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과 호수에 깃든 실크로드 천년의 기억을 만나다
요즘 사람들은 남들이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싶어 한다. ‘어디 갔다 왔다’ 하면 “거기 말고 다른 데는 없어?”라고 묻는 세상이다. 그런 면에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이 세 나라로 떠나는 중앙아시아 여행은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유니크한 여정이다. 유럽처럼 찬란하고, 아시아처럼 따뜻하며, 자연은 말로 다 못할 만큼 장대하다. ◆우즈베키스탄 옛 호라즘 왕국의 땅. 이름은 생소해도 풍경은 묘하게 익숙하다. 천년 전 상인들이 오갔던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같은 도시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처럼 느껴지는, 이슬람 문명의 결정체다. ▶사마르칸트: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고도. 레기스탄 광장에 서면 세 채의 마드라사(이슬람 신학교)가 푸른 타일 빛으로 맞아준다. ‘모래 광장’이라는 뜻의 레기스탄은 과거 왕에 대한 알현식과 공공 집회가 열리던 곳이다. 울루그벡, 쉬르도르, 티라카리 메드레세가 삼면을 둘러싸고 있어 그 장엄함이 배가 된다. 타일 하나하나에 별과 꽃, 쿠란의 문구가 새겨져 있으며 해 질 무렵 광장은 파란 유리병처럼 반짝인다. 도시 외곽의 울루그벡 천문대는 티무르의 손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울루그벡이 1428~1429년에 걸쳐 건설한 세계적인 관측소다. 그 당시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반원형 석회암 섹스턴트(천체 관측기구)를 통해 별의 위치와 행성 주기를 측정했고, 그의 별자리 도표는 훗날 유럽 천문학계에도 영향을 주었다. 내분으로 무너졌지만 일부 복원되어 당시의 천문학적 업적을 엿볼 수 있다. ▶부하라: 사막 한가운데 고요히 놓인 도시.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칼란미나렛이 고개를 내민다. 정복자 칭기즈칸조차 무너뜨리지 못하고 돌아섰다는 전설이 있다. 도시 중심부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며, 중세 이슬람 도시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부하라 시대의 권력을 상징하는 성채는 아르크 성이다. 최초 건축은 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의 형태는 18세기에 완공됐다. 성안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어 당시 사용됐던 공예품, 무기, 감옥 재현 등이 전시돼 있다. 이외에도 돔형 지붕의 전통시장인 굼바스, 부하라의 신앙심을 상징하는 칼란 모스크,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건축물 중 하나인 이스마일 사마니 영묘,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욥(아유프) 선지자가 지팡이를 꽂아 샘물을 솟게 했다는 차슈마아유프, 19세기 여름 궁전인 쉬토라이모히 하사 등도 주요 볼거리다. ▶타슈켄트: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이다. 19세기 말 폴란드 건축가에 의해 지어진 가톨릭 성당은 스탈린 시대의 박해를 견뎌내고 지금까지 예배가 이어지는 유서 깊은 공간이다. 또한 아미르 티무르 광장에는 말 위에 오른 아미르 티무르(티무르 대제)의 청동상이 위엄 있게 세워져 있어 독립 우즈베키스탄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도시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인 하즈라티 이맘 광장 (하스트 이맘)은 여러 고대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로 특히 무이무보락 메드레세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쿠란 사본이 보관돼 있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키르기스스탄 대자연 그 자체. ‘아시아의 알프스’라는 수식어가 괜한 게 아니다. ▶이식쿨 호수: ‘따뜻한 호수’라는 뜻의 이식쿨 호수는 눈 덮인 산들로 둘러싸인 고원지대인데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염분과 지열의 영향이라지만, 실제로 보면 신비롭기 그지없다. 해안에는 흰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어 바닷가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 호수의 일몰.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면 호수 전체가 주홍빛으로 물들고, 잠시 후 짙은 보랏빛으로 바뀐다. 마을 근처에는 기원전 2000년부터 AD 7세기까지 새겨진 수천 점의 암각화가 흩어져 있다. 바위 위에 그려진 사슴, 염소, 태양 숭배 장면은 이 땅의 오랜 기억을 말해준다. 아무도 없는 바위 언덕에서 수천 년 전의 인간과 눈을 마주하면 그 옛날 유목민의 숨결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마을 외곽에 자리한 베르멧 야외 온천에 몸을 푹 담그면 고단했던 여정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카자흐스탄 ▶차른캐년: ‘중앙아시아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협곡. 4천만 년 전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붉은 사암 절벽은 자연이 빚은 마스터피스다. 바위마다 고유한 이름이 있는데, 특히 성의 계곡은 성곽처럼 생긴 붉은 바위들이 늘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콜사이 호수: 카자흐스탄과 키르키즈스탄의 경계를 나누는 천산산맥 가까이에 이르면 흘러내린 만년설이 호수를 이루고 있다. 콜사이 호수는 해발 1800m 고지에 자리한 3단 호수이다. 가파른 산비탈로 둘러싸인 세 개의 호수가 상부, 중부, 하부 콜사이 호수로 나뉘는데 아름다운 호수의 풍광과 더불어 천산가문비나무 숲을 지나며 삼림욕에 흠뻑 취할 수 있다. 현지인들은 이 호수를 ‘하늘의 눈물’이라 부르기도 한다. ▶알마티: 산과 도시가 공존하는 도시로 코크 토베 전망대는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알마티 시내 전경과 그 너머로 이어지는 설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 다른 명소인 메데우 스케이트장은 해발 1600m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케이트장으로, 계절에 따라 롤러, 콘서트, 문화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여행팁 ‘US아주투어’는 미주 한인 여행사 최초로 ‘중앙아시아 3개국’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모객에 나서고 있다. 박평식 교수가 동행하여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의 생생한 인문학 여행을 책임진다. 현재 신상품 출시를 기념해 500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출발일은 오는 9월 13일이며, 더 자세한 내용 및 예약 문의는 전화로 가능하다. ▶문의: (213)388-4000 ━ 박평식 대표 US아주투어의 박평식 대표는 40여 년째 투어에 동행해 고객들을 모시며 역사와 인문학 강의를 펼치는 명품 관광 이야기꾼이다. 지구 방방곡곡을 무대로 고객들에게 한층 풍성하고 의미 있는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실크로드 초원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 여행 모스크 중앙아시아
2025.07.17.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