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어떻게 가르치나…자녀와 함께 마켓 볼 목록 작성부터
세계 최강의 부국인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전세계 78억 인구에서 상위 5%안에 드는 선택 받은 인류다. 때문에 부모 세대와는 다른 경제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모자란 것이 없이 자란 자녀들은 분명히 다른 세상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모자란 것이 없이 키우면 나중에 자녀를 망친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부모는 처음(?)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물론 이런 문제는 정답이 없다. 40대 빈센트 김씨는 최근 자녀와 함께 토이스토어에 갔다가 매우 난감한 경험을 했다. 아직 초등생인 아들이 로봇 토이를 사달라고 했는데 김씨 생각에는 아이에게 사주기에는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이어서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아이는 눈물까지 흘리면서 사달라고 애원했다. 김씨는 돈이 없어서 못 사준다고 했는데 아이는 ''카드로 사달라''고 애원했다. 아이 눈에는 돈과 달리 카드는 어디선가 누군가 대신 내주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엄청난 부를 이룬 가정이더라도 자녀에게 눈 앞에 보이는 멋진 장난감 10개를 모두 살 수 없다는 사실부터 아껴 쓰고 저축하는 방법, 이번 주, 이번 달에 쓸 예산을 짜는 방법까지, 돈에 관해서 자녀에게 무엇을, 어떻게, 어느 시점에 가르쳐야 하는 지는 모든 부모에게 항상 어려운 과제다. 건강하게 자라도록 편식 없이 골고루 먹이는 것, 인터넷이나 게임을 너무 오래 하지 않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 금전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야 한다. 자녀가 돈에 관한 경제 개념을 확립하는 데 가정 교육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자녀의 나이에 맞는 가르침이 매우 중요하다. 엄마가 장난감을 사주는 데 필요한 돈을 어딘가에 있는 ATM에서 무한대로 뽑아오는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돈의 소중함을 깨우칠 기회도 없이 적정한 예산을 짜고 알맞은 소비를 하는 성인으로 자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일해서 번다는 것을 알려줘라 자녀들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이 성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이해도도 높다. 돈이라는 것을 막연한 개념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자녀들에게 엄마, 아빠가 어떻게 지금 이 돈을 벌었고 어떻게 아껴서 저녁식사를, 자녀가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사는 데 쓰게 됐는지를 차근차근 알려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것''과 지금 자녀가 ''원하는 것''을 구분하도록 한 뒤 우리 가족이 쓸 수 있는 금액에 한도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부터 사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필요한 것을 모두 사고 나서도 돈이 남는다면 그때 원하는 걸 살 수 있다고 알려주고 원하는 것을 살 돈이 부족하면 다음 번에 사기 위해 지금부터 돈을 아껴서 모은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직하고 일관성 있게 사실만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자녀들의 머릿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첫 설명을 에둘러서 두루뭉술하게 한다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물론 지나치게 자세한 과정을 모두 설명해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숨김 없이 모든 걸 다 설명해주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견해가 있고 반대로 요점만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되 너무 자세한 설명은 피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자녀가 이런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면, 즉, 아이가 자기 주관을 갖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면, 굳이 경제 교육을 미룰 필요가 없다. ▶5~6세 자녀 5~6세 자녀에게 돈이 무엇인지를 직접 설명해주는 것은 아무래도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욕구를 참는 법(delayed gratification)''을 가르쳐보라. 자녀는 이들이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기다리고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7~11세 자녀 7~11세 자녀는 소비 계획을 함께 짜 볼 수 있는 나이다. 함께 마켓 볼 때는 얼마를 쓸 계획인데 무엇을 얼마만큼 사면 좋을 지를 자녀와 함께 의논하고 결정해보는 것이다. 같이 마켓을 보러 가서는 구매할 리스트를 자녀에게 건네주고, 직접 물건을 골라 카트에 담게 하는 것이다. 계획한 예산을 넘어갈 때는 왜 그 물건을 지금 살 수 없는지를 설명해주고, 자녀가 예산 범위 내에서 물건을 모두 사고 나면 남는 돈은 자녀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도록 작은 선물을 주는 것도 좋다. ▶11~16세 자녀 11~16세 자녀는 좀 더 큰 규모의 예산을 짜보도록 해줘야 한다. 집안 살림살이에 드는 각종 예산을 역시 함께 짜본다. 마켓 목록 뿐 아니라 전기요금, 수도료 같은 유틸리티 비용 등 다양한 지출 리스트를 알려주고, 매주, 격주, 한 달 단위로 지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자녀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거나 돈을 쓰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할 때 그것이 필요한 것인지 원하는 것인지를 구별해보도록 하고 당장 살 수 없는 것이라면 계획을 세워 돈을 모아서 사도록 가르쳐야 한다. 나중에 대학 학비나 여행 자금으로 쓸 돈을 지금부터 조금씩 모아두는 것이 왜 중요한 지를 설명해주고 도와주라. 고교생 자녀에게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크레딧카드를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 자녀는 때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영영 손에 넣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배워야 한다. 돈은 무한히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정된 범위 내에서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배우고 저축하고 기다리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한다. 이런 교훈을 말로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직접 지출 계획을 짜고 돈을 쓰는 과정에 참여시켜 경험을 통해 배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알면 도움되는 교육용어(6) ▶Honor Class=‘아너’라는 말은 고교와 대학에서 동시에 쓰인다. 우수 학생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일반 수업보다 더 높은 수준을 가르치는 우수반을 의미한다. 레귤러 반과 AP반의 중간쯤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레귤러에 가깝다. ▶Honor Code=명예서약이다. 무감독 시험제도로 시행하는 학교의 경우 학생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말한다. 이를 어겼을 경우 정학이나 낙제점 부과 등 처벌이 따르게 된다. 프린스턴, 스탠퍼드, 미시건대학 등 일부 학교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2년 과정의 디플로마 프로그램으로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학생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세계적인 시각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고교 생활 중 영어, 외국어, 개인과 사회, 실험 과학, 수학과 컴퓨터 과학, 예술 등 6가지 영역에서 제공되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된다. ▶International Student Office=외국 출신 유학생을 담당하는 대학내 부서로 유학생이 처음 학교에 가자 마자 찾아가야 할 곳이며 유학생의 학교 등록, 취업, 학교생활 등 전반적인 문제를 도와주고 있다. ▶Ivy League=동부와 북부의 명문대학 8곳을 가리킨다. 하버드, 예일, 코넬, 프린스턴, 다트머스, 컬럼비아, 유펜, 브라운이다. ▶Ivy Plus League=아이비리그 대학에 MIT와 스탠포드 대학을 덧붙여 이렇게 부른다. ▶Legacy Admission=대학 지원자중 부모나 조부모가 그 대학을 졸업했거나 거액의 기부자인 경우 입학을 시켜주는 특례 입학제도다. 합격률은 입학이 매우 어려운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도 30%를 훨씬 웃돌만큼 높다. ▶Liberal Arts(리버럴 아츠)=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어학 등의 기초 과목을 가리킨다. 이런 과목만을 가르치며 학부만 있는 4년제 대학이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경영학 석사''로 학문적인 측면만 추구하는 일반적인 경영학과 석사학위와는 다르다. MBA는 경영이론을 실제상황에 적응시키는 훈련을 하는 전문 실무 과정이다. 통상 2년 과정이나 1년 짜리도 많다. 장병희 기자자녀 마켓 최근 자녀 마켓 목록 지출 계획
2022.07.10.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