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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사람 대신 로봇…현대차, 일자리 딜레마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 내부에 처음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사람이 아니었다.   지난 23일 전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린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견학 행사에서 HMGMA 관계자는 “차량 이동과 도장 등 인체에 무리가 가거나 해로운 업무를 자동화해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고 강조했다.   라인 위를 오가는 수십 대의 로봇 팔, 공장 바닥을 스스로 누비는 자율이동로봇(AMR), 부품 품질을 스캔하는 현대차의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까지. 그가 말한 “미래지향형 공장”이라는 표현이 과장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현장 내부를 깊게 들여다볼수록 느낀 점은 달랐다. 현대차가 공장 유치에 앞서 내건 일자리 창출 목표와 이날 현장 투어에서 마주한 ‘자동화’의 이질감이었다.     우선 현대차는 이 공장을 통해 지역 내 대규모 고용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전체 고용 목표는 8500명. 이 중 HMGMA 현장직이 2600명, 배터리 합작사가 2000여 명, 현대모비스가 약 1600명, 여기에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2031년까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상황을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서배너를 포함한 조지아 지역 실업률은 이미 3% 수준으로 낮다. 제조업 이직률은 60%를 넘고, 노동 인력의 4분의 1이 55세 이상이다. 젊은 인력은 대학 진학을 선택하며 생산직을 기피하는 추세도 여전하다.   즉, 당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원래도 충분했다면 추가 창출이 강점이 되기는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까지 예고한 상태다. 이날 HMGMA 현장에는 없었지만, 단계적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될 계획이다.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인간의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질문했다. 현대차 미주법인의 매니저급 관계자는 “문제 해결 능력과 안전 관리 등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필수적일 것”이라며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는 협업이 더 중요해진다”고 돌려 말했다.   현대차가 말하는 “고용 창출”과 “자동화 확대”는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정반대의 목표다. 공장은 분명 수천 명의 일자리를 만든다. 그러나 로봇을 도입하면 필요한 인력은 줄어든다. 실제로 이날 본 공장 생산 라인에서는 사람이 없어도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대차는 일자리를 만들고 싶은 걸까 아니면 일자리를 없애려는 걸까.     이번 HMGMA 공개 행사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전기차 생산 거점 확대, 첨단 기술력 과시, 북미 시장 대응 전략 등 여러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다만 현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남은 건 또 다른 질문이었다. 현대차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우훈식 기자취재수첩 로봇 현대차 일자리 창출 당초 일자리 조지아주 서배너

2026.04.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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