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기자의 눈] AI 모르면 자녀 교육도 어렵다

지난 1월, 아빠가 됐다. 이제 7개월된 예쁜 딸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025년생인 아이는 세상에 나올 때부터 ‘인공지능(AI) 네이티브 세대’가 됐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인공지능은 공기처럼 존재할 것이고, 아이는 그것을 당연한 환경으로 받아들이며 자라날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PC를 사용하면서 자랐고 성인이 돼서는 모바일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어떤 ‘혁신’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사회 전반에 변화를 몰고 올 AI 시대가 되니 부모인 나는 아이가 어떻게 적응할지 벌써 고민이 깊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AI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상당수의 대학은 강경하게 금지한다.     실제로 조지타운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는 학생들이 과제에 챗지피티 같은 AI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첫 위반은 0점을 주고, 두 번째는 아예 낙제를 시키며 학문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반면 플로리다 대학교는 아예 교양과정에 AI 수업을 포함해 모든 학생이 관련 과목을 이수하면 ‘AI 수료증’을 주는 제도를 운용한다.     한쪽에서는 위험하다며 막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래를 대비한다며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이 과제를 고치거나 보완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AI에게 과제 전체를 맡긴다는 답변도 15%에 달했다.   교육의 방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자리 전망은 더 불안하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2022년 말 이후 20세 초중반 사회초년생들의 경력을 추적한 결과, AI 노출이 높은 직업군은 고용이 13%나 줄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우 무려 20%가 감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AI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최대 3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은 다소 균형 잡힌 전망을 했지만, 그래도 약 9200만 개의 직업은 없어지고 1억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최근 멜라니아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대통령 AI 챌린지’를 출범시켰다. 구글, 오픈AI, IBM 같은 기술 기업들과 손잡고 미국 전역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AI 활용 프로젝트를 공모하는 대회다. 올해 12월까지 참가 신청을 받아 내년 봄 지역대회를 거쳐 백악관 결선 무대에서 우승팀을 뽑고, 상금 1만 달러까지 주겠다고 한다. 학교 현장에 AI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모 입장에서 더 고민되는 지점은 세대 간 격차다. 삼성전자가 여론조사 기업 모닝컨설트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88%는 “아이의 미래 교육과 직업에서 AI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정작 81%는 학교 수업에 AI가 포함돼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뜻이다.   UN 산하 연구기관인 UNICRI에서는 부모와 아이의 AI 문해력 차이를 줄이기 위해 “소통하고, 배우고, 설명하라”는 3단계 원칙을 제시했다. 부모가 먼저 배우고 경험해야 아이와 제대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등장 이후 태어난 모든 아이는 앞으로 AI와 함께 호흡할 것이다. 문제는 부모 세대가 아이의 앞길을 안내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AI와 함께 살아갈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 답을 찾으려면 부모 세대가 먼저 AI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용기를 내야 한다. 조원희 / 논설실 기자기자의 눈 자녀 교육 최근 교육 초중반 사회초년생들 조지타운 대학

2025.09.09. 18:25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