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백만장자와 인공지능(AI) 도구들이 부상하면서, 이제 더는 ‘대학 진학=성공’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면서, 과거 책 속에 등장했던 기술들이 현실이 되는 것을 눈앞에서 경험하는 요즘, 우리는 “대학 학위가 과연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정답은? ‘어떤 학위는 확실히 가치가 있고, 어떤 학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다. 그리고 그것의 기준 핵심은 관련성(relevance)이다. 4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들이고 수만 달러를 투자한다면, 단순한 종이 한장과 집값만 한 학자금 대출 말고 현실적인 결과가 따라와야 한다. 2024년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학위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실제로 애플(Apple), IBM, 힐튼(Hilton) 같은 대기업들도 학위 요건을 없애고 실제 경험과 역량 기반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공학과 IT, 여전히 유망한 고수익 전공 많은 자료는 분명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학(Engineering) 계열은 졸업 직후부터 6만~8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으며, 경력 중반에는 대부분이 6자리 수(연 10만 달러 이상) 소득을 기록한다. 컴퓨터공학, 화학공학, 소프트웨어 개발,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분야는 산업의 최전선에서 실질적인 기술력을 요구받으며, 학위 그 자체가 ‘실력’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오늘날과 가까운 미래에 이르기까지, 학위가 여전히 효과적인 분야는 분명 존재한다. 특히 아래의 전공들은 산업 내 수요가 지속적이며, 높은 연봉과 직결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컴퓨터공학 및 정보기술(IT) AI, 앱 개발, 데이터 사이언스, 사이버보안 등 기술 중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컴퓨터공학과 IT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약 12만 달러 이상이며, 특정 기술을 습득한 경우 이보다 훨씬 높은 연봉도 가능하다. ▶공학 전반 (기계, 전기, 항공, 토목 등) 공학 분야는 산업과 인프라의 핵심을 이루며, 급격한 자동화 시대에도 쉽게 대체되지 않는 전문 영역이다. 평균 연봉은 약 9만 5천 달러 이상이며, 엔지니어링 관련 실무 도구인 AutoCAD, SolidWorks, Python 등의 활용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미국에서는 ‘EIT(Engineer in Training)’와 ‘PE(Professional Engineer)’ 자격증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경력을 확장할 수 있다. ▶간호 및 보건 계열 의료 산업은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로, 간호사 및 보건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간호학 전공자는 NCLEX-RN 시험을 통해 간호사 자격을 얻을 수 있으며, 이후 전문 분야(FNP, 응급 간호 등)로 확장하면 더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간호사의 평균 연봉은 약 8만2000 달러이며, 방사선 기술자나 호흡기 치료사 같은 얼라이드 헬스 분야도 안정적인 수입과 직업 안정성을 제공한다. ▶심리학·사회학 (대학원 진학 필요) 이들 전공은 학부만으로는 취업의 폭이 좁지만, 석사 이상의 전문 자격증과 함께할 경우 매우 유효하다. 예를 들어, 임상심리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진출하려면 대학원 진학과 함께 LCSW(Licensed Clinical Social Worker), BCBA(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 등의 자격증이 필요하다. 심리학은 인간 중심 산업이 커지는 미래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분야다. ▶특화된 비즈니스 전공 (예: 금융, 데이터 분석, 공급망관리) 일반적인 경영학보다 금융, 데이터 분석,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와 같이 구체적인 전문영역은 실제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무 능력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에서는 CPA(공인회계사)나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자격증이 필수로 여겨지며, 분석 분야에서는 실무 도구 자격증(Google Data Analytics, Microsoft Power BI, Tableau)이 도움이 된다. 리버럴아츠, 생각보다 강력 일부 매체는 철학, 역사, 영문학 등 리버럴아츠 전공이 직업 세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단편적인 해석일 수 있다. 사실 리버럴아츠는 비판적 사고, 창의성, 소통 능력 등 모든 산업에서 핵심이 되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토대가 된다. 오히려 기업들이 AI 기술과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도입하면서 ‘인간적인 사고’와 ‘의미 해석 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학위보다 중요한 것 결국 문제는 ‘대학을 가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분야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이다. 단순히 학위 한장만으로는더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리버럴아츠 전공자의 경우, 디지털 역량, 마케팅, 데이터 분석, 커뮤니케이션 도구 숙련도 등을 함께 갖출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연결하며 자신의 경로를 설계하는 전략적 자세다. 학위는 여전히 유효한 도구이며, 올바르게 활용할 때 강력한 미래 자산이 될 수 있다.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에듀 포스팅 졸업장 실무가 사이버보안 분야 대학 학위 컴퓨터공학 화학공학
2025.04.27. 17:51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국 대학 진학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4년제 대학 졸업생 절반 이상이 졸업 후 1년 내에 불완전한 취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트라다인스티튜트와 버닝글라스인스티튜트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 사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들 가운데 52%는 졸업 후 1년이 지나도 ‘불완전한 취업 상태(4년제 대학 학위가 필요한 직종에 취업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 중 45%는 졸업 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학사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 졸업생은 졸업 1년 후 불완전 고용 비율이 47%로 가장 낮았으며, 백인(53%), 히스패닉(57%), 흑인(60%)이 그 뒤를 이었다. 전공별로 보면 이공계와 교육·보건 분야 졸업생들의 불완전 고용률은 37% 미만으로 비교적 낮았으며, 일반 경영이나 공공 안전 등의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은 더 높은 수준(57%)의 불완전 취업 상태에 직면했다. 컴퓨터과학(36%)·공학(26%)·수학(35%) 학사 학위 취득자는 불완전 고용률이 매우 낮은 반면, 생명과학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은 그 비율이 47%로 비교적 높았다. 윤지혜 기자졸업장 불완전 불완전 고용률 불완전 취업 대학 졸업장
2024.02.22. 22:02
육 학년 칠 반에 입학했다. 가슴에 손수건을 단 아이처럼 설레며 컴퓨터를 열었다. 이국땅에서 50여 년이 지나서야 단발머리 문학소녀의 꿈을 찾았다. 뒤늦게 시작한 탓에 은퇴 후 늦깎이 학생이 되었다. 경희사이버대학 미디어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에 대한 초석을 닦았다. 문학사와 시, 수필, 아동문학, 소설, 희곡, 논술과 독서지도까지 섭렵하며 새벽잠을 깨웠다. 많은 책을 읽고 감상 리포트를 쓰며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쓴 시, 동화, 소설을 학과 게시판에 올리면 학우들이 읽고 자신의 소견이나 평을 써 올렸다. 그 후 실시간 줌으로 교수님과 함께 합평 시간을 가졌다. 합평을 들은 후 교정하고 퇴고한 글을 다시 제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지 않았을는지. 교양과목을 수강하며 지식의 깊이를 더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묵은 뇌를 새롭게 하여(renew) 한결 젊어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태평양을 건너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한국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장소와 시차를 극복하며 공부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졸업이란 학생이 학교 규정에 따른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친다는 의미다. 나 또한 졸업이라는 과정을 통과했다. 시골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서울 중학교로 진학한다는 기대로 부풀었다. 중학교 졸업식 날, 쏟아지는 함박눈이 내 앞길을 축복해주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식에선 대학의 좁은 문을 통과해 넓은 학문의 길에 들어서고자 하는 열망으로 차 있었다. 교육대학 문을 나설 땐 긴장했다. 교육 현장에 나가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으리라. 미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먼저 유아교육(Early Child Development) 과정을 공부하고 졸업장을 받았다. 커뮤니티 2세 교육의 뜻을 펼치고자 어린이학교를 설립해 30년간 운영했다. 해마다 졸업식을 성대하게 준비했다. 그들의 성장과 활동을 담은 앨범을 제작하고 트로피를 수여하며 마음껏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축하객 없는 졸업식을 해야 했다.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 없어 식장을 정성껏 마련했다. 졸업생 한 사람씩 순서를 진행하며 학교 문을 내보내야 했다. 마스크 속에서 안아줄 수도 없는 서운함을 남긴 채. 그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평생 해오던 일을 내려놓으며 은퇴했다. 내 나이 칠십이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점을 이수함으로 졸업이라는 문에 이르렀다. 돋보기 속 아픈 눈을 비비며 책장을 넘겼다. 새벽 3시에 열리는 실시간 합평 세미나를 위해 밤잠을 설치는 어려움을 겪었다. 형설의 공을 쌓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겠지. ‘해냈구나! 잘했다!’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길 원했다. 졸업장에 금테를 두르는 걸로 대신할까? 우스갯소리를 던지며 나를 위한 졸업 축하 카드를 만들어 보았다. 졸업을 한 단계에서 할 몫을 다 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남기고 싶다. 남은 내 인생에 또 다른 출발로 다가온다. 이제 배운 이론과 실기를 좋은 글쓰기에 적용할 터.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오직 내가 그것을 잡으려고 쫓아가노라.’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졸업장 칠순 고등학교 졸업식 중학교 졸업식 서울 중학교로
2024.02.22. 19:06
‘꿈을 이루는 데 늦은 때는 없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01세의 메릴 피트먼 쿠퍼가 영예로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쿠퍼는 인종차별의 시대에 성장했다. 그는 버지나아주 흑인 학교를 8학년까지 다녔다. 그 후 스토터 스쿨의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흑인만 다니는 고등학교였다. 아버지 없이 쿠퍼를 혼자 키우던 어머니는 아들의 학교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정부로 일했다. 학업도중 쿠퍼는 어머니가 더 이상 학비를 충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필라델피아로 이사를 갔다. 그 해가 1938년이었다. 쿠퍼는 가정을 돕기 위해 일을 했다. 1945년 시의 첫 번째 흑인 버스 운전기사가 됐다. 교통연합회에서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3명의 아이를 입양했다. 2018년 그는 80년 만에 스토터 학교를 방문했다. 지금은 하퍼스 페리 국립 역사공원의 일부분이 됐다. 그는 그곳에서 근무하는 공원 역사 전문가와 얘기를 나누었다. 쿠퍼는 항상 고등학교를 졸업 못한 것에 대해 슬퍼했다. 그는 “시간이 흘러 갈수록, 더 늦었다고 생각해 차일피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사위인 로드 베커링크가 계획을 세웠다. 그는 하퍼스 페리 공원의 직원에게 장인의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제퍼슨카운티 교육구는 쿠퍼에게 큰 선물을 준비했다. 올해 3월 베커링크와 쿠퍼의 입양 딸들은 아버지와 함께 하퍼스 페리 호텔로 갔다. 그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졸업식 모자와 가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퍼슨카운티 교육감이 영예로운 학위를 수여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온라인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쿠퍼는 “이렇게 행복한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속담에 ‘꿈을 잉태하면 해산의 날은 반드시 온다’고 했다. 80세가 넘은 나는 어떤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종종 했다. 이 기사를 읽고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쿠퍼는 1921년에 태어나 미국의 어려운 시대에 살았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포했어도 여전히 흑백차별이 심했던 시대였다. 세계 1차, 2차 대전과 대공황 시대를 지나면서 온갖 고난과 인종차별을 당하며 살았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민권운동을 했지만 차별은 여전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긍정의 마인드로 평생을 살았고 101세에 그의 꿈을 이뤘다. 쿠퍼 할아버지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김수영 / 수필가이 아침에 할아버지 졸업장 쿠퍼 할아버지 고등학교 졸업장 고교 졸업장
2022.05.18. 20:10
‘꿈을 이루는 데 늦은 때는 없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01세의 메릴 피트먼 쿠퍼가 영예로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쿠퍼는 인종차별의 시대에 성장했다. 그는 버지나아주 흑인 학교를 8학년까지 다녔다. 그 후 스토터 스쿨의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흑인만 다니는 고등학교였다 아버지 없이 쿠퍼를 혼자 키우던 어머니는 아들의 학교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정부로 일했다. 학업도중 쿠퍼는 어머니가 더 이상 학비를 충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필라델피아로 이사를 갔다. 그 해가 1938년이었다. 쿠퍼는 가정을 돕기 위해 일을 했다. 1945년 시의 첫 번째 흑인 버스 운전기사가 됐다. 교통연합회에서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3명의 아이를 입양했다. 2018년 그는 80년 만에 스토터 학교를 방문했다. 지금은 하퍼스 페리 국립 역사공원의 일부분이 됐다. 그는 그곳에서 근무하는 공원 역사 전문가와 얘기를 나누었다. 쿠퍼는 항상 고등학교를 졸업 못한 것에 대해 슬퍼했다. 그는 “시간이 흘러 갈수록, 더 늦었다고 생각해 차일피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사위인 로드 베커링크가 계획을 세웠다. 그는 하퍼스 페리 공원의 직원에게 장인의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제퍼슨카운티 교육구는 쿠퍼에게 큰 선물을 준비했다. 올해 3월 베커링크와 쿠퍼의 입양 딸들은 아버지와 함께 하퍼스 페리 호텔로 갔다. 그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졸업식 모자와 가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퍼슨카운티 교육감이 영예로운 학위를 수여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온라인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쿠퍼는 “이렇게 행복한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속담에 ‘꿈을 잉태하면 해산의 날은 반드시 온다’고 했다. 80세가 넘은 나는 어떤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종종 했다. 이 기사를 읽고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쿠퍼는 1921년에 태어나 미국의 어려운 시대에 살았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포했어도 여전히 흑백차별이 심했던 시대였다. 세계 1차, 2차 대전과 대공황 시대를 지나면서 온갖 고난과 인종차별을 당하며 살았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민권운동을 했지만 차별은 여전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긍정의 마인드로 평생을 살았고 101세에 그의 꿈을 이뤘다. 쿠퍼 할아버지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김수영 / 수필가이 아침에 할아버지 졸업장 쿠퍼 할아버지 고등학교 졸업장 고교 졸업장
2022.05.16. 17:23
졸업장도 성적표도 필요없다…美기업들, 구인난에 채용조건 완화 학력·경력 안따지고 마약 조회도 안해…5년간 고졸이하 일자리 140만개↑ 관측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역대급 구인난에 시달리는 미국의 기업들이 학력과 경력 등 채용 문턱을 대폭 낮추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용제품 소매업체인 더바디샵은 구직자들에 대한 학력 요건과 신원조회 절차를 철폐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3.6%에 머무르던 지난 2019년 이 회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리스트의 물류센터에서 계절노동자(연중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계절적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를 뽑을 때 새 채용 절차를 시범 도입했다. 채용 과정에서 학력과 경력을 묻지 않기로 한 것은 물론 신원조회와 마약검사 절차까지 없앤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한 지난해 더바디샵은 이른바 '열린 채용'을 모든 신입 계절노동자 선발 절차에 확대 적용했다. 올해 들어서는 9월 중순 현재 소매, 창고 분야의 일반 신입사원 733명도 열린 채용 방식으로 선발했다. 신입 채용 때 이 회사가 구직자들에게 물어본 질문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자격이 있느냐'와 '25파운드(11.3㎏)의 무게를 들 수 있느냐' 밖에 없었다. 대형 약국체인 CVS헬스는 올해부터 대부분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고교 졸업장 제시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대졸 구직자의 경우에는 평균 학점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제프 랙키 CVS 인력 담당 부사장은 WSJ에 "필요가 없는 요건이라면 없애야 한다"면서 "높은 학점이 항상 우수한 업무 성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그런 자격 요건을 활용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기업들의 자격 요건 완화로 수백만 구직자가 과거에는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노동시장 분석업체 EMSI에 따르면 현 상황이 계속될 경우 앞으로 5년 동안 대학을 나오지 않은 구직자에게 140만 개의 일자리가 더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2019년 1월까지만 해도 보험 영업사원 채용광고의 42%가 대졸 이상 학력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올해 9월에는 그 비율이 26%로 떨어졌다. 경쟁사들에 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채용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기업들도 많다. 패밀리레스토랑 올리브가든의 모회사인 다든레스토랑은 올해부터 구직자가 신청 5분 만에 면접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일부 직종에 대해 즉석 채용을 시행 중이다. 연말 성수기를 앞둔 대형 물류회사 UPS는 채용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종전 2주에서 30분 이내로 대폭 단축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채용조건 졸업장 채용조건 완화학력 미기업들 구인난 역대급 구인난
2021.11.07.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