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서민들 할인매장으로 몰린다…중고품 판매 '굿윌' 가보니
관세 인상발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허리띠를 졸라맨 소비자들이 중고품 매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 중고품 매장인 굿윌(Goodwill)도 그 중 하나다. 지난 16일 기자가 찾은 글렌데일 지역 굿윌 매장에는 의류를 중심으로 각종 기부 물품이 진열돼 있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의류 코너에는 티셔츠와 바지, 원피스, 아우터 등이 종류별로 정돈돼 있었고, 대부분 상태도 양호했다. 가격은 8.99달러에서 14.99달러 선으로 형성돼 부담이 적었다. 특히 나이키와 아디다스, DKNY 등 일반 쇼핑몰에서 익숙한 브랜드 제품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잘 고르면 득템(아이템을 획득한다는 뜻의 게임 용어)’이 가능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중고품 특성상 제품 상태에 편차가 있어 구매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했다. 매장을 둘러보며 겨울철을 대비해 가벼운 가디건과 니트류를 살펴봤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었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 대신 출근용으로 적당한 셔츠 한 벌을 골랐고, 가격은 12.99달러로 일반 의류 매장 판매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중고 매장 특성상 모든 상품이 한 벌씩만 진열돼 원하는 사이즈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매번 새로운 물건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티셔츠 세 벌을 고른 뒤에도 계속 옷걸이를 넘기며 물건을 살피던 제임스 피터슨(63)은 “3개월에 한 번은 꼭 들른다”며 “가격도 괜찮고 평상복을 저렴하게 사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굿윌 매장에는 의류뿐 아니라 그릇과 컵, 신발, 가방, 책, 소형 가전제품,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컴퓨터 모니터까지 다양한 품목이 진열돼 있었다. 유리컵 한 개 가격은 2.99달러 수준으로, 생활 집기류 역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1902년 ‘자선이 아닌 기회 제공’을 목표로 설립된 굿윌은 기부받은 물품을 수리·재판매하고, 그 과정에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굿윌 측에 따르면 미주 전역에 약 3400개 매장이 운영 중이며, 지난해 약 14만2000명이 커리어 센터 지원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또 연 평균 44억 파운드의 기부 물품을 재사용·재유통해 폐기물 감축과 자원 순환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굿윌에 대한 기부도 꾸준히 늘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굿윌 기부량은 16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기부된 물품도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기부 물품의 약 70%는 의류가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정리 문화’가 기부 증가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굿윌 매장에서는 군인과 학생, 시니어, 응급 구조대원 등에는 1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송윤서 기자할인매장 고물가 중고품 매장 굿윌 매장 중고품 특성상
2025.12.30.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