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억울하면 출세해라?

스위스의 제네바에 가면 제네바 호수(Lake Geneva) 한복판에 제토(Jet d’Eau)가 시원하게 하늘로 치솟는 것을 볼 수 있다. 140미터까지 올라간다는 이 분수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는 분수였다. 지난주에 가족들과 제토 앞에서 하늘로 치솟는 분수를 보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돌아왔다. 제토의 도시, 제네바에 본사를 둔 프론티어 미디어라는 출판사에서는 ‘Frontiers in Psychology’라는 심리학 국제 학술지를 발간한다. 이 학술지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이성을 바라볼 때, 복장에 따라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이 전혀 다르다고 한다.   남성들은 여성의 옷차림에 따라 이성적인 ‘매력’을 확연히 다르게 평가했다. 남성들은 정장을 입은 여성을 덜 매력적으로, 캐주얼 복장을 입은 여성을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장은 전문적이고 능력은 있어 보이지만, 동시에 거리감을 만들고 ‘접근하기 어려운 여자’라는 이미지를 주었던 것이다.     반대로 여성이 남성을 볼 때, 여성들은 남성의 옷차림에서 이성적인 매력보다는 ‘사회적인 성공’ 여부를 읽었다. 여성은 남성의 옷차림에서 ‘경제적 지위’와 ‘성공’ 신호를 읽어냈던 것이다. 그래서 정장을 입은 남성에 대해 여성들은 “돈을 잘 벌 것 같다”,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것 같다”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정장을 입은 남성의 ‘매력’ 점수 자체를 크게 올려주지는 않았다.     이 실험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남성은 여성의 성적인 ‘매력’에 집중하고 여성은 남성의 ‘성공’이나 ‘경제적인 지위’에 집중한다고 볼 수도 있다.   영국의 가족연구소(Institute for Family Studies)의 연구에 따르면 연소득이 낮은 부부의 이혼 확률이 연소득이 높은 부부의 이혼율에 비해 30% 이상 높다고 한다. 남편이 외도를 해도 남편의 소득이 높으면 이혼율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시쳇말로 남자들은 돈만 잘 벌면 웬만하면 용서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여러 연구에서 ‘아내의 소득’이 높다고 이혼율이 낮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신 아내가 결혼 후 장시간 고용으로 진입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이혼의 위험이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들을 볼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가 최근에 어떤 여자에게 임신을 시켰다는 이유로 협박을 받아 거액을 뜯겼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만일 이 선수가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엄청난 비난을 받고 이미 매장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이 선수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시카고에 와서 성공적인 경기를 마친 이 선수의 스캔들은 인간 사회가 '성공한 남자'에게 얼마나 너그러운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돈 잘 벌고 성공만 하면 웬만한 잘못은 용서가 되는 것이다. 하기야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무리 커다란 잘못이나 불법을 저질러도 대통령이 되거나 대통령 부인이 되면 모든 것을 잊어 주지 않던가?     그러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든 것을 용서 받았던, 고국의 대통령 부부는 이제 권력을 잃고 감옥에 갇혀,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모든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단일 잣대에 과도하게 관대하다. 외모, 권력, 돈, 지위 모두 한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인간 관계의 지속성과 도덕적 평가를 결정해서는 안된다. 진정한 관계와 사회적 평가의 기준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품격, 가치, 내면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알면서도 여전히 ‘남자 인간’들을 평가할 때, ‘성공만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규칙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데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대통령 부부 제네바 호수 대통령 부인

2025.08.21. 13:10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