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구입’ 보다 ‘렌트’가 좋아요”
워싱턴 메트로 지역이 LA, 마이애미와 함께 렌트살이하는 세입자들의 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내 집 구입보다는 ‘렌트’를 선호하는 멜레니얼 세대가 급증하면서, 워싱턴 지역에 ‘주택소유’보다 ‘렌트’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온라인 아파트정보업체 렌터카페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지역에서 렌트 거주자가 자가소유 주택 거주자보다 많은 지역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와 메릴랜드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였다. 워싱턴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인 페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아파트나 주택을 임대하는 세입자들의 비율이 자가소유 보다 훨씬 많다. 이중 2010년 당시 세입자 비율이 44%였던 메리필드의 경우, ‘모자이크 디스트릭’의 성공적 재개발 이후 2019년 현재 64%까지 늘었다. 메릴랜드 이스트 리버데일의 경우도 38%에서 56% 늘었다. 버지니아 아이들리우드, 헌팅턴, 링코니아 페어옥스의 주민들 중에도 주택이나 아파트를 렌트하는 세입자들이 대세가 됐다. 메릴랜드 로럴, 칼리지 파크, 그린벨트 지역도 사정은 같다. 부동산 전문가 더그 레슬러 씨는 “밀레니얼은 렌트를 무조건 선호한다”고 말한다. “직장의 이동이 잦고, 타주 이사에 거침없는 특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결혼한 30~40대 부부들도 정원관리나 리모델링 및 주택관리에 번거로움을 느끼는 경우 도심지의 고급 아파트 렌트로 눈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대적인 노후 아파트들의 리모델링과 최고급 아파트들의 건설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메릴랜드 베데스다 지역과 버지니아 그로브턴, 알링턴 지역의 경우, 세입자들의 비율이 조만간 주택소유자들의 그것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워싱턴 지역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수입으로 주택 평균 가격이 55만 달러인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부족한 현실적인 원인도 있다. 자료에 따르면 45세 미만의 워싱턴 지역 세입자 평균 연수입은 5만달러다. 고임금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된 북버지니아의 경우, 메리필드 지역 렌트 세입자들의 연평균 수입은 9만8,000달러로 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돈이 없어서 월세살이를 한다는 소리는 옛 말”이라면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한 렌트 세입자들의 숫자는 앞으로도 고공행진 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현수 기자
2021.10.15.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