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화 깜짝 반등', 美 달러 약세가 만든 착시 현상
캐나다 달러(루니)가 최근 미 달러 대비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두고 통화가 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다른 자원 수출국 통화보다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미 달러를 제외한 교역 기준으로 보면 최근 두 달 동안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올해 들어 캐나다 달러는 호주 달러 대비 4.5%, 뉴질랜드 달러 대비 3.5% 하락했다. 금과 은,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원유 가격도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자원 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특히 성장세가 강한 아시아 지역을 최대 교역 상대로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반면 캐나다는 이런 강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향해 보이는 적대적인 태도도 투자 심리를 짓누른다. 글로벌 외환 투자자 입장에서 비슷한 자원 통화인 캐나다와 호주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선택은 명확하다. 호주는 캐나다보다 금리가 높고, 호주 달러는 가격 변동성이 큰 산업용 금속과 더 밀접하게 움직인다. 반면 캐나다 달러는 에너지 가격 의존도가 높고 교역 조건도 호주보다 불리하다. 최근 투자자들의 포지션에 변화가 감지되긴 했다. 캐나다 달러 순매도 물량이 줄어들며 202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를 캐나다 달러 강세에 대한 믿음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다. 미 달러 약세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캐나다 달러가 상대적인 반사 이익을 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달러 지수는 1.6% 하락했다. 캐나다 달러는 1월 중순 미화 72센트 아래로 떨어졌다가 최근 74센트 선을 넘보고 있다. 다만 미 달러를 제외한 교역 가중 기준으로는 연초 이후 1%, 지난해 여름 이후로는 3% 하락한 상태다. 투자자들의 선호도 차이도 극명하다. 호주 달러 순매수 계약은 2만6,000건에 달하는 반면 캐나다 달러는 보합 수준에 머물러 있다. 멕시코 페소 9만 건, 브라질 헤알 3만1,000건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외환 시장은 2026년 가장 유망한 통화로 호주 달러를 꼽는다. 중국의 성장세와 금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주의 경제 구조를 높게 평가한 결과다.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서도 캐나다 달러가 유독 경쟁국 통화에 밀리는 배경을 두고 시장의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캐나다 달러가 전통적인 자원 통화 지위를 잃어가는 배경에는 산업 구조의 차이가 있다. 호주 달러는 친환경 전환에 필수적인 산업용 금속 가격과 연동되지만, 캐나다 달러는 여전히 화석 연료인 에너지 가격에 발이 묶여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이 캐나다 달러에게는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진 트럼프 리스크는 캐나다만의 특수 위험 요소다. 투자자들은 캐나다 달러를 단순한 원자재 통화가 아닌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에 노출된 불안정한 자산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당분간 루니화가 미 달러 대비 조금 오른다고 해서 성급하게 강세를 낙관하기보다는, 다른 주요 통화와 견줘 어느 수준인지 따져봐야 한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루니화 현상 캐나다 달러 반면 캐나다 호주 달러
2026.02.11.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