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넘은 한식, LA 미식 지형 바꾼다
LA에서 현대적 감각의 한식이 음식의 성격은 물론 지역적 기반도 기존 한인타운을 넘어서는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식 퓨전이 가미되고 K-컬쳐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한계를 가뿐히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푸드 비평과 요식 업계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 이터’는 최근 보도를 통해 전통 한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조리법과 글로벌 감각을 결합한 소위 ‘컨템퍼러리 한식’ 레스토랑들이 잇따라 문을 열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인 셰프 데비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하이랜드파크에 오픈한 포장마차 콘셉트의 개스트로펍 ‘이차(Yi Cha)’다. 〈본지 2025년 10월 30일 중앙경제 3면〉 이차는 이 대표가 2010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오랜 시간 준비해온 ‘코리안 펍’의 꿈을 실현한 공간으로, 전통 안주 문화에 퓨전과 미국적 감각을 더 한 메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아츠 디스트릭트의 ‘호족반 LA’, 센추리시티의 ‘수퍼 피치(Super Peach)’, 소텔 재팬타운의 ‘멀베리(The Mulberry)’ 등도 한인타운 외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며 한식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주역들이다. 이들 업소는 막걸리·소주 등 한국 전통 주류를 현대적인 칵테일로 재해석해 제공하는 등, ‘술과 함께 즐기는 한식’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메뉴 구성 역시 전통과 실험의 경계를 넘나들어 주목받는다. 호족반의 신라면 볶음밥, 슈퍼 피치의 와규·킹살몬 김밥, 멀베리의 은대구 조림 메뉴 등은 익숙한 한식 요소를 현대적 플레이팅과 조리법으로 풀어내며 비한인 고객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메뉴 이외에 또 다른 포인트는 이들 업소가 기존의 LA한인타운이나 부에나파크, 어바인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LA 이터스 평론가들은 이들 업소가 새로운 맛을 한인타운에서 검증받기 보다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려 새 장르로 개척해나갈 것이라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겠다는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큰 동기부여를 한 것은 역시 K-컬쳐다. 영화 ‘기생충’,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K-콘텐트의 글로벌 성공과 함께 고추장·된장 등 한국 식재료가 주류 미식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한식에 대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한식은 특정 커뮤니티의 음식이 아니라, 이탈리안이나 일식처럼 지역과 문화를 넘어 소비되는 것은 물론 그 내용에서도 진화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한인타운 밖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한식당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한식이 미식 시장에서 하나의 확고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음식 비평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봤다. 격식 없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 현대적 공간 디자인, 다양한 문화권의 입맛을 아우르는 메뉴 전략이 결합하면서 남가주를 중심으로 한 현대 한식의 외부 확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인성 기자한인타운 한식 기존 한인타운 전통 한식 컨템퍼러리 한식
2026.01.30. 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