각이 오판이었음을 곧 깨닫는다. 병원은 전체주의 사회의 축소판처럼 돌아가며, 사람들을 개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병동은 수간호사 래치드의 철저하고 냉혹한 통제 하에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환자들을 억압하던 그녀에게 맥머피의 등장은 결코 달갑지 않다.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맥머피는 병원의 체계적인 억압과 비인간적 규율에 맞서며 다른 환자들에게도 자율과 인간성을 일깨워 주려 한다. 이로 인해 간호사 래치드와 충돌하게 되며, 비극으로 치닫는다. 맥머피는 여자친구를 병원에 불러 들이고, 스쿨버스를 훔쳐 환자들과 함께 바다로 낚시여행을 떠난다. 결국 래치드는 그를 전기충격실로 넘기고, 이어 전두엽 절제술을 강제로 받게 한다. 기존 질서에 저항하다 체제의 잔혹성에 희생된 것이다. 맥머피는더 이상 이전의 맥머피가 아니다. 이를 지켜본 브롬든은 연민과 존경의 마음으로 그를 질식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병원을 탈출한다. 등장 인물들은 각자의 인간 유형을 잘 상징한다. 맥머피는 루저임에도, 살아남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지닌 존재다. 그가 환자들을 스쿨버스에 태워 낚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은 현실이 환상이 되고, 환상이 다시 냉혹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맥머피를 맡은 잭 니콜슨은 자유와 억압, 광기와 인간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미국영화연구소(AFI) 선정 역대 빌런 상위권에 꼽힌 래치드 간호사는 체제와 권위의 집단 통제를 상징한다. 그녀의 비인격적 행동과 횡포, 통제 아래 환자들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된다. 그녀는 단순한 빌런이 아니다. 인간 내면의 자유, 감정, 자율성을 제거하고 순응적인 인간만을 남기려는 전체주의 체제의 비인간적 권력의 상징이다. 우리가 아는 정상은 제도라는 이름의 광기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원작자 케이시는 한때 정신병원에서 일하면서 간호사와 알력을 빚은 적이 있다. 그 간호사에게 “널 유명하게 만들어주지” 하며 만들어낸 게 래치드다. 그 간호사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맥머피 만큼 주목해야 할 인물은 브롬든이다. 그는 백인 중심 사회에서 밀려난 소수자이며, 위장된 벙어리와 귀머거리 행세는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브롬든은맥머피와의 만남을 통해 인간성과 자기 목소리를 회복해간다. 말을 하기 시작하고 다른 환자들과 교류하며 마지막에는 병원을 탈출한다. 다시 자유를 찾는 그의 여정은, 자연과 본성으로의 회귀,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다. 그를 통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개인의 각성과 해방이다. 소외된 존재가 정신적, 사회적 억압 구조를 뛰어넘어 다시 삶의 주체로 복귀하는 변화의 서사다. 맥머피는 죽음으로 무력화되지만, 그의 정신은 브롬든의 탈출을 통해 완성된다. 관객은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의 의미를 마주한다. 영웅의 비극적 운명! 영화 제작 과정 역시 모순적이었다. 포먼 감독은 당초 오리건주 세일럼에 있는 주립 정신병원에서 엑스트라 대신 환자들을 그대로 캐스팅하려 했다. 리얼리티도 더하고, 출연료도 아끼자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진짜 미친 환자들은 정신병자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딜레마에 봉착했다. 결국 미치광이 연기를 해줄 정상인 엑스트라가 필요했다. 모순의 중층구조를 폭로한 이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한다. 실제로 미친 사람은 누구였으며, 정신병자와 정상인의 경계는 무엇인가. 그들 중 사회에 더 악한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구인가.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효한 실존적 질문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광기 정상 정신병 환자 억압 광기 소유자 맥머피
2025.06.18. 19:00
1945년에 출간된 조지 오웰의 대표작인 ‘동물농장’은 역사적 정치 풍자 소설이다. 존스가 운영하는 ‘맨더빌 농장’의 동물들이 농장주의 압제에 대항하여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라는 구호를 앞세워 늙은 수퇘지 메이저의 부추김에 빠져 반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동물들은 ‘무릇 두 발로 걷는 자는 적’ ‘네 발로 걷는 자나 날개를 가진 자는 친구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등 ‘일곱 계명’을 주창한다. 모든 동물이 인간의 착취가 없는 평등한 이상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돼지의 지도자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내쫓은 뒤로부터 동물들은 옛날보다 더 혹독한 여건에서 혹사당하기 시작한다. 나폴레옹이 권력을 장악하게 되면서 동물들은 권력을 남용하는 돼지들에 의해 억압당하게 되었고, 그들은 점차 인간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애초 반란의 목적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리사욕에 빠졌다. 동물농장의 초기에 세운 ‘일곱 계명’은 동물들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돼지들은 이 계명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변경하면서 원래의 이상은 점차 희석되고 왜곡되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원칙은 결국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지 않다”는 계명으로 변하게 되었다. 농장에 살던 동물들은 대부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특히 개나 양처럼 돼지의 명령을 따르는 동물들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충성하는 모습만 보였다. 그러니 돼지들의 부패나 변칙적인 행동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지 않았다. 외부의 인간들이 ‘동물농장’을 위협하고, 자원을 분산시켜 내부의 안정감을 방해했다. 결국 인간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한 타협과 배신으로 ‘동물농장’의 이상은 파괴되었다. 그들이 가진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들의 실패는 권력의 부패, 무지한 대중 그리고 배신이 결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동물농장이 풍자한 정치적 역사 배경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스탈린 시대에 이르기까지 소련에서의 정치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혁명을 호소하는 늙은 돼지 메이저는 마르크스를, 독재자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나폴레옹에게 내쫓기는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상징한다. 성공한 혁명이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지,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이 어떻게 국민을 속이고 핍박하는지를 면밀하게 그린 이 우화는 현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물농장 속 나폴레옹과 돼지들은 모든 시대에 존재 가능한 교활한 권력자와 그 집단을 상징한다. 동물농장에서 권력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날 뿐 본질적 사회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매서운 질타는 비관이 아니라 권력의 타락을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통찰도 동반하고 있다. 동물농장이 함축하는 또 다른 메시지는 동물들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을 방조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순간 사회는 병들어 가고 피폐해진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토로하고, 자유를 향한 인간 능력에 깊은 신뢰를 표명해야 한다. 권력 쟁취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날 뿐 본질적 사회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나락으로 추락할 뿐이다. 사람들이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순간 사회는 좀먹는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는 특정인의 독점물이 아니라 함께 누리는 행복이다. 이것이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비정상 정상 지도자 나폴레옹 자유민주주의 가치 독재자 나폴레옹
2025.01.22. 19:37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24일) 식당, 상점, 은행 등 대부분이 정상 영업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일부는 영업시간에 변동을 예고했다. 23일 CNN,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24일 단축 영업을 시행한다. 코스트코의 경우, 영업 종료 시각이 오후 8시 30분인 평소와 달리 24일에는 오후 5시에 영업을 마칠 계획이다. 월마트는 오후 6시, 타깃은 오후 8시까지 영업할 예정이다. 트레이더 조, 홀푸드 역시 24일 단축 영업을 시행하는데 변경 시간은 지점별로 다르다. 랄프스는 24일 영업시간을 단축하지 않고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은행도 24일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평소와 같은 시간에 영업할 방침이다. 다만, 웰스파고는 24일 정오까지만 영업한다. CVS, 월그린 등 대형 약국 체인도 24일 정상 영업할 계획이다. 다만, CVS 일부 지점은 단축 영업을 진행할 수 있어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이 필요하다. 월그린은 24일에 이어 성탄절 당일인 25일에도 정상 영업을 한다. 우편 서비스의 경우, 페덱스만 단축 영업을 진행하고 연방 우정국(USPS)과 UPS는 24일 정상 영업한다. 페덱스 단축 영업은 지점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방문 전 영업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대형 푸드 체인도 24일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 맥도날드, 서브웨이, 스타벅스, 데니스 등이 영업시간에 변동이 없을 계획이다.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 크림은 24일 평소와 달리 오후 6시에 영업을 종료한다. 개인 식당은 24일 영업시간이 평소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 영업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김경준 기자크리스마스이브 정상 영업시간 확인 크리스마스이브 정상 정상 영업
2024.12.23. 20:14
요세미티 국립공원 명소 가운데 한 곳인 '해프돔(Half Dome)' 정상에 최근 곰이 다녀간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히고 등반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공원 측은 요세미티에 서식하는 곰들은 높은 곳을 아주 잘 올라가는 능력이 있고 46도 각도로 기울어진 곳도 쉽게 등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원 측은 이어 이번 일로 요세미티에서는 모든 곳에서 곰과 관련한 안전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등반객들은 음식에서부터 선스크린에 이르기까지 모든 냄새나 향이 있는 물품은 냄새가 새어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곰과 마주칠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다. 김병일 기자요세미티 정상 요세미티 국립공원 공원 측은 half dome
2023.08.18. 11:17
뉴욕에 살고 있는 올해 77세의 에드워드 콕스는 닉슨 전 대통령의 사위다. 프린스턴대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콕스는 1971년 닉슨 대통령의 장녀 패트리샤 닉슨과 결혼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경제 관련 고위직을 역임했고 유명 로펌에서 국제무역 관련 업무로 명성을 날렸다. 오랜 기간 뉴욕주립대학의 이사로 뉴욕주 대학 공교육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중도보수주의의 정통 공화당원인 그는 조지 파타키가 1996년부터 뉴욕주지사 3선에 성공하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활발하게 정치활동을 했지만 정작 자신이 선출직에 나서지는 않았다. 콕스는 2008년 대선에서는 존 매케인 캠프의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필자는 뉴욕 한인사회에 오바마 캠프 관계자와 매케인 캠프 관계자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매케인 측을 대표해 참석한 인물이 콕스였다. 이런 인연 덕분에 그해 미니애폴리스에서 개최된 공화당 전당대회에 VIP로 초대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아시아계는 공화당과 더 잘 맞는다는 주장을 하면서 필자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콕스는 2008년부터 뉴욕주의 공화당을 이끌어오다가 2015년 중반부터 등장한 트럼프계와의 갈등으로 2019년 의장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해 뉴욕의 ‘레드 웨이브(Red Wave)’란 성과를 냈다. ‘청년공화당클럽(Young Republic Club)’이라는 단체가 있다. 젊은 보수주의자들의 정계 진출 관문이다. 대학캠퍼스의 공화당원들이 사회로 나오면 자연스럽게 이리로 모인다. 2000년대 초반 공화당의 스타 정치인으로 등장한 에릭 캔터,폴 라이언, 캐빈 매카시가 모두 여기 출신이다. 그런데 트럼프 등장 이후 지금은 극단주의적인 극우 청년들의 집합체가 되었다. 트럼프 정치에 열광하는 극우파 청년들이 중심인 ‘터닝포인트유에스에이(Turning Point U.S.A)’에 관한 신문기사를 본 사람이라면 이 클럽의 성격과 분위기를 금방 짐작할 것이다. 각 주의 청년공화당클럽은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그중에서 가장 극우적인 클럽이 뉴욕시 맨해튼을 근거지로 하는 ‘뉴욕청년공화당클럽(New York Young Republic Club)’이다. 올해 30세의 가빈 왁스라는 인물이 4년째 회장이다. 왁스의 친구인 비시 부라라는 인물이 2인자다. 트럼프정치 바람을 타고 정치활동에 나선 왁스는 강제접촉, 성적 학대 혐의로 형사 고발된 상태이고 부라는 마약 소지 등 중범죄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둘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뉴욕 제3지역구 연방하원선거를 겨냥해 성공을 거뒀다. 껄렁껄렁한 극우 청년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 가가호호 방문해 표를 모았다. 뉴욕시의 좌파정치 흐름을 우려하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색깔 논쟁을 이슈화했다. 2018년 소수계 저소득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경선에서 거물을 무너뜨린 좌파정치의 상징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의 역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게 당선된 인물이 조지 산토스다. 산토스의 선거운동을 주도한 부라는 곧바로 산토스의 워싱턴 사무실 비서실장으로 올라앉았다. 그런데 당선 후 산토스는 학력도 경력도 출신도 모든 것이 허위인 것으로 탄로가 났다.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가짜 정치인으로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산토스가 바로 이들이 만들어 낸 정치인이다. 금요일이던 지난 3일 밤, 맨해튼 다운타운의 리틀 이탈리아에 있는 지하 술집에는 300여명이 넘는 MZ세대와 그에 인접한 세대의 공화당원들이 모였다. 뉴욕 청년공화당클럽이 후원하는 행사였다. 맥주잔을 들고 시가를 피우는 사람들이 건물 주변과 입구에서 떠들썩했다. 어깨와 다리에 그려진 문신과 ‘MAGA’라고 쓰여진 붉은 모자를 쓴 긴 턱수염의 사람들 모습이 마치 2021년 1월6일 트럼프의 명령을 받고 연방의사당을 향해 몰려가던 군중들을 연상케 한다. 지하 술집의 한복판 의자엔 선거판에서 악마의 화신으로 악명이 높은 로저 스톤도 보인다. 그리고 그다음 월요일, 수백 명의 공화당원은 알바니 공항 메리어트 호텔에 모여서 만장일치로 콕스를 뉴욕주 공화당의장으로 복귀시켰다. 공화당은 급진적인 우파들로 인해 마치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폭력을 불사하는 ‘프라우드 보이스’같은 구렁텅이에 빠졌다. 트럼프로부터 공화당을 회복시킬 리더십을 다시 콕스에게 쥐여주려고 지역 내 160여개 카운티 가운데 120개 카운티 공화당 의장들이 모인 것이다. 한편에서는 트럼프 정치의 전투적인 모델을 따르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재정적 보수주의와 사회문제엔 온건한 노선의 록펠러 공화주의자를 따르고 있음이 보인다. 공화당이 이제 정상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나마 다행이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워싱턴 읽기 공화당 정상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뉴욕주립대학 뉴욕주지사 3선
2023.03.21. 20:17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5년 만에 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정상을 정복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인 휴스턴은 5일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내셔널리그 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4-1로 역전승했다. 6회 초 필라델피아 1번 타자 카일슈워버에게 선제 1점 홈런을 허용한 휴스턴은 6회 말 대거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017년 창단 첫 WS 우승 트로피를 품었던 휴스턴은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5년 만에 가장 높은 자리에 등극했다. 휴스턴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이뤘지만, 실력으로 일궈낸 첫 번째 우승으로 꼽힌다. 휴스턴은 첫 우승 당시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쳤다는 사실이 폭로돼 속임수로 우승했다는 오명과 함께 벌금 500만 달러를 내는 중징계를 받았다. . 장연화 기자휴스턴 정상 휴스턴 정상 휴스턴 월드시리즈 텍사스주 휴스턴
2022.11.06. 19:24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크레스킬 중고교가 허리케인 아이다 피해를 당한 지 1년여만인 오는 6일 개학을 하고 정상수업에 들어간다. 크레스킬 중고교는 지난해 허리케인 아이다가 몰아쳤을 때 급격히 불어난 물이 제대로 하수도로 빠지지 않아 ▶강당 ▶미디어센터 ▶교실 ▶과학실 ▶보일러실(유틸리티 룸) 등이 침수되는 큰 피해를 당했다. 특히 이들 시설 중 강당은 바닥부터 3피트 이상, 보일러실은 5피트 이상 물이 차 올랐다. 이러한 침수 피해 때문에 그동안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에 큰 장애를 겪었고, 학부모들은 트렌턴에 있는 필 머피 주지사 공관에 몰려가 “크레스킬 아이들을 학교로 돌아오게 하라(Get Cresskill Kids Back to School)”는 구호를 앞세워 조속한 복구 공사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바람에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졸업반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학력 저하와 입학 신청에서의 불이익 등을 우려해 인근 사립학교로 전학을 고려하는 등 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학교 측은 그동안 총 216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피해를 당한 시설 전체는 아니지만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교실 대부분은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복구했다. 피해가 컸던 미디어센터 옆의 교실 2개는 아직 공사중이다. 한편 마이클 버크 학군장 등에 따르면 거의 1년만에 학교가 정상화돼 개학을 하는 오는 6일 학생들이 등교하면 학생·학부모·교사 등이 참여하는 테이프커팅 행사가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중고교 정상 정상 수업 학교 수업 중고교 1년
2022.09.02. 18:12
엊그제 병동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미친(crazy) 생각을 할 수 있고, 미친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친 행동은 절대 안 된다. 우리 사회는 미친 ‘행동’을 용허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BC 322~384)가 주창한 웅변술의 3대 요소, Pathos(감성), Logos(논리), Ethos(인격)를 생각한다. 감성은 원시적 본능, 논리는 일상적 자아, 인격은 사회적 윤리를 대변한다. 이 세 기둥이 튼튼하게 잘 어울리면 듣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단다. 정치가들의 발언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허버트는 병동에서 화장실 변기에 비닐봉지, 우유통 쪼가리 따위를 집어넣어서 변기를 막히게 하는 짓을 한다. 하나의 변기가 막히면 모든 환자가 다른 병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리처드는 자칭 멋진 남자 ‘알파 메일(Alpha Male)’이다. 잘난 척하는 다른 환자들과 주먹다짐을 벌인다. 저보다 월등한 다른 정치인을 때리면서 ‘알파 정치가’로 치닫는 정치 풍토와 비슷하다. 그 결과로 병동과 한 나라의 ‘에토스’가 변한다. 토머스가 병동 복도에서 킬킬대며 웃는다. 오후 3시쯤 내 사무실 문 앞에서 오래 크게 웃는다. 내가 비명처럼 “헤이”하고 소리치면 금세 “I am sorry”하며 가버린다. 다음날 오후 3시에 또 내 방문 앞에서 벽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킬킬댄다. 토머스는 환청 증세가 있다. 그런데 그 비밀스러운 경험을 왜 내게 실시간으로 들려주는 것일까. 귀여운 강아지가 주인을 좋아해 멍멍 짖는 행위와 흡사하게, 그는 소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의 유일무이한 청중이다. 대니얼은 다른 사람들의 몸을 만지려 든다. 병동 복도를 무심코 지나가노라면 느닷없이 다가와 어깨나 옆구리를 건드린다. 그는 촉각으로 의사소통하려 한다. 갓난아기가 엄마 젖가슴을 만지듯이. 브루스는 언쟁을 즐긴다. 나는 그의 초대에 기꺼이 응한다. 그는 말이 달리면 욕설을 퍼부으며 나를 제압하려 한다. 한 번은 내게 “지옥이나 가라!(Go to hell!)”하며 고함을 치길래 “지옥에 함께 가서 얘기를 계속하자!”고 응답했다. 그가 “그래, 나는 파트타임으로 지옥을 방문할 테니까 너는 풀타임으로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하고 대꾸한다. 그러다 둘이서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말싸움이 그렇게 유쾌하게 끝난다. 나는 알고 있다. 브루스가 대화 내용과 상관없이 자기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를 내게 보여주는 이벤트를 치르고 싶어서 안달복달하는 것을. 정치판에서도 힘의 과시에 몰두하는 정당 간에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터지곤 한다. 정신과는 자연과학이기보다 인문과학에 가깝다. 근 반세기에 걸쳐 환자들을 상대해 온 나는 환자를 이해하면 할수록 그들이 정상으로 보인다. 반면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환자를 이해할 수 없으면 비정상이라는 판정을 내린다. 정신과 진단은 객관적 기준이 아닌 사회적, 주관적 소견에 의존한다. ‘norma’은 원래 라틴어로 ‘carpenter’s square’, 즉 ‘먹자’(목수가 나무에 먹으로 금을 그을 때 쓰는 ‘T’ 모양의 자)를 뜻했다. 정상인은 직선적인 사람이다. 그들은 에둘러 말하는 대신 직설의 정직성을 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과 비정상의 분별은 오늘도 ‘crazy’ 하기만 하다. 서량 / 정신과 의사·시인전문가 칼럼 비정상 정상 병동 화장실 병동 복도 엊그제 병동
2022.01.25. 18:56
미국의 예일대 교수였던 찰스 페로(1925~2019)는 ‘정상 사고(Normal Accident)’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현대사회의 재난은 비정상적 징후나 큰 실수가 있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 잘못이 없더라도 사소한 실수가 겹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기술발달로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졌으며,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페로 교수는 1979년 3월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의 원전유출 사고를 계기로 이 이론을 정립했다. 당시 섬에 있는 원전 2기 중 1기의 냉각장치가 파열되고, 노심융용이 일어나면서 핵연료가 외부로 유출됐다. 인근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했고, 카터 대통령은 조사단을 꾸려 원인 파악에 나섰다. 페로 교수도 이 조사단에 참여했다. 조사결과, 사소한 잘못과 우연이 재난을 빚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우선 원자로 냉각수 필터에 불순물이 끼면서 냉각수 공급이 중단됐다.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하는데, 보통 비상 냉각수 펌프가 작동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하필 사고 이틀 전 보수 작업이 있었고, 이때 펌프 밸브를 잠가뒀다. 밸브가 잠긴 걸 몰랐던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 밸브 개폐 여부를 표시하는 계기판 위엔 우연히 점검 기록표가 놓여 있었다. 똑 부러지게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셈이다. 복잡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한국 사회 역시 언제든 사고의 위험을 떠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생활에 접목되는 초연결사회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KT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통신과 결제 시스템이 중단됐고 일상은 완전히 무력화됐다. KT 측은 처음엔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원인”이라더니 2시간 만에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라며 추가 조사를 약속했다. 혹시 사소한 실수가 만들어낸 ‘나비효과’였다는 결론이 나오는 건 아닐까. 설사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었다’고만 여길 수는 없다.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너무 큰 탓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실패에서 철저히 배워야 한다.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사고의 재발은 막을 수 있다. 또다시 같은 이유로 세상이 마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건 진짜 비정상 사고다. 장주영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실수 정상 비정상적 징후 정상 사고 원자로 냉각수
2021.10.27. 19:18
메릴랜드 주민 상당수가 펜데믹 이전의 정상 생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우처 칼리지의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언제쯤 펜데믹 이전의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대해 5%는 현재 이미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5%는 1-3월래, 15%는 4-6개월래, 28%는 1년래, 29%는 1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16%는 아예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메릴랜드 주민 절반 정도는 코로나바이러스 부스터 샷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가우처 대학의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백신 접종 완료 주민 대다수가 부스터 샷 접종을 원하는 것으로 나왔으나, 실제로 따져보면 전체 주민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백신 접종 완료 주민의 83%가 부스터 샷 접종을 원하고 15%는 맞을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메릴랜드는 최소 1회 이상 접종 주민 비율이 78%로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접종 완료 비율은 60% 안팎에 불과하다. 60%로 가정하면 전체 주민의 (0.6*0.83) 49.8%만이 부스터 샷을 접종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셈이다. 응답자의 67%는 백신 미 접종 친구-가족-지인 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제한한다고 밝혔으며, 30%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는 곧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으나, 5%는 좀 더 지켜보겠다, 2%는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한다면 접종하겠다, 9%는 절대로 접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응답자의 40%는 자신과 가족이 감염되는 것을 전혀 혹은 거의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59%는 다소 혹은 많이 걱정한다고 답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정상 생활 정상 생활 백신 접종 접종 완료
2021.10.27. 18:00
▶요금 인상 없이 6달러 1일 이용권 도입 시카고 통근열차 '메트라'(Metra)가 내년부터 코로나19 이전의 '정상 운영 체제'(full service)로 돌아간다. 메트라는 정상 운영 체제 복귀와 함께 요금 인상은 하지 않고 새로운 6달러 '하루 무제한 이용권'(Day Pass)을 도입할 계획이다. 메트라는 최근 2022년 운영 예산 9억 달러를 승인했는데 요금 수입으로 최소 1억4600만 달러와 코로나19 구호 기금 3억 달러가 포함됐다. 메트라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도 2022년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연초 25%에서 연말에는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R ▶ 시카고 스카이 우승 퍼레이드 시카고 시가 팀 역사상 첫 우승을 일궈낸 미 프로여자농구(WNBA) 시카고 스카이를 위한 퍼레이드와 랠리를 진행했다. 퍼레이드는 지난 19일 오전 11시 스카이의 홈구장인 시카고 사우스 루프의 '윈트러스트 아레나'서부터 시카고 명소 '밀레니엄 파크'(Millenium Park)까지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당국은 퍼레이드를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미시간 애비뉴, 랜돌프 스트릿 등 다운타운 중심가 도로를 모두 폐쇄했다. 스카이는 지난 17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서 피닉스 머큐리를 80대74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정상에 올랐다. @KR ▶신고 받고 출동한 시카고 경찰, 총에 맞아 시카고 북부 구스 아일랜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총에 맞아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노스 애비뉴와 노스 셰필드 애비뉴 인근 화장품 가게에서 한 남성과 여성이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안면에 총을 맞았다. 병원으로 후송된 경찰은 다행히 치료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총기를 회수하고 용의자를 체포했는데 정확히 몇 명이 이번 사건에 연관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은 맞대응 사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R ▶R&B 스타 '더 위켄드' 2022 시카고 공연 연기 세계적인 팝스타 '더 위켄드'(The Weeknd)의 내년 1월 시카고 공연 일정이 연기됐다. 캐나다 출신의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는 내년 1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18일 "아직 각종 제한이 풀리지 않은 공연장들과 더 많은 도시들을 방문하고 싶다는 마음에 2022 투어 전체 일정을 여름으로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새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콘서트 티켓 구매자들은 전액 환불을 받게 되고 신규 콘서트 티켓 구매에 대한 우선권을 갖게 된다. 지난 2021 미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수퍼보울서 '해프타임 쇼'(Halftime Show)를 장식했던 '더 위켄드'는 'Blinding Lights', 'Save Your Tears', 'After Hours' 등의 히트곡을 갖고 있다. @KR ▶시카고 남 서버브 타운, 주말 동안 단수 시카고 남 서버브 딕스무어 시의 주민들이 지난 주말 상수 공급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시의 상수 공급 시설 수압이 떨어지면서 서비스가 중단됐고, 이로 인해 수도관 일부도 훼손됐다. 딕스무어 시는 17일 오후 메인 수도관에 대한 수리를 마쳤지만 수압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주민들 가정에 상수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시청에서 주민들에게 물을 나눠줬다. 또 시니어와 장애인 등 시청에 올 수 없는 주민들에게는 직접 물을 공급했다. 딕스무어 시의 상수 공급이 언제 재개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KR Nathan Park•Kevin Rho 기자
2021.10.19.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