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최신기사

[문화산책] ‘신이어<新year>’들의 신바람

한국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신이어마켓’이라는 소셜 브랜드 이야기다. 폐지 수거 노인을 넘어서 일하고 싶은 시니어까지 즐겁고 따뜻한 일자리로, 청년과 노년이 함께 일하며, 다양한 세대가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같이 살아가는 브랜드라고 한다.   “‘신이어마켓’은 연장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시니어’를 어르신들 나름대로 발음한 ‘신이어’와 다양한 물건을 파는 ‘마켓’을 합친 말이다. 이곳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어르신을 ‘신이어’, 함께 일하는 청년 구성원을 ‘준이어’라고 부른다. 준이어들이 관련 그림과 글을 예시로 보여주고 신이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시니어를 ‘신이어’라고 부르니, 어감도 신선하고 별안간 확 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새로운(新) 해(year)들이니까 나도 ‘신이어’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준이어’라는 낱말도 그렇고, ‘신이어마켓’이라는 곳이 하는 일도 신선하고 흥미롭다. 신이어들의 삶은 어쩐지 신바람 나고 활기찰 것만 같다.   ‘신이어마켓’은 2030세대가 기획하고, 시니어가 직접 그리고 포장해 탄생한 제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데, 그동안 다이소, 스킨푸드, 우아한형제들, 한국후지필름, 리얼스마켓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협업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심현보 대표는 “어르신들의 문화와 문체, 경험과 능력을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저의 최종 꿈은 저희 부모님께도 지속가능한 소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젊은 세대의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과 같이 어른 세대의 하루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걸 잘 알거든요.”   노인들에게 날씨에 상관없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새로운 일거리를 마주하고 세대 간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도록 하는 것, 청년과 노년이 어우러져 함께 일하는 곳….   바야흐로 온 세상이 고령자 문제로 골치 아픈 판이라서, 이처럼 신선한 발상이 눈길을 끈다. 특히 ‘청년과 노년이 함께’라는 정신이 반갑고 고맙다.   최근 한국에서는 20대 젊은이 인구가 70대 노년 인구보다 적어졌다고 한다. 노년층은 계속 늘어가는 고령화사회, 다른 말로 하면 늙은 나라가 되어간다는 뜻이다. 이건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현대의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여 죽을 사람을 살려내고,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고 있지만, 노년의 삶을 품위 있고 행복하게 하는 일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대책 없이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 잘 사는 일인데…. 하긴, 그건 의학의 영역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숙제다.   지난 10월1일 91세의 나이로 자연으로 돌아간 제인 구달 박사의 장수비결은 여러모로 새겨들을만하다. 먼저 활동적인 삶이다. “일하는 한 늙지 않는다”고 했다. 또 자연과의 교감도 중요하다. “숲은 최고의 약이다”라는 명언도 남겼다. 목적의식도 중요하다. 구달 박사는 “왜 사는가를 아는 사람은 오래 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낙관주의다. “희망은 최고의 항노화제다”라는 경험도 나눴다.   백세 시대의 기준으로 치면 91세는 장수 축에도 못 낄지 모르겠지만, 구달 박사는 90세를 넘어서까지 연간 약 300일 이상 여행과 강연을 계속했고, 은퇴하지 않은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희망을 전하는 과학자’라는 분명한 사명감을 평생 유지하고, 절망 속에서도 행동을 통한 희망을 강조하는 낙관주의자의 긍정적인 삶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이야기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동안 많이 들어온 지혜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실천해야만 한다, 신이어들의 신바람을 위해!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신year 신바람 일자리로 청년 노년 인구 청년 구성원

2025.10.30. 18:43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