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와 남부와 주요 대도시 주택 가격이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주택시장의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나온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6월 서부와 남부 집값은 약세를 보이고 동북부와 중서부는 상승세를 보여 지역별 격차가 뚜렷해졌다. 6월 수치는 봄철 매매 계약을 반영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전년 대비 1.9%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2023년 7월 이후 가장 적었다. 리얼터닷컴의 앤서니 스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증가와 지역별 불균등한 수요, 주택 구매 여력 악화가 전국적인 성장세를 억제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급이 많은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인센티브와 가격 인하 경쟁을 하면서 기존 주택 가치에 압력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시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서부 지역은 최근 들어 소득 수준 대비 과도한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각각 -2%와 -0.6% 하락을 기록했고 피닉스(-0.1%)와 덴버(-0.6%)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LA는 0.1% 올라 상승 전환에 의미를 뒀다. 특히 샌디에이고의 하락은 가장 극적인 시장의 전환으로 평가된다.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이 지역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주택 가격이 66% 급등했으며, 팬데믹 시기 전국에서 가장 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 가격 하락은 집값이 현실적인 소득 수준과 괴리를 보이면서 역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서부 지역이 전반적으로 공급량 증가와 건설사들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기존 주택 가격 하락을 더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애틀(0.9%)과 포틀랜드(1.0%)는 여전히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도시별 편차가 존재한다. 동북부는 가장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은 7%로 20개 도시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보스턴 4.3%, 워싱턴 DC 2.2%로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동북부는 토지 제약으로 인해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고 금융?IT?교육 등 고소득 전문직 기반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것이 강점이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 때문에 단기 조정보다는 중장기적 안정 상승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중서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보여줬다. 시카고 6.1%와 클리블랜드 4.5%, 디트로이트 4.3%, 미니애폴리스 2.5%로 모두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서부의 장점으로 비교적 저렴한 주택 가격과 소득 대비 높은 구매 여력, 제한적인 신규 주택 공급을 꼽았다. S&P 다우존스 지수 니컬러스 고덱 상품부문 책임자는 최근 주택 시장의 변화에 대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실질적으로 미국인의 주택 자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 올랐지만 전국 주택 가격은 1.9% 상승했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보유자의 홈에쿼티 총액은 2500억 달러 감소해 34조5000억 달러로 줄었다. 주택 구매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같은 기간 민간 부문 평균 시간당 임금은 3.8% 상승해 임금 상승률이 주택 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과거처럼 자산 증식 수단보다는 물가와 비슷한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2020~2022년의 비정상적인 급등세와 달리 경제 펀더멘털에 맞는 건전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두 달가량 지연된 데이터를 제공하는 케이스-실러 지수는 동일 주택의 반복 거래를 추적해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지수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주택 가격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안유회 객원기자집값 서부 소폭 상승세 지역별 격차 서부 지역
2025.09.03. 18:30
뉴욕시가 2014년부터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비전제로'(Vision Zero·교통사고 사망자 0명 목표) 정책 효과의 지역별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단체 '교통대안'(Transportation Alternatives)이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제로 시행 이후 지난 10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는 16% 감소했으며, 특히 이중 보행자 사망자 수는 29% 줄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보행자를 제외한 모든 사망자 수는 늘어났다. 자동차 운전자 사망자 수는 2014년 99명에서 지난해 110명으로 11% 증가했으며, 자전거 운전자 사망자 수는 2014년 20명에서 작년 29명으로 늘며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전제로 시행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지역사회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인이 대다수인 지역의 사망자 수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 감소한 반면, 흑인 밀집 지역의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13%, 히스패닉 밀집 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0% 증가하며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또 유색인종 거주자 비율이 높은 상위 10개 지역에서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 늘었다. 이중 자동차 운전자 사망자 역시 백인 밀집 지역에서는 1% 감소한 반면, 흑인 밀집 지역에서는 33%, 히스패닉 밀집 지역에서는 81%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로별로 가장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도로는 ▶퀸즈 우드헤이븐 불러바드(10년 동안 18명 사망) ▶브롱스 이스트 138스트리트(12명 사망) ▶맨해튼 커낼스트리트(9명 사망) ▶브루클린 그레이엄애비뉴(9명 사망) ▶스태튼아일랜드 베이스트리트(9명 사망) 등이었다. 한편 '퀸즈 커뮤니티보드(CB) 4' 지역은 모든 CB 가운데 비전제로 시행 이후 사망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색인종이 다수 거주 중인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주민 1만 명당 사망자 수가 12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빌 드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은 비전제로 정책 시행 약 2년 후 "‘죽음의 도로’로 불리었던 퀸즈 블러바드가 교통사고 사망자 없는 도로로 탈바꿈했다"고 전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였던 퀸즈 불러바드 재설계는 결국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드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비전제로 정책의 주요 내용은 ▶교통위반 사례를 보다 엄격히 단속하고 ▶자전거 전용 도로를 확충하며 ▶뉴욕시 도로 최고 속도를 시속 25마일 이하로 낮추는 것 등이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비전제 지역별 지역별 격차 교통사고 사망자 명당 사망자
2024.02.06.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