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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열심히 살고 있다는 착각

요즘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쉽게 말한다. 바쁘다, 힘들다,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다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루하루는 피곤했고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늘 무언가에 쫓기듯 시간을 보냈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최선을 다한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하루에 무엇을 이루기 위해 살고 있는 걸까. 지금의 이 바쁨은 정말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향하고 있는 걸까. 질문은 단순했지만, 쉽게 넘길 수는 없었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저마다 새로운 목표와 지향점을 정비한다. 나 역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 분명 힘들게 살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하나씩 떠올리고, 그 목표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짚어보자 마음이 불편해졌다. 애써 버틴 시간에 비해, 목표를 향해 분명하게 움직인 순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를 찬찬히 떠올려 보면 나는 분명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급한 일에 반응했고, 해야 하니까 하는 일들을 처리했고, 그렇게 하루를 채웠다. 그러나 그 일들 중 상당수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와 직접적으로 닿아 있지 않았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방향은 흐릿했고, 피곤했지만 남는 것은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착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착각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었다.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노력이라는 믿음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오래 고민하는 데서 안도감을 얻는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말, 더 생각이 필요하다는 말은 실행을 미루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에게 시간을 벌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고민은 언제나 같은 무게를 가지지는 않는다. 고민은 달려가다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무엇을 고민할 수 있을까. 해보지도 않고, 부딪혀보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고민은 방향을 잡아주기보다 오히려 멈춰 서 있게 만든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실행은 점점 더 멀어지는 순간도 있다.   이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은 의외로 일상에 많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시작은 하지 않은 채 방법만 고민하는 순간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할지, 잘할 수 있을지를 먼저 따지다 보면 하루는 그렇게 지나가 버린다. 반면 아주 작은 행동 하나라도 직접 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하나의 시도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드러낸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그리고 무엇을 더 해볼 수 있는지가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한다.   직접 해보는 과정 속에서 방향이 생기고 기준이 만들어진다. 그제서야 고민은 의미를 갖는다. 이미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해왔는지 살펴보고, 그 방식을 참고해 실행해보고, 결과를 점검하며 다시 수정하는 과정. 우리가 말하는 노력은 어쩌면 거창한 결심이나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이런 작고 반복적인 행동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가’ 대신 다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오늘 나는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그 일은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한 행동이었는가. 얼마나 피곤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나라도 해보았는지를 기준으로 하루를 바라보려 한다. 하루를 평가하거나 다그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은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했는가. 지금의 그 바쁨과 고민은, 정말로 당신이 원하는 곳을 향하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열심히 사는 법을 더 고민하기보다, 정확히 원하는 것을 향해 하나라도 해보는 용기가 더 필요한 시점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정윤재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착각

2026.01.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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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백수의 왕의 착각

나는 자주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을 본다. 그 속에서 펼쳐지는 동물들의 생존 방식은 경이롭고도 치열하다.     어떤 물고기는 스스로 낚시질을 한다. 이마에서 낚싯줄처럼 가느다란 돌기를 뻗어 그 끝에 작은 미끼를 달고 살랑살랑 흔든다. 이 미끼를 보고 작은 물고기들이 다가오면, 기다렸다는 듯 입을 활짝 벌려 단숨에 삼켜버린다. 악어는 숨어 있다가 목마른 동물들이 물가에 다가오는 순간, 번개처럼 튀어나와 한순간에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매복 사냥의 대가인 악어를 가장 잘 잡아먹는 동물은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가 아닌, 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표범이다. 표범은 악어가 일광욕을 하기 위해 물가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쉬고 있을 때, 살금살금 다가가 잽싸게 목덜미를 물어버린다.     사자는 비록 ‘백수의 왕’이라 불리지만, 나이가 들어 힘이 빠지면 더 이상 무리에서 먹이를 나눠 받지 못하고 결국 외톨이가 된다. 그렇게 늙은 사자는 더 이상 사냥할 수 없어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물로 배를 채우기도 한다.   사자처럼 왕좌에 있던 존재도 결국 세월 앞에서는 힘을 잃고, 한때는 당연했던 것들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문득 거울을 보니 어느새 87세가 된 나 자신을 발견한다.   배가 고프다.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잔뜩 있지만, 정작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음식을 앞에 두고도 젓가락을 들기 어려운 날들이 많아진다. 그럴 때 나는 물을 마신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다. 그 순간, 문득 착각에 빠진다. 혹시 나도 늙어버린 사자처럼, 한때는 기세등등했지만 이제는 물로 배를 채우는 존재가 된 것은 아닐까.   그러나 자연이 그러하듯, 삶도 그러한 것이 아닐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가 살아남는다. 늙어가는 것도 자연의 일부이며,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지혜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물을 마시며, 사라져가는 것들과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서효원 / LA독자 마당 백수 착각 악어가 일광욕 생존 방식 매복 사냥

2025.03.10. 18:46

[마켓나우] 연준의 착각이 불러올 시장의 충격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힘은 막강하다. 통화량 결정을 통해 경기를 죽이고 살린다. 그중에서도 최고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금리를 결정하고 유통 규모를 통제한다.   ‘세계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두 가지 정책목표 달성에 매진한다.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일견 상충하는 목표의 동시 충족이 요구된다. 연준은 이를 위해 살얼음을 밟듯 통화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금리를 올리면 고용이 죽고, 고용 증진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불안해지는 형국이 반복됐다.   금리를 올려 주가를 망가뜨리는 연준은 집권당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1970년대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요구에 시달렸다.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연준이 연거푸 금리를 인상하자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집권당은 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안길 수 있는 연준을 ‘금단의 나무’를 지키는 천사를 바라보듯 주시했다. 큰 선거를 앞둔 해에는 금리 인하를 학수고대했다. 올해와 같이 박빙의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는 해에 연준의 금리 인하는 효과가 특히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연유로 2008년과 2020년처럼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한, 대선이 있는 해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모두가 수긍할 확실한 근거가 필요했다. 그런데도 연준은 지난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예상보다 많은 0.5%포인트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상당수의 FOMC 멤버는 7월 실업률이 4.3%로 높게 나와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물가는 2%대 초반으로 낮아져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졌으니 ‘빅컷’(0.5%포인트 이상) 수준의 금리 인하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간 연준의 고금리 정책에 힘입어 물가상승 목표치인 2%를 향해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낮아지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연준의 이 같은 자화자찬은 내부에서조차 큰 논란을 낳았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익은 승리 선언이 우려스럽다며 빅컷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불행히도 그의 우려는 적중했다. 최근 발표된 9월 고용과 물가 지표는 실업률이 다시 낮아지고 물가는 불안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대선 직후인 11월 8일 FOMC에서 연준이 입장을 바꿀 여지가 커졌다. 그렇게 되면 연달아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혼란을 면할 수 없다. 연준의 착각과 딜레마가 가져올 여파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마켓나우 연준 착각 연준 이사 금리 인하 그간 연준

2024.10.20. 16:49

1등 당첨 착각... 복권 오류에 '정신적 피해' 3억 4천만 달러 소송

 당첨 착각 복권 오류 당첨 착각

2024.02.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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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질서의 착각

하얀 노을들이 춤추는   수평선 위에   두고 온 여섯 달의 탈을 벗긴다   하나씩 다듬어   물 위에 띄워 보낸다   가슴이 뭉클하다   한순간의 길목에서 방황했던 날   무엇을 기대할 수 없었던   질서의 착각에도       바다의 숨소리 들려온 대서양 휘파람       오고 팠었던   겨울의 치마폭   꿈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밤새도록 쫓아오는 미래의 탈출   바다는 잔잔한 꿈의 항해로   바다의 노숙자들   곤한 꿀잠을 자고   떠가는 세상의 물꽃 들   새벽의 바닷길   잊혀진 먼 길의 별자리를 찾아 가고 있다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질서 착각 대서양 휘파람

2023.04.28. 17:43

[한마디] “지금 세대는 자신들이 이전과 이후 세대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다.”

“지금 세대는 자신들이 이전과 이후 세대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다.”   조지 오웰·영국 작가한마디 착각 조지 오웰

2022.06.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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