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지니 라이스(77세)가 25세 여성의 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부분의 러너가 70세 이후 기록이 급격하게 떨어지지만, 라이스씨는 꾸준한 훈련과 몸관리, 유전적 요인, 건강한 식단 등의 효과로 그렇지 않다”고 소개했다. 라이스씨는 5피트2인치(158센티미터)의 키와 95파운드(44킬로그램)의 몸무게로, 평범한 아시안 여성의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으나, 최대산소섭취량(VO2 max)이 25세 여성 수준을 보이고 있다. 라이스씨의 체력은 학계에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응용생리학저널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작년 런던 마라톤에서 75-79세 세계 여성 마라톤 기록(3시간33분27초)을 세웠다. 바스 밴 후런 네덜란드 마스트리크흐 대학 교수는 “인간이 꾸준한 운동과 타고난 유전적 능력 등으로 기존 노화 패턴을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라이스씨는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20세 이전에 미국으로 이민왔으며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해왔다. 35세 즈음에 체중 조절을 위해 가벼운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결국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든 것이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1년 만에 클리블랜드 마라톤대회의 첫 풀코스를 완주하며 3시간 45분 기록을 세웠다. 라이스씨의 마라톤 최고 기록은 3시간16분이다. 그는 최근 동경마라톤까지 모두 133번 풀코스 완주 기록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이스씨가 크고 건염이나 피로골절 등 마라토너를 괴롭히는 고질적인 부상이 거의 없는 점도 신기해하고 있다. 무리하게 훈련하지 않으며 훈련 사이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부상을 막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라이스씨가 유전적으로 매우 높은 VO2 max 능력을 지녔으며, 심혈관 기능 또한 탁월한 유전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보통의 75-79세 여성은 라이스씨의 VO2 max의 절반 정도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라이스씨는 매주 주행 거리가 평균 50마일에 이르며, 마라톤 준비기간에는 75마일에 육박한다.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 3회 웨이트 트레이닝도 실시한다. 그는 또한 튀김 종류와 설탕이 든 음식을 되도록 피하고, 채소, 생선, 견과류 등을 즐겨 먹는다고 전했다. 라이스씨는 나이 때문에 달리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며, 달리기에 나이는 불필요한 핑계라고 전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한인 체력 클리블랜드 마라톤대회 미주 한인 최근 동경마라톤
2025.04.21. 12:47
“로이스 님의 끝없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직장생활 30년 동안, 그리고 최근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된 스토리’가 알려진 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늘 한결같이 대답한다. 평소에 가꾸어온 체력이라고. ‘에너지 발전소’라는 별명을 가진 나는 커리어 멘토링을 할 때마다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잘러’의 기본은 체력이다”, “20대는 깡으로 버티지만 40대 되면 체력 없으면 절대 못 버틴다”, “새로운 생각과 도전은 체력에서 나온다”, “체력이 있어야 친절한 엄마, 아빠도 될 수 있다” 등을 입에 달고 산다.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 지역에선 어디를 가도 길거리에서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5년 전 실리콘밸리로 옮겨온 뒤 가장 먼저 든 동호회가 달리기 클럽이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 소재 러너스클럽에 나갔다. 검도와 아침 조깅으로 운동을 해왔던 나는 운동도 운동이지만 ‘실리콘밸리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알고 싶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스무명 정도 클럽 참석자 중 절반은 테크 회사들에서 근무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스타트업 창업자 혹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같은 전문 투자자들이다. 둘러서서 간단히 자기소개와 준비 운동을 한 후엔 각자 속도에 따라 정해진 코스로 10㎞ 정도 달린다. 달리기를 마친 후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다. 늘 인상적인 것은 운동에 대한 그들의 진심이었다. 체력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선 다들 철학이 있다. 그들이 꾸준한 운동과 체력 관리에 대해 공통으로 말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다른 사람과 운동을 같이하는 동호회에 참가한다. 이들은 생활의 일부로 달리기와 웨이트닝을 매일 하면서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러너스클럽에 참석해 다른 사람들과 운동을 한다. 혼자 하면 지루함과 단조로움으로 운동을 빼먹거나 중단하기 쉽지만, 운동모임에 나오면 지속력이 높아진다. 또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면서 다른 산업이나 회사 상황에 대해 지식을 갖게 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투자자를 우연히 만나는 비즈니스 기회가 되기도 한다. 둘째, 운동 스낵킹(snacking), 즉 간식 먹듯이 하는 짧은 운동을 일상 속에 집어넣는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연이은 회의로 오후쯤 에너지가 고갈되고 집중력이 흐려지는데, 이때 ‘파워 간식’ 먹듯이 짧은 운동을 한다. 자리에서 스트레칭, 플랭크, 팔굽혀펴기 등을 한다. 5~10분이라도 컴퓨터 스크린에서 눈을 떼 몸의 호흡과 근육에 집중하다 보면 다시 에너지가 생긴다. 러너스클럽에서 자주 만난 한 전문투자자는 아침에 주식 마켓이 시작되면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우면서 운동을 하기가 어려워서 두시간마다 알람을 맞춰놓고 짬 날 때마다 운동을 ‘간식처럼 먹는다’고 한다. 셋째, 정신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러너스클럽에서 만난 사람들은 부사장 직급이든, 일을 막 시작한 새내기이든 매일 일이 주는 중압감과 사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실리콘밸리를 강타한 대량 감원으로 열 명이 하던 일을 대여섯명이 해야 하고, 팀원을 두었던 디렉터들도 팀원 없이 1인 기여자로 일하게 되었다. 업무량도 업무량이지만 언제 정리해고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아침마다 이메일을 여는 것 자체가 무섭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제품 개발, 수익 모델 고민, 조직 운영, 클라이언트 관계 등 일상의 무엇 하나 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운동하는 동안이라도 자신을 떼어놓을 수 있어 심리 관리가 된다. 여러 번 창업에 성공한 한 스타트업 투자자는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안고 달리기를 시작하지만 마칠 때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어 2개 정도만 남는다”라며 창업자들에게 달리기를 권유한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일상의 스케줄을 갖고 있지만, 공통으로 운동과 체력관리에 우선순위를 둔다. 애플 CEO 팀 쿡은 “운동을 하면 건강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운동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내 개인뿐 아니라 우리 회사의 우선순위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자녀 5명을 키우는 워킹맘인 수잔 워치스키 전 유튜브 CEO도 “나는 아침 일찍 운동한다. 머리를 맑게 해주고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이다”라며 아침 운동을 예찬했다. 필자도 낮에는 여러 가지 실리콘밸리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밤에는 책을 쓰고, 또 한국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면서 갭이어를 보낼 수 있던 원동력은 아무리 바빠도 매일 달리기나 걷기, 수영, 검도 등으로 땀을 흘리면서 키워왔던 체력이었다. 체력이 되어야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김경숙 / 전 구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디렉터실리콘밸리노트 실리콘밸리 체력 스타트업 창업자들 실리콘밸리 알바생 실리콘밸리 지역
2024.06.23.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