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인 대표’ 의원 이름값 하라
최근 미주한인유권자연대 (KAGC)가 발표한 ‘한미관계 및 한인사회 주요 입법 현황 보고서’에 드러난 한인 정치력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제118회기(2023~2025년) 동안 한인 및 한미관계 관련 법안·결의안이 총 120건 발의됐지만 실제로 제정된 것은 11건에 불과했다. 통과율은 고작 9.2%다. 또, 상·하원을 통틀어 법안 발의 상위 5명 중 한인 의원은 앤디 김 의원이 유일했다. 한인 사회의 성장과 영향력에 비해 정치적 존재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와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다. 그러나 지금 이민 사회가 처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와 함께 강화된 이민 단속, 추방 확대, 비자 심사 강화, 관세 압박 등은 한인 가정과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민정책의 방향이 ‘보호’가 아닌 ‘배제’로 흐르고, 통상정책이 ‘협력’이 아닌 ‘압박’으로 변하는 지금, 한인사회를 대변할 정치적 목소리가 절실하다. 한인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분야는 분명하다. 불법체류자 구제 절차 개선, 시민권 및 가족이민 절차 간소화, 관세로 인한 피해 보전 대책 마련, 한미 경제·외교 강화를 위한 실질적 입법 활동 등이다. 한편 한인 유권자들도 더 적극적으로 정치 참여에 나서야 한다. 지역구 의원들에게 구체적인 요구를 전달하고, 입법 성과를 평가하며, 필요하면 비판의 목소리도 내야 한다. 정치인은 유권자의 관심만큼 움직인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표들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꾸준히 감시하고 참여하는 것이 곧 정치력의 근간이다. 한인 의원들이 ‘한인 대표’라는 명패에 걸맞은 이름값을 해주길 촉구한다.사설 이름값 한인 한인 의원들 한인 정치력 최근 미주한인유권자연대
2025.10.08.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