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한국 시장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 온통 흰빛으로 가득하다. 당시 부유층은 혼례복인 활옷이나 다양한 색의 한복으로 화려함을 과시할 수 있었지만, 서민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옷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흰색은 또한 선비들의 옷차림이기도 했다. 이러한 단조로움에서 벗어난 거의 유일한 예외는 남색의 학교 교복이나 비즈니스 정장 정도였다. 한국에서는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이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옷은 사회적 역할과 신분을 나타내는 기능적 요소에 가까웠고, 개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여겨지지 않았다. 이런 오랜 단색의 전통을 고려하면 오늘날 한국 패션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변화는 더욱 극적으로 보인다. 지금 한국의 패션쇼 런웨이와 거리에는 창의성과 실험 정신이 넘쳐난다. 한국 패션계는 많은 디자이너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패션의 활력은 전문 디자이너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반인들 역시 자신만의 스타일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하루의 일이 끝난 뒤 거리로 나서면 개성 넘치는 옷차림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주말의 도시 번화가나 쇼핑몰은 패션을 즐기고 관찰하는 좋은 무대가 된다. 전통과 규범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일수록 개인의 표현은 더 눈에 띈다. 패션이라는 개념이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때, 그것은 이전까지 흰색으로 채워져 있던 캔버스 위에 새로 그려지는 색채와 같았다. 한국 사회는 20세기가 시작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세계 곳곳의 패션과 사상이 유입됐고, 그중 상당수는 서구에서 들어 온 것들이었다. 동시에 과거에는 부유층만 입을 수 있었던 화려한 옷차림이 삶과 자유, 그리고 표현의 권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점차 일반 대중에게도 확산되었다. 단순한 옷차림의 변화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창의성이 드러나는 문화적 변화의 시작이었다. 디자이너들은 외부에서 들어온 문화와 전통적인 요소들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재료들이 하나의 팔레트가 되어 새로운 패션을 탄생시키고 새로운 사고방식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통과 실험 사이의 흥미로운 긴장도 나타난다. 한편에서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는 과감한 실험적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과거를 넘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이러한 역설 속에서 한국 패션의 독특한 특징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러한 패션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패션위크와 패션쇼, 신인 디자이너 공모전 등 여러 프로그램이 정부의 지원 속에서 열리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인 사회와 정부가 때로는 매우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들의 성공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하지만 예술의 첫 번째 원칙은 대비성이다. 한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질서와 규범을 중시하는 사회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내부에는 다양한 방식의 창의성과 도전이 공존하고 있다. 더 넓은 역사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러한 대비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일본이 한국을 ‘흰색의 나라’ 라고 불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세계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다채로운 색채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실험 정신의 결합을 통해 빈 캔버스에 새로운 색과 스타일을 마음껏 그려 넣고 있다. 로버트 털리 /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 회장K컬처에 빠지다 캔버스 한국 한국 패션계 세계 패션계 한국 사회
2026.03.09. 20:28
‘한지 캔버스’ 작품으로 유명한 김경애 작가의 ‘사막 물고기’ 초대전이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다운타운 페이스 A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한국을 떠나 이방인이 되어 건조하고 적막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나날들을 묵상하다 디아스포라의 삶과 연결해 사막을 그림의 소재로 선택했다”며 “디아스포라의 삶은 사막을 지혜롭게 살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서양화의 재료와 화법을 접목해 새로운 작품을 추구한 김 작가는 지난 20년 동안 한지 캔버스로 작업을 해왔다. 김 작가는 2004년과 2011년 열린 개인전을 통해 한지 캔버스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신만의 이 독창적 작업을 보호하기 위해 2011년 특허권 신청도 했다. 김 작가는 “고해 작업 후 정제된 한지 원료를 캔버스에 올려 말린 질감이 있는 독특한 캔버스를 2004년부터 한지 캔버스라 부르게 됐다”며 “만드는 과정은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지만, 완성한 후에는 종이 표면의 질감이나 색상이 너무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먹물이나 목탄, 펜 등과 함께 아크릴 물감, 동양화 물감, 오일 물감 등 동서양의 재료를 표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한다. 이번 초대전에서 기존의 한지 캔버스에 그린 그림과 함께 작은 한지 종이를 직접 떠서 건조 후 먹과 함께 그린 수묵 채색 그림 등 5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전통 사군자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도 선보인다.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LA 아트쇼에도 2회 참여했으며 현재 남가주 한인 미술가 협회와 남가주 서울대 동문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오프닝 리셉션은 15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주소:1458 S.San Pedro St, #320 LA ▶문의:(213)700-9203 이은영 기자캔버스 김경애 한지 캔버스 한지 종이 한지 원료
2023.04.09. 21:12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E.K. 아트 갤러리 유니스 김 관장이 사진전 ‘영원한 꿈(forever dream)’을 개최한다. 2016년 로버트 그래함 갤러리 초대전 ‘그림자 속 꿈(Dream in Shadow)’, 2018년 ‘끝없는 꿈(An Endless Dream)’에 이은 세 번째 사진전이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김관장이 2016년부터 미국을 포함 한국, 중국, 유럽 등을 여행하며 카메라에 담은 풍경, 자연, 사물 등 70여점이 전시된다. 유니스 김 관장은 “올해 사진작가로서 꿈의 여정을 시작한 지 10년째”라며 “사진 작업은 끝없는 삶에 대한 도전과 용기로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액자 안 보트 매트 없이 바로 사진을 넣어 프레임한 플로팅 작품 5~6점을 포함해, 매트, 세미 글로시, 캔버스, 메탈 등 다양한 재료에 프린트한 신선한 사진작품이 소개된다. 또 이벤트홀, 갤러리 입구, 1층 중앙 공간, 2층 전시관, 가든 등 E.K. 아트 갤러리 안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작품 전시로 생활 속에서 작품 관람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영원한 꿈(forever dream)’ 사진전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열리며 오프닝 리셉션은 21일 오후 6시부터다. ▶주소: 1125 Crenshaw Blvd. LA ▶문의: (323)272-3399 이은영 기자유니스 캔버스 캔버스 메탈 메탈 프린트 작품 전시
2023.01.15. 16:30
지난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부에나파크의 더 소스몰에서 열린 9-12학년 미술 전공 학생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의 전시회가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은 아트 스쿨 ‘인 아트(원장 엘리 배)’에서 장래의 미술가를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한인 청소년들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의미로 전시회를 기획했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모두를 위해 캔버스에 용기와 위로를 그려냈다. 인 아트는 2000년 LA 한인커뮤니티에서 장래의 미술가를 꿈꾸는 한인 청소년들의 대학 입시에 도움을 주고자 오픈한 입시 전문 컨설팅 미술학원이다. 인 아트는 지난 22년 동안 IVY League 와 미국 TOP 명문 대학의 미술 전공 입학과 일반 입학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과 시스템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왔다. LA를 비롯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라크라센터에 브랜치를 오픈한 인 아트는 다양한 인종들의 학생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업그레이드 된 미술 이론과 실기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이번에 부에나파크에 3호점 브랜치를 오픈했다. 특히 지난 주말에 열린 9-12학년 학생들의 전시회는 부에나파크 3호점 오픈을 기념하며 In Art 내에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비영리단체 ‘YS Foundation’ 에서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현재 YS 파운데이션은 장애인과 시니어들에게 아트를 가르치며 노숙자를 돕는 Heart Share Club LA (회장 – Eric Park , Loyola High 12th)와 벽화를 그리는 Heart Share Club La Crescenta ( 회장 Emily Im, La Canada High School 12th )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돕는 Heart Vision Club (회장 Hyojin Park, CSART 12TH )으로 조직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3개 클럽의 학생들이 미술 작품을 통해 성장하고 새로운 세상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개막했었다.이날 전시회에는 특별히 부에나파크 써니 박 시장이 직접 전시회장을 찾아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인아트의 엘리 배 원장은 “ 인 아트 내의 비영리단체 YS 파운데이션을 통한 다양한 활동으로 커뮤니티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예술지망생 배출에 힘껏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캔버스 용기 3호점 오픈 heart share heart vision
2022.08.15. 16:12
캘리포니아의 빛에서 영감 받은 색의 구성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전시 ‘컬러 박스’가 갤러리 파도(관장 줄리엔 정)에서 다음 달 12일까지 열린다. 미국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폴란드 출신 작가 아니타 쿠하르츠크는 2019년 캘리포니아로 이주 후 캘리포니아 날씨가 선사하는 빛의 색깔에 매료됐다. 쿠하르츠크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빛이 주는 신비로움, 시각적 경험을 넘어 영적이며, 나아가 다양한 감정으로의 전환까지도 의도했다”고 밝혔다. ‘컬러 박스’전은 하늘, 풍경, 빛 자체의 색상 등 세 가지 주제의 오일 페인팅과 조각 ‘Ab Ovo: 처음부터’라는 라틴어 작품 타이틀로, 중후하게 반짝이는 에그알 조각상을 갤러리 중앙에 설치했다. 갤러리 파도 측은 “캘리포니아 하늘의 선셋에서 보이는 색상, 바다 위로 떨어지는 햇살의 파편, 초록 벌판 위로 물든 풍경 등 캔버스에 표현된 색채에 대한 명상적 감상이 작품과 교감하는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주소: 5026 Melrose Ave. LA ▶문의: (310)922-9100 이은영 기자미국 캔버스 폴란드 출신 하늘 풍경 폴란드 작가
2022.01.30.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