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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형 리더십으로 '선한 기업문화' 잇는다

오는 30일, 오픈뱅크 민 김 행장이 15년간의 행장직을 내려놓는다. 43년 금융 경력의 일선에서 물러나는 그는 7월 1일부터 은행 이사장직을 맡게 된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최화섭 이사장은 같은 날 퇴임하고, 행장직은 오상교 최고크레딧책임자(CCO)가 이어받는다.     은행이 성장하는 데 중심축 역할을 해온 김 행장은 “섭섭함은 없고 오히려 시원하다”는 말로 소회를 전했다. 이후 이사장으로서 ‘지원형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더 복잡해지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직원들과의 소통을 생각하면 이제는 젊은 행장이 필요하다”며 “차기 행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동안 정말 치열하게 달려왔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김 행장의 은행가로서의 커리어에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었다. 1982년 구 윌셔스테이트뱅크에서 텔러로 시작한 그는 이후 여성 최초 지점장, 여성 최초 전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5년 나라은행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크레딧책임자(CCO)에 올랐고 2006년에는 여성 최초의 한인은행장으로 나라은행의 수장을 맡았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 과정에서 자리에서 물러났고, 3개월 후 존폐 위기에 몰린 FS제일은행의 행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은행명을 오픈뱅크로 바꾸고, 정상화를 넘어 고속 성장을 이끌어내며 결국 4대 상장 한인은행으로 성장시켰다.   김 행장에게 오픈뱅크는 단순한 커리어의 한 챕터가 아니었다. 최 이사장이 퇴임 인터뷰에서 말했듯, 은행의 운명을 바꾼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전 은행에서 배운 걸 모두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왔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며 오픈뱅크에서의 시간이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가 꼽는 성장의 원동력은 ‘선한 기업문화’다. 순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등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문화가 좋은 인재를 끌어왔고, 이를 토대로 은행이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문화가 잘 뿌리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행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한마음으로 이 가치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행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그는 조직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다. 이사장으로서 새로 취임하는 행장에게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며 지원형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다.   지시를 내리는 일반적인 리더와는 달리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성장을 돕는 역할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미다.     그는 “경영진을 도와주는 게 이사장의 역할”이라며 “오랫동안 행장을 했으니 조언하고 싶은 부분도 있겠지만, 행장이 자기 방식대로 비전을 펼쳐 나가는 걸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절대 먼저 조언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최 이사장이 나를 지원해줬기 때문에 행장으로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원형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행장이 이제 그 역할을 이어받게 된 셈이다.   김 행장은 “오 전무는 처음 행장을 맡는 만큼, 자신만의 팀을 꾸리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5년 임기로 출발하는 건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하며 신임 행장에 대해 신뢰와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이제 그는 출근길 대신 이사회실 회의 탁자에 앉는다. 발로 뛰던 현장을 뒤로하고, 후배 경영진이 각자의 방식으로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의 새로운 임무다.     “조직은 사람으로 움직이고, 사람을 움직이는 문화는 시간이 만든다”는 그는 오픈뱅크의 기업문화가 앞으로도 잘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조원희 기자 [email protected]기업문화 리더십 지원형 리더십 은행 이사장직 차기 행장

2025.06.2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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