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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죽음을 강요받는 북한군의 비극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은 단순한 국제 뉴스가 아니다. 그 참혹한 전장의 이면에는 북한 병력이 러시아 측에 파병되어 용병처럼 싸우고 있으며, 적지 않은 희생이 발생하고 있어 우리 가슴을 무겁게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포로가 되느니 자결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졌고, 일부 병사들은 이에 순응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비극 중의 비극이다.   젊은 청춘들이 무엇을 위해 타국의 전쟁터로 보내지고 있는가. 조국 방위도 아닌, 민족의 생존과도 무관한 전쟁에서 그들은 ‘용병’이라는 이름으로 총을 들고 있다. 그들의 선택이었는가. 아니면 체제의 명령이었는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실전 경험을 쌓고 군사기술이나 과학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까지 나오니, 소중한 인간의 생명이 전략적 거래의 수단으로 전락한 듯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북한 정권은 오래전부터 인권 경시로 국제사회의 우려와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전쟁터에서의 강압적 지시와 희생 강요, 군인들의 참전수당 착복 의혹까지 더해진다면 이는 단순한 체제 문제를 넘어 인간 존엄성의 파괴라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생명은 그 어떤 체제의 유지나 정치적 흥정의 대가로도 대신 될 수 없다. 한 청년의 목숨은 체제보다 무겁다. 이 단순한 진실을 외면하는 순간, 어떤 나라도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 총알받이로 내몰린 청년들의 부모와 가족을 생각하면, 같은 한민족으로서 참담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안보 현실을 돌아보는 일도 절대 가볍지 않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계 태세 완화 논란, 접경 지역 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등은 국민으로 하여금 불안을 느끼게 한다. 물론 평화를 위한 노력은 중요하다. 대화와 긴장 완화는 지향해야 할 가치다. 그러나 평화는 힘의 공백 위에 세워지지 않는다. 굳건한 대비 태세가 있을 때 비로소 평화도 설득력을 갖는다.   안보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지나친 강경론도, 무조건적 낙관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 병사들이 타국 전장에서 희생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체제의 비정함을 비판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대비 태세를 냉철히 점검해야 한다.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다. 6·25전쟁의 총성이 멎었다고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청년의 생명을 소모품처럼 다루는 북한체제의 그림자를 보며 우리는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경계선의 긴장을 완화하거나, 경계심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총 대신 삼단봉을 들 수 있다는 건, 국가를 지킬 의지가 가벼워졌다는 얘기다. 강한 안보 위에 인권과 평화를 세우는 나라,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총알받이로 내몰린 북한 청춘들의 비극이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흔들림 없는 안보 의지와 분명한 가치관으로 자유와 인간 존엄을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자 책무일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발언대 북한 강요 희생 강요 체제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2026.02.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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