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의 커피숍들이 ‘낮에는 커피 전문점으로 저녁에는 와인바’로 변신하며 수입원 다각화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이비즈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주에 있는 커피숍은 뉴욕(8413개)과 텍사스(6979개)를 합한 것보다 많은 1만5667개였다. 이 중 LA에만 커피숍이 3552개가 있다. 가주 내 커피숍 5개 중 1개는 LA에 있는 셈이다. 특히 LA한인타운이 커피숍 메카로 자리를 잡으며 커피숍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와중에 인플레이션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원두와 우유를 포함한 비용은 대폭 상승하면서 매출 마진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커피숍보다 수익성이 나은 와인바 운영으로 수익 증대를 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커피숍 관계자들은 “와인바 고객이 커피숍 단골로도 바뀌고 반대인 경우도 꽤 있어서 고객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 올림픽 불러바드 선상의 엠코(MCO)는 낮엔 커피를 주력으로 판매하지만, 저녁에는 와인바인 ‘레드룸’으로 운영하고 있다. 붉은 조명을 활용해 주점 특유의 분위기를 구현한다. 6가와 하버드 인근의 쓰리타임(3THYME)은 지난해부터 저녁에는 와인바(NiteThyme)로 전환해서 영업하고 있다. 지셀라 윤 매니저는 “타운 내 커피숍은 많아서 경쟁이 치열한 반면, 와인바는 많지 않아서 틈새시장을 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료 색깔, 원두 품질, 가게 인테리어 등 하나라도 다른 커피숍과는 확실히 차별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한류 덕에 소주, 막걸리도 찾는 고객이 늘어서 한국 주류 메뉴도 출시했다는 게 윤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외 올림픽 불러바드와 카타리나가 만나는 M플라자 2층에 위치한 M카페 역시 향후 수개월 내로 와인바를 론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와인바 운영을 넘어서 주류 판매를 열심히 하는 업소도 있다. 샌드위치숍인 오픈마켓은 커피도 팔고 있지만, 와인을 비롯한 막걸리, 소주 등 전통주도 판매한다. 브라이언 리 오픈마켓 대표는 “지역 생산·유통 업자들로부터 유기농 와인을 들여온다”며 “주류를 비롯한 굿즈 판매가 업소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류 판매에는 인건비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마진도 많이 남고 비교적 싼 값에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주류 판매가 새로운 수입원으로써 업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서재선 기자 [email protected]커피숍 와인바 커피숍 관계자들 커피숍 메카 커피숍 단골
2024.08.25. 19:01
“‘완벽함’을 잡으려 하지 않고 좇아가다 보니 이 자리에 왔습니다.” ‘2024 US 커피 챔피언십 대회(US Coffee Championships)’ 한인 최초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획득한 프랭크 라(36)씨가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했다. 커피숍 ‘비 브라이트 커피(Be Bright Coffee)’를 운영한 지 이제 1년 반이 된 라씨는 전국에서 몰려온 실력 있는 바리스타들을 제치고 지난 17일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본지 3월 19일자 A-1면〉 이번 대회에서 라씨는 ‘코다와리’를 주제로 심사위원들에게 커피를 선보였다. 코다와리는 ‘집요함’, ‘집착’을 뜻하는 일본어로, 타협하지 않는 장인정신을 말할 때 주로 쓰인다. 라씨는 “커피를 만들다 보니 완벽한 커피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잡히지 않는 완벽함을 최선을 다해 좇아갈 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대회는 거물급 바리스타들과 함께 경쟁을 펼쳐야 했다. 6명의 최종 후보에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우승자와 이전 대회의 우승자 및 결선 진출자 2명까지 포함됐다. 15분 안에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시그니처 음료를 제공해야 하는 대회에서 라씨는 ‘디테일’에 승부를 뒀다.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식히는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경쟁자는 얼린 강철볼 위에 커피를 붓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라씨는 옛날 바리스타 대회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느낌으로 직접 에스프레소를 휘저어 식히고 크레마를 추가했다. 또한 시그니처 음료가 나가기 전에는 뜨거운 물수건을 제공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무엇보다도 정확한 ‘플레이버 노트(flavor note)’를 전달한 것이 핵심 포인트였다고 라씨는 전했다. 테이스팅 노트라고도 하는 플레이버 노트는 커피에 대한 정보와 마신 후 느껴지는 맛을 간단히 표기한 것으로 플로럴, 초콜릿, 카라멜 등 종류만 1000가지 이상이다. 그는 “재료의 비율이 조금만 달라도 플레이버 노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실전에 들어가기 전 당일 오전까지 계속 수정을 거듭하며 정확한 플레이버 노트를 제공하기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커피와의 인연은 20대 초반이었다. 지난 2010년 UC리버사이드 경영학과를 졸업한 라씨는 경제위기로 인해 일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그러다 ‘1년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동네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하게 된 것이 신호탄이 됐다. 라씨는 “중학교 시절 요리사를 꿈꾼 것이 생각났다. 그때도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커피도 그런 의미에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현재 남가주 유명 커피숍인 ‘코파 비다(COPA VIDA)’에서 일하며 패서디나 지점을 맡아 운영하기도 했었다. 현재는 아내와 함께 지난 2022년부터 ‘비 브라이트 커피’를 운영 중이다. 아내 미셸 라씨는 한인 배우 존 조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 ‘서칭’에서 사라진 딸 ‘마고 김’ 역할로 출연한 배우 출신이다. 라씨는 “지난 2013년쯤에 와이프가 가게에 손님으로 왔는데 내가 해준 마키아토를 먹고 당시 트위터에 맛이 없다는 글을 썼다. 나는 자존심이 상해 ‘다시 대접할 테니 방문해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다시 만난 게 인연이 됐다”며 “지금은 내가 만든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웃음)”고 말했다. 라씨는 집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며 몇 가지 팁을 전했다. 그는 “그라운드 빈보다는 훌 빈을, 블레이드 그라인더보다는 분쇄도가 일정한 버 그라인더(Burr grinder)를 추천한다”며 “또한 너무 프레시하지도, 너무 오래되지도 않도록 로스팅 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원두를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커피숍 역전 동네 커피숍 바리스타 챔피언십 플레이버 노트
2024.03.28. 22:11
커피 애호가에게 입맛에 맞는, 거기에 분위기까지 좋은 커피숍을 발견하는 순간은 사막을 걷다 오아시스를 만난듯 복되고 복된 찰나다. 커피 한 잔에 무슨 사막 오아시스씩이나 들먹이냐며 나무라지는 말길. 커피숍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를 유영하는 적당한 산미와 고소한 단맛의 하모니, 그리고 이를 탄탄히 지탱하고 있는 묵직한 바디까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는 커피 마니아들에겐 카페 문을 열기 전까지 지리멸렬하던 일상이 갑자기 유일알처럼 반짝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니까. 그리고 이어지는 열정의 클라이막스는 또 어떠한가. 먼 길 떠난 님 기다리듯 일각이 여삼추 같던 시간을 인내한 뒤 받아온 커피 한 잔의 감동은 그후로 오랫동안 사진처럼 박제된다. 적게는 5달러 미만에서 아무리 비싸도 10달러 미만으로 하루의 행복을 책임져 줄 LA인근 가볼만한 스페셜티 커피숍을 알아봤다. ▶마루 커피 2016년 로스펠리즈에 문을 연 마루 커피(Maru Coffee)는 한인 2명이 의기투합, 공동 창업한 커피숍으로 인근 주민들이 사랑하는 동네 사랑방이다. 산마루, 그러니까 산 꼭대기를 의미하는 이 커피숍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해준다. 단골들이 사랑하는 이곳 시그니처 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위에 걸쭉한 바닐라 스위트 크림을 얹은 '크림 탑'. 또 오렌지 조각을 곁들인 '에스프레소 토닉'과 교토 산 잇푸도 차로 만든 '마차 라떼'도 인기 메뉴다. 로스펠리즈 외에 LA 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에도 2호점이 있다. ▶marucoffee.com ▶아쿠아렐라 정통 브라질 커피 애호가라면 LA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아쿠알레라를 방문해 보길. 2018년 오픈한 아쿠아렐라(Aquarela)는 포르투갈어로 수채화를 의미한다. 상파울루 거리에서 영감을 받은 회백색 콘크리트와 타일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이곳은 동네 주민들의 사랑에 힘입어 2021년엔 LA다운타운 중앙 도서관 건너편 남가주에디슨 빌딩 로비에 2호점을 오픈했다. 커피 맛집이라는 것을 인증하듯 커피 메뉴는 단 4개 뿐이다. 더블 에스프레소에 원료당(raw sugar)으로 만든 카페지호(Cafezinho)는 가장 전통적인 브라질 커피이면서 동시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또 아이스 커피에 브라질 대표 칵테일을 무알콜로 믹스해 바나나와 코코넛, 연유를 넣은 바티다(Batida)도 인기 메뉴. 이외에도 아사이, 캐슈나무 열매인 카주(caju)로 만든 스무디도 맛볼 만하다. ▶aquarelacoffee.com ▶리틀 리퍼 커피 시드니 하버를 바라보며 마셨던 커피 맛을 잊을 수 없는 이들이라면 최근 핫플로 떠오르고 있는 글라셀 파크(Glassell Park)에 위치한 리틀 리퍼 커피(Little Ripper Coffee)를 방문해 보길. 시드니 토박이 부부가 2017년 오픈한 이곳은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데 야외 패티오에는 나무로 둘러싸인 벤치가 있어 주말 오후 게으름을 피우며 책읽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커피는 '라 콜롬비아(La Colombe)' 원두로 제조되는데 더블 에스프레소에 하우스 메이드 아몬드 밀크로 만든 '리틀 리퍼'가 이곳 시그니처 메뉴. 커피 메뉴 외에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식사 메뉴도 제공되는데 아보카도 토스트, 아몬드 버터와 다양한 베리가 들어간 '베리 섹시 토스트(Berry Sexy Toast)’등이 인기 메뉴다. ▶littleripperpickuporders.com ━ 벌브 커피 로스터 산타크루즈를 대표하는 벌브 커피(Verve Coffee)는 남가주는 물론 일본까지 지점을 확장한 유명 스페셜티 커피숍. 남가주 1호점은 2021년 맨해튼 비치 다운타운 쇼핑몰에 오픈했으며 이후 LA다운타운 2곳을 비롯해 멜로즈 등에도 지점이 있다. 이곳 인기 시그니처 메뉴는 에스프레소와 동일한 양의 우유가 들어가는 '지브롤터(Gibraltar)'와 커피 농축액을 베이스로 크림과 하우스 메이드 시럽이 얼음과 함께 제공되는 '미사일(Missile)', 시즌 한정 판매 메뉴인 무알콜 위스키로 제조되는 '위스키 라떼' 등이다. 이외에도 간단한 아침 식사 메뉴도 제공되는데 브리오시 빵에 달걀과 체다치즈, 믹스 샐러드 등이 들어가는 브렉퍼스트 샌드위치, 비건 그레인 보울(Vegan Grain Bowl) 등이 인기 메뉴다. vervecoffee.com 이주현 객원기자커피숍 입소문 스페셜티 커피숍 커피 메뉴 커피 애호가
2023.01.12. 20:38
“생크림케잌 주문받아요” “컵케익 만드는 법”처럼 ‘케잌’이나 ‘케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대로 옮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이다. 왜 ‘케잌’ 대신 ‘케이크’로 사용해야 할까? 외래어 표기법에선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곱 글자 외에 ‘ㅋ, ㅌ, ㅍ, ㅊ’ 등이나 겹받침은 사용하지 못한다. ‘커피숖’을 ‘커피숍’으로, ‘디스켙’을 ‘디스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고유어에선 ‘부엌, 콩팥, 풀숲, 봄꽃’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외래어에서 쓰지 않는 받침을 순우리말에 사용하는 이유는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발음되어서다. ‘봄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만나면 [봄꼬치] [봄꼬츨]처럼 ‘ㅊ’ 소리가 난다. 외래어는 다르다. ‘커피숍’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하면 [커피쇼비] [커피쇼베서]처럼 발음한다. [커피쇼피] [커피쇼페서]로 소리 내는 사람은 없으므로 ‘커피숖’으로 적지 않는 것이다.우리말 바루기 커피숍 외래어 표기법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외래어
2021.10.29.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