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할리우드, 여러 명과 동거 인정, 등록제 도입 추진
서로 합의하에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 최근 웨스트할리우드 시의회가 일부일처제를 고집하지 않고 상대의 다양한 연애 및 동거 관계를 인정하는 ‘폴리아모리(Polyamory)’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웨스트할리우드 시의회는 지난 2일 다자간 동거 관계 등록제 도입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세부안을 마련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6개월 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해 시의회에 보고하게 되며, 이후 표결 절차를 거쳐 최종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첼시 리 바이어스 시의원은 “우리 지역에는 다양한 생활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은 우리 커뮤니티의 일부”라며 “이런 사람들도 제도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웨스트할리우드 시의회는 폴리아모리를 비롯한 다양한 가족 형태 및 관계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례안도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는 차별 금지 목록(인종·종교·성별)에 ‘가족의 형태’를 보호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오는 4월부터 시행된다. ‘가족의 형태’라는 정의에는 폴리아모리뿐 아니라 비전통적 가족 형태 전반이 보호 범위에 포함된다. 여러 명과의 다자간 동거 또는 연애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은 단순한 정책 도입을 넘어 가족의 정의와 권리를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LA 지역 한 교회에서 목회자로 활동 중인 김모 씨는 “사회적으로 최소한의 기준 같은 게 점점 더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한국에서도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웨스트할리우드의 사례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비전통적 가족 형태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은 웨스트할리우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은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2인 이상 관계를 포함하는 동거 파트너십 조례를 도입했으며, 2021년 케임브리지와 알링턴시도 이를 확대 적용했다. 이들 도시는 등록된 다자 관계 구성원에게 병원 방문, 자녀 인도, 일부 행정 권한 등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북가주에서는 버클리와 오클랜드가 지난 2024년 가족 구조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다. 해당 조례는 폴리아모리 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호 대상으로 명시하고, 주거·고용·서비스 제공 과정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아스토리아,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도 유사한 보호 정책이 추진되거나 논의 중이다. LA타임스는 웨스트할리우드 사례를 통해 기존 제도가 ‘부부 중심’ 구조를 전제로 설계돼 법적 배우자가 아닌 관계에서는 병원 면회나 자녀 인도, 주거 계약 등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제약이 발생해왔다고 18일 보도했다. 또 다자간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할 경우 보험·세금·상속·복지 등 기존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공공 보험 적용 범위 확대 등 행정적 부담을 이유로 제도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일각에서는 관련 조례가 전통적 가족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웨스트할리우드 폴리아모리 웨스트할리우드 시의회 최근 웨스트할리우드 이날 웨스트할리우드
2026.03.18.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