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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알래스카 지렁이와 개구리의 생존법

알래스카 중북부 지역은 겨울철 토양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토양생물은 생존 전략으로 동면을 택한다. 다만, 북극곰은 예외이다. 동면하지 않는 북극곰의 체지방 층은 다른 곰들과 달라 툰드라의 강추위에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가을 차고 앞에서 20~30마리의 지렁이를 발견했다. 지렁이는 비가 온 뒤, 피부가 촉촉하면 땅으로 기어 올라온다. 땅속의 물이 포화상태면 피부로 호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자연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지렁이는 먹이 섭취를 위해 흙을 삼킨다.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한 후에는 소화액과 함께 흙을 배설한다. 이렇게 지렁이가 배설한 흙더미에는 식물에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 담겨 있다. 식물성장에 꼭 필요한 질소도 그중 하나다.   생활 쓰레기 중 과일 찌꺼기나 야채 등을 이용해 지렁이를 키우는 초등학교 과학 콘테스트를 관람하며 평가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플라스틱 통에 흙과 함께 지렁이를 넣고 키웠다. 지렁이는 수분이 60%에서 80%로 습한 환경을 선호한다. 생육온도도 20도 전후가 적당하다. 이런 생육조건과 환경이 조성되면, 과일이나 채소 찌꺼기를 흙위에 덮어 둔다. 며칠이 지나면 지렁이의 왕성한 먹성 때문에 이들 찌꺼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렇게 분변토를 모아 둔다. 가끔 지렁이가 알을 낳아 새끼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알래스카 중부 지역 가옥들은 보온이 잘 되는 건축자재를 사용한다. 중부와 북부 지역은 매서운 추위 속에 습도는 30% 정도에 불과 사막형 기후에 속한다. 그래서, 피부가 건조하기 쉽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지렁이를 사육하려면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자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지렁이는 피부가 메마르면 호흡 곤란으로 죽기 때문에 수시로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여름철 개인 농장이나 텃밭에 작물을 심을 때, 지렁이 분변토가 최고의 천연비료라고 한다. 알래스카 중심부 지역의 경우, 여름엔 백야로 해가 거의 지지 않는다. 작물 재배가 가능한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 많은 햇빛을 받을 수 있다. 알래스카도 한여름에는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올라간다.      지렁이가 어떻게 알래스카의 춥고 긴 겨울을 보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지렁이의 생존전략도 조물주의 능력이지 않을까 싶다. 지렁이는 아마도 겨울엔 체내에 천연부동액 (Natural Antifreezing Liguid)을 만들어 스스로 보호하지 않을까 싶다.      알래스카에서는 모기도 동면을 한다면 믿을까? 알래스카 모기는 혹독한 겨울에 동면하고 봄철에 깨어나 알을 낳는다. 암컷 모기들은 월동을 위해 체내에 천연부동액을 만들어 몸을 보호한다. 지렁이도 비슷한 원리로 생존하지 않을까 싶다. 자연의 신비가 따로 없다.  인간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방한복을 착용하지만, 곤충이나 동물은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차이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을 따라 종단 관측 연구를 한 적이 있다. 북위 66도 부근에서 토양 조사 중에 개구리를 발견했다. 개울에는 올챙이도 있었다. 개구리도 지렁이처럼 피부호흡을 한다.   그런데 알래스카에는 뱀이 없다. 변온동물인 뱀이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뱀의 활동 온도는 영상 20도 이상이다.     너무나 빠른 기후 변화로 이러한 생육 조건들이 깨지지 않을까 싶다. 기후환경에 따른 변화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곤충과 동물도 변화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을 듯싶다. 인류의 산업 활동 부산물이 자연에 해를 끼치는 범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열린광장 알래스카 지렁이 개구리도 지렁이 지렁이 분변토 알래스카 모기

2026.04.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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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나를 숨 쉬게 한 ‘젓가락’

 참으로 미안했다. 방심했나, 어쩌자고 이런 일이… 봄 정원 손질하다 꽃삽으로 지렁이를 그만 두 동강이를 내고 말았다. 흙 속 자기 집에서 변을 당한 것이다. 흙을 들쑤셔 화초를 심는 데 나는 열중했었다. 얼른 땅속에 다시 밀어 넣었다. 가슴에 미안한 바람이 불었다. 지렁이 절단 사건 후 살았을까 죽었을까 안쓰러운 마음으로 화단에 물을 뿌리곤 했다.   우리 주택 단지에는 앞치마 같은 작은 잔디밭이 차고 양쪽으로 있다. 어느 날 물기 없는 시멘트 바닥을 꿈틀대며 가고 있는 지렁이를 발견했다. 잔디밭을 많이 벗어나 메마른 땅을 향하고 있었다. 안타까웠다. 얼른 젓가락을 들고 나와 촉촉한 잔디밭으로 옮겨주었다. 꼬불꼬불 꿈틀댔다. 안전지대로 피신시켰다. 그때 그 지렁이는 이 구명 운동을 꿈이나 꿨을까. 나는 안도했다.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지렁이가 나의 ‘지사부(지렁이 사부)’가 되었다. 낙엽 같은 유기물질을 채취한 지렁이 분변토는 땅을 중화시키는 가장 좋은 천연비료라고 한다. 땅속 깊은 서식지까지 운반하여 흙과 함께 먹고 살면서 표면으로 토양을 파 사방으로 작은 굴을 많이 만들어 준다. 그 분변토가 땅 표면으로 옮겨져 산성화된 땅을 중화시킬 때 매우 비옥하게 되는 게 그 비결로 알려져 있다. 세균과 효소, 가장 질 좋은 자연비료라고 그 유명한 찰스 다윈도 이미 알고 책까지 저술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사부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땅에는 생명이 있다. 지렁이 생리는 토양 속에 서식하고 있는 많은 생물체들의 환경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온갖 공해 물질을 먹어 치운다. 정화시켜 생태계를 살리는 아주 유익한 벌레인 것을 나는 미처 잘 알지 못했다. 농약과 화학비료 등 온갖 공해 또 도시계획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인간보다 훨씬 더 유익한 일을 하는 그런 지렁이를 두 동강이 낸 내가 한없이 미안했다.   암이란 어둡고 메마른 일상 속에 나는 갇혀 있었다. 체중이 줄고 면역체계가 비정상이었다. 그때 보도 포장 위로 보이지 않는 젓가락이 나를 집어 올려 건져주었다. 숨이 쉬어졌다.     ‘생명이 오그라들 때/ 목수 청년이/ 보이지 않는 젓가락으로 나를 집어 올렸다/ 그리고 질척한 흙 속으로 밀어 넣고/ 그때 나는/ 햇볕 쨍쨍한 시멘트 바닥에서/ 체액이 말라가는/ 길 잃은 한 마리 지렁이였다’-필자 시집 ‘파르르 떠는 열애’ 중 시 ‘그 젓가락’.   이제는 뒷마당 꽃밭 일할 때면 안경까지 쓰고 조심한다. 경험을 통한 배움은 이렇듯 좋은 스승이 된다. 김영교 / 시인이 아침에 젓가락 지렁이 분변토 지렁이 절단 지렁이 생리

2022.04.04. 21:38

[이 아침에] 나를 숨 쉬게 한 ‘젓가락’

참으로 미안했다. 방심했나, 어쩌자고 이런 일이… 봄 정원 손질하다 꽃삽으로 지렁이를 그만 두 동강이를 내고 말았다. 흙 속 자기 집에서 변을 당한 것이다. 흙을 들쑤셔 화초를 심는 데 나는 열중했었다. 얼른 땅속에 다시 밀어 넣었다. 가슴에 미안한 바람이 불었다. 지렁이 절단 사건 후 살았을까 죽었을까 안쓰러운 마음으로 화단에 물을 뿌리곤 했다.   우리 주택 단지에는 앞치마 같은 작은 잔디밭이 차고 양쪽으로 있다. 어느 날 물기 없는 시멘트 바닥을 꿈틀대며 가고 있는 지렁이를 발견했다. 잔디밭을 많이 벗어나 메마른 땅을 향하고 있었다. 안타까웠다. 얼른 젓가락을 들고 나와 촉촉한 잔디밭으로 옮겨주었다. 꼬불꼬불 꿈틀댔다. 안전지대로 피신시켰다. 그때 그 지렁이는 이 구명 운동을 꿈이나 꿨을까. 나는 안도했다.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지렁이가 나의 ‘지사부(지렁이 사부)’가 되었다. 낙엽 같은 유기물질을 채취한 지렁이 분변토는 땅을 중화시키는 가장 좋은 천연비료라고 한다. 땅속 깊은 서식지까지 운반하여 흙과 함께 먹고 살면서 표면으로 토양을 파 사방으로 작은 굴을 많이 만들어 준다. 그 분변토가 땅 표면으로 옮겨져 산성화된 땅을 중화시킬 때 매우 비옥하게 되는 게 그 비결로 알려져 있다. 세균과 효소, 가장 질 좋은 자연비료라고 그 유명한 찰스 다윈도 이미 알고 책까지 저술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사부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땅에는 생명이 있다. 지렁이 생리는 토양 속에 서식하고 있는 많은 생물체들의 환경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온갖 공해 물질을 먹어 치운다. 정화시켜 생태계를 살리는 아주 유익한 벌레인 것을 나는 미처 잘 알지 못했다. 농약과 화학비료 등 온갖 공해 또 도시계획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인간보다 훨씬 더 유익한 일을 하는 그런 지렁이를 두 동강이 낸 내가 한없이 미안했다.   암이란 어둡고 메마른 일상 속에 나는 갇혀 있었다. 체중이 줄고 면역체계가 비정상이었다. 그때 보도 포장 위로 보이지 않는 젓가락이 나를 집어 올려 건져주었다. 숨이 쉬어졌다.     ‘생명이 오그라들 때/ 목수 청년이/ 보이지 않는 젓가락으로 나를 집어 올렸다/ 그리고 질척한 흙 속으로 밀어 넣고/ 그때 나는/ 햇볕 쨍쨍한 시멘트 바닥에서/ 체액이 말라가는/ 길 잃은 한 마리 지렁이였다’-필자 시집 ‘파르르 떠는 열애’ 중 시 ‘그 젓가락’.   이제는 뒷마당 꽃밭 일할 때면 안경까지 쓰고 조심한다. 경험을 통한 배움은 이렇듯 좋은 스승이 된다. 김영교 / 시인이 아침에 젓가락 지렁이 분변토 지렁이 절단 지렁이 생리

2022.04.0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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