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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어떤 봄

진분홍 꽃잎을 무슨 축복인양 덮고   초록의 숲길에 멈춰선 차 한대       생의 운전대를 놓고 사라진 가장의   길은 보이지 않고   일그러진 손잡이가 꼬옥 닫아 놓은 계절 그 안에   반짝이는 이름표를 잃어버리고 엉겨 있는 식솔들         믿을 수 없다는 듯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웅크린 작은 냄비 안에   물기없이  말라가는 숟가락 하나가 안겨 있다   언젠가는 반듯하게 펴질 거라 믿으며   구겨진 날들을 견뎌온 이불 위로   태연하게 햇살 누워있는데       가훈인 듯 유서인 듯   유리창마다 푸른 이마를 대고   여전히 길을 찾고 있는 식솔 하나   S  M  I  L  E   웃을 수 없던 날들   울고 싶었던 날들이     환하게 웃으며   울컥울컥 쏟아내고 있는 봄 윤지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진분홍 꽃잎 식솔 하나 숟가락 하나

2023.09.15. 17:58

[글마당] 어떤 봄

진분홍 꽃잎을 무슨 축복인양 덮고   초록의 숲길에 멈춰선 차 한 대       생의 운전대를 놓고 사라진 가장의   길은 보이지 않고   일그러진 손잡이가 꼬옥 닫아 놓은 계절 그 안에   반짝이는 이름표를 잃어버리고 엉겨 있는 식솔들       믿을 수 없다는 듯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웅크린 작은 냄비 안에   물기없이  말라가는 숟가락 하나가 안겨 있다   언젠가는 반듯하게 펴질 거라 믿으며   구겨진 날들을 견뎌온 이불 위로   태연하게 햇살 누워있는데       가훈인 듯 유서인 듯   유리창마다  푸른 이마를 대고   여전히 길을 찾고 있는 식솔 하나   S    M     I     L     E   웃을 수 없던 날들   울고 싶었던 날들이     환하게 웃으며   울컥울컥  쏟아내고 있는 봄 윤지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진분홍 꽃잎 식솔 하나 숟가락 하나

2023.05.19. 17:44

[글마당] 6월의 주문

진분홍 꽃잎 몇장 덮어쓰고   후미진 길가에 삐딱하게 멈춰선 차 한 대       한때 생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던 식솔들   차례로 눈 감았는데       햇살 쏟아지는 운전대 흰 종이에 위에   반듯하게 누워 혼자 웃고 있는       smile       아직 버리지 못한   아직 버려지지 않은   생의 꿈틀거림 윤지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주문 진분홍 꽃잎

2022.06.0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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