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돌봄의 의미로 맞이하는 부활절
이렇게 곤고한 환경에서도 봄이 찾아온다. 지구촌 여러 곳의 참혹한 전쟁이 인류의 마음을 우울하고 슬프게 한다. 봄이 봉오리 같은 소망의 기운을 함께 실어오기를 고대한다. 교회력으론 부활절이다. 복음서는, 골고다 언덕을 향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안식 후 첫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기록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멸망치 않고 영생을” 주시기 위함이라 기록했다. 십자가를 통과하시고 첫 부활의 아침을 주신 그리스도의 ‘이처럼 사랑’을 마음 깊이 느끼고 고백하는 시간을 회복하기 원한다. 인류는 19세기까지도 아프고 슬퍼하는 가족이나 친지를 가정에서 돌보았다. 대다수가 가족의 돌봄을 통해 아픔과 상처를 함께 느끼고 회복을 느끼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의료진과 전문 케어 테이커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업무는 환자 치료이며, 마음과 영을 돌아보는 돌봄은 여전히 가족과 친지의 몫이다. 병원과 너싱홈의 확대로 인류가 새롭게 경험하는 것은 무엇인가. 중환자 가족 대기실과 수술 대기실, 그리고 ER의 침실과 일반병실 어디를 방문하든 가족은 환자를 둘러보고 가는 방문객일 뿐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돌봄의 가치와 돌봄의 권리, 그리고 돌봄에 담긴 실존적 사랑과 이해의 감성은 인류가 잃어가는 중요한 부분이다. 어느 날 아침, 병원 복도에 긴급 코드가 울렸다.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이 환자 침상으로 모였다. 원목인 나도 도착해 상황을 보니 환자에게 긴급 프로토콜이 시작됐다. 몇 주간 병상을 지켰던 환자의 딸이 병실 코너에 앉아 힘들어하는 침상의 어머니만 바라보고 있었다. 환자가 임종을 기다리는 순간, 나는 딸의 특별 요청을 의료진에게 전하고 허락을 받았다. 딸이 어머니 곁에 누워 가만히 껴안고 체온을 느끼며 그간의 사랑이 고마웠다고, 그리고 천국에서 만나자고 속삭이며 작별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지난 40일간 십자가 묵상의 시간과 고난주간을 보내고 인류는 부활절을 다시 맞이한다. 주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시고 돌보시되 죄와 사망에서 건지시기 위해 십자가 고난을 통과하시기까지 ‘이처럼 사랑’ 하심을 이 아침에 마음 깊이 품어보자. 당시 부활절 아침 빈 무덤으로 달려온 제자 모습은 ‘두려움과 큰 기쁨’ 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돌봄을 주고받는데 익숙하지 못하여 고독의 질병에 쉽게 걸리는 시대를 지나지만, 하나님의 변함 없으신 그 사랑을 느끼고 품어보자. 그리고 마음 다해 찬미에 동참하자. “Because He lives, I can face tomorrow. Because He lives, all fear is gone. Because I know He holds the future…” Hellelujah ! 이 부활절에 소망 찬 새 생명의 기쁨이 모든 마음과 가정에 불어오길 간구한다. 김효남 / HCMA 원목 협회 디렉터열린광장 부활절 의미 당시 부활절 중환자 가족 십자가 고난
2026.04.01.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