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년차, 종교계 지지 열기 식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2년 차를 맞아 정치의 종교 지형은 대체로 기존 구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주요 종교 집단 전반에서 지지 열기가 완만하게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0~26일 성인 8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확고한 지지 기반으로 남아 있다. 이들 가운데 69%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요 종교집단 중 과반이 명확한 지지를 표한 유일한 사례다. 또 58%는 대통령의 계획과 정책 전부나 대부분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견고한 지지층 내부에서도 하락세는 나타난다. 2025년 초 백인 복음주의자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78%였으나 1년새 9%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정책 지지율도 8%포인트 하락했다. 두드러진 것은 윤리적 신뢰도의 하락이다. 공직 수행 과정의 윤리성에 강한 신뢰를 보인 비율은 15%포인트 감소했다. 백인 복음주의자의 40%가 대통령의 윤리에 대해 ‘높은 신뢰’나 ‘상당한 신뢰’를 보인다고 했다. 여전히 높지만 강도는 약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성인 전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2025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 전부나 대부분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5%였다. 현재는 27%로 8%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냉각은 이념적 반대 진영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통령의 연합 지지층 내부 여러 집단에서도 관찰된다. 가톨릭 유권자들은 내부적으로 엇갈린 양상이다. 백인 신자의 경우 변화 폭은 비교적 작다. 2025년엔 51%가 대통령의 계획과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나 현재는 46%다. 직무 수행 지지율 역시 59%에서 52%로 하락했다. 윤리적 신뢰도는 39%에서 34%로 소폭 낮아졌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집단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지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18%만이 대통령의 정책 전부나 대부분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1년 전 20%에서 소폭 감소한 수치다. 직무 수행 지지율은 31%에서 23%로 떨어졌다. 윤리적 신뢰도는 22%에서 14%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톨릭 전체의 태도 변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퓨리서치는 지난 1년간 가톨릭의 정책 지지도가 유의미하게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보다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정책 지지율은 46%에서 33%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윤리적 신뢰도 역시 38%에서 26%로 낮아졌다. 직무 수행 지지율은 46%로 백인 가톨릭 신자보다 낮고 백인 복음주의자와 큰 격차를 보였다.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이른바 논스(nones) 집단, 즉 무신론자,불가지론자, 특정 종교 없음으로 자신을 규정한 이들 사이에선 지지율이 더 낮다. 이들의 13%만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1년 전 20%에서 하락한 수치다. 직무 수행 지지율은 24%다. 윤리적 행동에 대한 강한 신뢰를 표한 비율은 10%로 지난해의 16%보다 감소했다. 흑인 개신교 신자들은 여전히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가장 낮은 집단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6%만이 대통령의 정책 전부나 대부분을 지지한다고 했다. 1년 전 8%보다 낮다. 직무 수행 지지율은 12%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강하게 결속해온 이 집단은 윤리적 신뢰도 역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조사는 미국에서 종교적 소속과 정당 정체성이 여전히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구조적 현실을 재확인했다. 백인 복음주의자는 대체로 공화당 성향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는 이러한 정치적 성향을 반영한다. 동시에 두 번째 임기 초반과 비교할 때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내부에서도 열기가 식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윤리적 차원의 변화는 의미심장하다. 백인 가톨릭과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 무종교 등 여러 집단에서 대통령의 도덕적 행동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다. 정책과 성과에 대한 평가는 경제 나 국제 정세에 따라 변하지만 개인적 정직성에 대한 인식은 장기적인 정치적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는 올해 정치의 종교 지형이 변혁보다는 결집을, 급격한 이동보다는 완만한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시사한다. 백인 복음주의자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종교적 기반이지만 임기 초와 비교하면 열기는 다소 누그러졌다. 내부의 다양성 때문에 미국 정치에서 가늠자로 여겨진 가톨릭은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이면서도 백인과 히스패닉 사이의 뚜렷한 대비를 보여준다. 반면 비복음주의 개신교와 무종교의 지지 하락은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넘어선 영역에서 점진적인 냉각 움직임이 있음을 드러낸다. 한편 퓨리서치는 소규모 종교 공동체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정교회, 유대교, 이슬람, 불교, 힌두교의 경우 충분한 표본수를 확보하지 못해 모든 문항에 대해 통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안유회 객원기자트럼프 종교계 트럼프 대통령 주요 종교집단 지지 열기
2026.02.16.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