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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대법원에 민주당 하원의원 13명 제명 요청

 켄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지난 8일, 주의회 업무를 재개하고 공화당에 유리한 새 연방하원 선거구 지도를 통과시키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의 일환으로, 민주당 소속 주하원의원 13명을 제명해 달라고 텍사스주 대법원에 요청했다. 앞서 그렉 애벗(Greg Abbott) 주지사는 주하원 민주당 대표인 휴스턴 출신 진 우(Gene Wu) 의원의 제명을 요청한 바 있다. 텍사스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팩스턴이 제명을 요청한 의원들은 우 의원 외에 오스틴 지역구의 존 부시(John Bucy), 루루 플로레스(Lulu Flores), 비키 굿윈(Vikki Goodwin), 지나 히노호사(Gina Hinojosa),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 달라스 지역구의 제시카 곤잘레스(Jessica González)와 미하엘라 플레사(Mihaela Plesa), 슈가랜드 지역구의 술레만 랄라니(Suleman Lalani), 휴스턴 지역구의 크리스티나 모랄레스(Christina Morales), 미주리시티 지역구의 론 레이놀즈(Ron Reynolds), 리처드슨 지역구의 애나-마리아 로드리게스 라모스(Ana-María Rodríguez Ramos), 그랜드프레리 지역구의 크리스 터너(Chris Turner) 등이다. 팩스턴은 법원 제출 문서에서, “이들 의원들이 지난 3일 주를 이탈함으로써 공화당 의석을 5석 늘리는 목표로 선거구를 다시 그리는 새 연방하원 지도를 통과시키려는 주하원의 움직임을 막았다. 이들은 복귀를 거부하겠다는 자백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함에 따라 이번 법적 조치의 근거를 스스로 입증했다. 이같은 피청구인들의 행동은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모든 입법 활동을 중단시키려는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시도에 해당한다. 이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직무 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의원들이 유권자들이 반대하는 법안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출석하지 않는 것은 직무 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텍사스주 의원들은 1870년대부터 이런 ‘정족수 붕괴’(quorum break) 전술을 써왔으며 그 이유만으로 제명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주대법원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의원들이 주를 이탈했을 때, 텍사스주 헌법이 ‘정족수 붕괴’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동시에 의원을 다시 불러들이는 ‘정족수 강제’(quorum-forcing) 절차도 허용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주하원은 무단결석 하루당 의원에게 500달러 벌금을 부과하는 새 규정을 통과시켰다. 팩스턴은 당시 판례를 인용하면서 정족수 붕괴를 허용하면 “이 법원이 인정한 ‘신중한 권력 균형’을 무너뜨려 주의회가 정족수를 강제로 채울 수 없게 되고 텍사스 주민들이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진 우 의원은 애벗 주지사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답변에서 직무를 포기했다는 전제를 부인했다. 우 의원 변호인단은 지난 8일  오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오히려 우 의원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계속 입법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우 의원이 사망했거나, 주하원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제명됐거나, 자진사퇴한 사실이 없으므로 주법상 직위 박탈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또한 우 의원 변호인단은 “만약 우리의 요구가 기각되지 않는다면, 이번 케이스는 텍사스주 대법원이 아니라 배심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는 하급심에서 진행돼야 한다. 아울러 사건 전체가 ‘전해 들은 말’(hearsay)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팩스턴 본인도 지난 주 초 보수 성향 팟캐스터 베니 존슨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텍사스 대법원에서 시작되는 대신 각 의원 지역구의 지방법원을 거쳐야 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이 길고 복잡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법원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공화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지역구에도 소송을 제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각 지역구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8일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는 특히 신속한 해결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텍사스주 대법원이 직접 판결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의원은 성명을 통해, “팩스턴 장관의 소송 때문에 텍사스로 돌아가지는 않겠다. 주하원 의석은 텍사스 주하원의원 136 지역구 주민들의 것이지, 켄 팩스턴의 것이 아니다. 나는 두렵지 않으며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대법원이 해당 의석이 공석이라고 판단하면, 보궐선거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전까지는 의석수가 줄어들어 정족수 기준 충족이 더 어려워진다. 팩스턴은 앞서, 주법상 이러한 청구는 법무장관이나 카운티·지구 검사만 제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애벗 주지사가 우 의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벗은 자신이 다른 조항에 따라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소송 제기 권한을 인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텍사스주 대법원은 전원 공화당으로 구성돼 있으며 9명 중 6명은 애벗 주지사의 지명을 받았다. 한편, 팩스턴 장관은 8일, 텍사스주 밖에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재정 지원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전 연방하원의원 베토 오루어크(Beto O’Rourke)와 그의 모금 단체 ‘파워드 바이 피플(Powered by People)’을 상대로 또다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태런트 카운티 법원에 제출된 소송에서 팩스턴은 해당 단체가 “정치 자금과 개인 자금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여 기부자를 속이고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팩스턴은 앞서, 정족수 붕괴와 관련해 뇌물 혐의로 오루어크를 조사하고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태런트 카운티 법원의 담당판사는 팩스턴의 신청을 받아들여 오루어크가 텍사스를 떠난 민주당 의원들에게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대해 오루어크는 엘파소 카운티 법원에 팩스턴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하고 “공화당 소속 주법무장관이 헌법적 권리를 무시하고 자신의 광범위한 권한을 정치적 사냥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판사에게 팩스턴이 자신과 ‘파워드 바이 피플’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도록 명령하고 이번 소송 제기가 연방 헌법과 텍사스 주헌법 모두를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손혜성 기자  텍사스주 하원의원 텍사스주 대법원 텍사스주 법무장관 주하원 민주당

2025.08.12.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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