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1년… 한인사회 민심 “불만” 이민단속 불안 가중·경제적 고통 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 지난 5일로 만 1년이 됐다. 그간 한인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시아계 권익옹호 비영리단체인 아시안 아메리칸 애드보커시 펀드(AAAF)는 지난 6일 저녁 둘루스 시에서 한인 15여명을 모아 집단심층면접(FGI)를 진행했다. 이민 1·2·3세대 20대~80대 남녀가 2시간 동안 생활 경제·정치 분야 10여개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변했다. 은퇴 고령층은 치솟는 보험료와 지방세, 특히 재산세에 대한 불만이 컸다. 관세와 고물가 충격에 취약한 자영업자들은 식당 운영 고충을 토로했다. 두달째 접어들며 최장기 기록을 세운 연방정부 셧다운을 비판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민=가장 큰 불만은 트럼프 행정부의 막무가내식 이민 단속이다. 지난 9월 사바나에서 벌어진 한국인 구금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이민 온 지 40년 됐다는 그레이스 박 씨는 “지난달 스와니 시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참가했다”며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를 헷갈릴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트럼프 뉴스는 매일 찾아본다. 피부색으로 합법 이민자까지 강제 몸수색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어 화가 났다”고 했다. 부모님의 여행사 일을 돕는 조예니 씨는 “법이라서, 대통령 명령이라서 모두 따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트럼프) 이민정책은 사회적 정의를 크게 해치고 있다”고 했다. 서정화 변호사는 “20개월 밖에 안된 딸을 키우는데 최근 데이케어 시설에 ICE 요원이 들이닥쳤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한국인 구금사태에 대해 조지아 한인변호사협회(KABA) 대응이 이메일 성명 하나 내는 것에 그쳐 안타까웠다. 커뮤니티가 조직적으로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경제적 충격도 적지 않다. 터커에서 한식당 ‘복’을 운영하는 이건우 씨는 “스몰 비즈니스는 지역경제 상황에 가장 크게,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라며 “고객이 음식값 1불 오르는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정도이고, 매출도 줄었다”고 전했다. 귀넷 카운티의 조아라 교사는 “개인정보가 정부에 공유될까 두려워 무료 급식 등록을 포기하는 학생도 있다”며 “푸드스탬프(SNAP) 중단 후 밥을 굶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레이스 박 씨 역시 “자녀들이 군복무 중인데 셧다운으로 봉급이 늦게 나오고 있다”며 “가족들이 용돈을 보내줘야 하니 연쇄적 영향이 있다”고 했다. ▶민심=지난 4일 트럼프 2기 출범 후 처음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대한 민심을 읽을 수 있었다. 전국에서 주 의회나 시·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한인은 약 10명이다. 간호사로 일하는 고희진 씨는 “예전엔 투표에 무관심했는데 이제는 주변 어르신도 차에 태워 투표소로 함께 간다”며 “올해 둘루스에서 처음 한인 시의원을 세운 점이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당선 1년 조지아주 이민단속 조지아주 구금사태 조지아주 아시아계 조지아 한인변호사협회
2025.11.07.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