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건설업계 “불법 고용, 터질 게 터졌다”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현장에서 최대규모 단일 단속을 실시한 것을 두고 현지 업계는 불법 고용 문제와 관련,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조지아에 진출한 상당수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도 신규 공장 건설과 생산설비 증설 공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효율 경영’과 ‘합법 고용’ 사이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8일까지 메타플랜트 내 부속건물(전시관)과 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축소하거나 잠정 중단했다. A건설사 대표는 ‘LG엔솔 압수수색 결과가 나와봐야 위험부담을 덜고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단속 두려움에 근무를 거부하는 불체자들을 제외하고 인력을 채우려면 공사가 재개되도 속도가 현저히 느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메타플랜트는 이번 단속 대상이 아니었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단속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공사를 축소했다. 공사 총괄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LG엔솔 배터리공장은 내달 완공을 목표로 이미 시제품 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관계자는 ”배관, 전기와 같은 기초작업은 오래 전 끝났다“며 ”공사장 인력 대부분은 대량생산 라인 가동을 앞두고 한국에서 관광비자(B1·B2)를 발급받아 마지막 점검차 세팅된 생산장비를 살피러 온 기술자들“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이 대거 체포된 지금 하청업체의 핵심 인력 단기 재파견이 불투명해지면서 공장은 연내 가동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완공을 앞둔 인근 조지아주 공장들도 비상이다. 바토우 카운티의 현대차그룹-SK온 배터리셀 합작공장(JV)은 내달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카터스빌의 한화큐셀 2공장도 연내 완공 예정이다. L건설사 대표는 ”조지아뿐만 아니라 테네시주, 텍사스주에서도 한국기업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타주는 물론 한국에서도 건설업체가 몰려왔다“며 ”일감이 늘어나자 오버스테이(비자기한 초과 체류)도 그만큼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비자 문제가 형사범죄도 아니고, 걸리면 비행기 타고 귀국하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이 퍼지면서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LG엔솔 공사 현장에서 두 달 간격으로 잇달아 인부가 사망한 것도 열악한 노동환경과 관련해 당국의 눈길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같은 현장에서 사람이 2명이나 죽으면 뉴욕에선 법이 바뀐다. 고용 환경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이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징후는 곳곳에 있었다. 한국인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강제 추방되는 사례가 지난해말부터 보고됐다. 불법 파견 근로가 늘면서 공항 출입국 당국은 ’한국인-사바나-ESTA‘라는 세 연결고리가 적발되면 우선 제동을 걸었다. 텍사스주 잭슨-워커 로펌 소속 신상민 기업이민 전문변호사는 ”한국 기업과 만난 첫날부터 우리는 비자에 대한 긴 설교를 하게 된다“며 ”관련업계 사람들을 만나 업무회의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술적 엔지니어링 일을 시작하는 순간 불법이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설비 가동은 엄연히 관광비자의 자격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90일간의 무비자(ESTA) 인력을 한국에서 수시로 공급해야 공사가 원활히 돌아가는 현장 특성상 이를 외면한 것이 큰 화를 불렀다. 아시안정의진흥협회(AAAJ) 애틀랜타지부의 제임스 우 대외협력부장은 ”한인사회는 이민단속을 히스패닉계 등 타인종이나 흉악범죄자에게 국한하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며 ”고용주들도 이민단속에 대한 적절한 사전조치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내달 완공 내달 완공 조지아주 a건설사 조지아주 한국
2025.09.05.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