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단속 등을 통해 체포된 이민자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추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민 법원 판사의 명령이 내려지기도 전에 체포자를 해외로 추방한 뒤, 뒤늦게 법원으로부터 추방 명령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영리단체인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추방이 이뤄진 뒤 나중에 최종 추방 명령이 내려진 사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최소 132건에 달하고 있다. 이민법 체계상 비시민권자의 추방은 체포 이후 이민법원 심리를 거쳐 판사가 최종 명령을 내려야 집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는 법정에서 추방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갖는다. 그러나 실제 사례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끝나기 전에 당사자가 이미 해외로 추방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최근 이러한 사례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단속 강화와 추방 집행 속도 경쟁을 꼽고 있다. 오완석 변호사는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가면 심리와 항소 절차 때문에 최종 판결까지 2~3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 경우 추방 집행이 지연되기 때문에 행정부 입장에서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먼저 추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내 대규모 추방을 추진하면서 일정한 목표나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압박이 있을 수 있다”며 “추방을 먼저 집행한 뒤 나중에 서류를 맞추는 방식이라면 명백히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보고서에는 롱아일랜드에 살던 한 이민자가 지난해 10월 출근 중 이민 단속 요원들에게 체포된 사례도 담겨 있다. 마리오씨는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지난 2018년에 입국했으며 이후 ‘특별 이민 청소년 신분(SIJ·Special Immigrant Juvenile)’을 취득해 영주권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범죄 기록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리오는 체포된 뒤 텍사스 구금시설로 이송됐고 이후 엘살바도르로 송환됐다. 마리오의 변호인은 “최종 추방 명령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추방이기 때문에 명백히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마리오 역시 “어떠한 출국 서류에도 서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연방 당국은 정책적으로 추방 절차 자체를 더 빠르게 진행하려는 시도도 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이민 판사의 결정에 대해 이민항소위원회(BIA)에 제기할 수 있는 항소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0일로 단축하고, 상당수 항소를 신속히 기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조치가 항소 절차를 약화해 추방을 더 빠르게 진행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연방 법원은 지난 3월 해당 규정의 핵심 조항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항소 기간을 지나치게 단축하고 자동 기각 절차를 도입한 조치가 이민자들의 실질적인 항소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제9연방항소법원은 최근 가주 정부가 추진했던 이민 단속 요원의 신분 공개 의무화 법안도 무효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법이 연방 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주 정부가 연방 공무원의 신분 공개 방식과 시점을 규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한길 기자트럼프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 추방 명령 추방 집행
2026.04.23. 22:4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피난처 도시’에 대한 대규모 추방 집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장은 이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추방 정책에 대해 뉴욕에서도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담스 시장은 16일 뉴욕시경(NYPD)과의 공공안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추방 집행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연방정부가 불법이민자에 대한 추방 집행을 담당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민 단속 요원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뉴욕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공포에 떨면서 살아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담스 시장은 중범죄 이력이 있어 뉴욕시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단속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중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체류자 등 27명의 갱단원을 적발한 바 있다”며 “이 경우에는 뉴욕시가 정보를 제공하는 등 협력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도시 안전에 해를 끼치는 경우에는 뉴욕시가 적극적으로 불체자 정보를 이민 당국에 전달하고, 범죄자를 처벌하거나 추방하는 데 협조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도시 안전에 해를 끼치는 범죄’라는 부분에 대한 해석은 모호한 부분이 있어 이민 옹호단체들은 아담스 시장이 피난처 도시 수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연방 이민당국의 경우, 이민법을 어기고 불법체류를 하는 것 또한 중범죄로 여기고 단속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담스 시장은 최근 뉴욕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것과 관련,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단속 집행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연방정부가 ICE 작전을 펼치는 것을 방해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주말 시위에는 5만명이 참가했는데 단 14명만 경미한 위반으로 체포되는 데 그쳤다”고 칭찬하고, “시위 중 폭력적인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시에서는 이번 주말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추방정책 등에 반대하는 집회가 예정돼 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뉴욕시장 대규모 추방 집행 대규모 추방 가운데 뉴욕시장
2025.06.17.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