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코인런드리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한인 업주들은 매출이 줄고 유지·보수 비용은 많이 든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최근 LA 한인타운 3가와 버몬트 애비뉴 인근 24시 코인런드리는 주인이 바뀌었다. 매매를 성사시킨 부동산 에이전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코인런드리 업계 매출이 한참 내려갔다”며 “한 달 매출이 3만 달러라면 유지·보수 비용, 인건비로 3만2000달러나 들어 적자인 곳도 생겼다. 업주나 가족이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 요즘은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인런드리는 렌트비와 권리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축에 속한다. 여기에 2년 넘는 팬데믹 기간 중 매출 하락이 가팔랐다는 평가다. 일부 업주는 권리금도 포기하고 아예 가게를 닫는데 매출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적자 폭은 날로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8가와 베렌도 스트리트, 버몬트 애비뉴와 프란시스 애비뉴 인근 코인런드리 2곳도 문을 닫았다. 코인런드리를 정리하고 한국 역이민을 택한 김 모 사장은 “코로나19로 코인런드리는 기피 장소가 되기도 했다”며 “세탁기나 건조기가 고장 나 사람을 부르면 인건비도 너무 올라 부담이 컸다”고 전했다. 치열해진 업계 경쟁도 코인런드리 폐업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새로 문을 연 코인런드리는 최신식 기계, 깔끔한 인테리어, 각종 편의시설까지 갖췄다. 단순히 빨래만 하는 공간이 아닌 카페처럼 여유 시간을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경향을 보인다. 시설 등의 변화 없이 기존 운영방식을 고수한 업주일수록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가주 한인세탁협회 김윤동 회장은 “요즘은 코인런드리를 하려는 한인이 많지 않다”며 “경험이 없는 분이 도전할 경우 유지·보수 비용 부담, 비싼 권리금 대비 적은 마진 등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달라진 주거문화도 코인런드리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A 등 주요 도심 신축아파트는 유닛 안에 세탁기와 건조기 비치가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오래된 아파트 건물주도 리모델링 때 일부러 유닛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들이고 있다. 주디 리 부동산 에이전트는 “아파트 유닛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렌트비를 10~20%(매달 200달러 이상) 더 받을 수 있다”며 “건물주가 수도 요금을 부담해도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오래된 아파트 리모델링 때 유닛마다 세탁실 공사를 추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세입자는 일하는 시간이 길어 일부러 코인런드리를 가는 대신 집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쓰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재 기자코인런드리 경영난 기간 코인런드리 코인런드리 폐업 코인런드리 수요
2022.07.11. 20:57
지난 5월 사우스LA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려 무참히 살해된 한인 업주 이달근(70)씨〈본지 5월 12일자 미주 4면〉의 유가족이 그의 죽음에 대해 사법 당국에 명확한 답변을 촉구했다. 아버지의 죽음을 반아시안증오범죄로 보고있다고 밝힌 이씨의 딸 이다미(40·영어명 캐시)씨는 29일 본지에 “LA경찰국(LAPD)과 LA카운티 개스콘 검사장 사무실에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는 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충분히 조사하고 ‘증오범죄’를 포함 적절한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 민권 옹호 단체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AAAJ)’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기사 3면〉 지난달 5일 이씨가 운영하는 코인론드리 밖의 야외 주차장에서 자신의 벤에 앉아있던 이씨를 괴한이 흉기로 목을 찌르고 달아났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다미씨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엔 잔인하고 무작위적인 범행에 그저 기괴한 악몽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이어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사건 발생 불과 며칠 전에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아시안을 해치려다 체포됐던 것. 하지만 용의자는 구금되지 않고 풀려났고 다미씨의 아버지는 그에게 살해됐다. 이 모든 사실이 드러난 것은 변호사인 다미씨가 기소장 사본을 확인하면서다. 살해 및 살상 무기에 의한 폭행 중범 혐의로 기소된 흑인 남성 킨테 우즈(25)는 이씨를 살해하기 6일 전인 4월 30일, USC 캠퍼스 뜰에서 공부하고 있던 중국계 남학생 제이미(20)를 뒤에서 덮쳐 흉기로 목을 찌르려다 피해자의 저항에 실패하고 도주했다. 당시 범인 손에는 날카로운 금속 헤어핀이 쥐어져 있었다. 당시 LA경찰국(LAPD) 수사관은 체포된 우즈를 살상 무기에 의한 폭행 중범으로 LA카운티 조지 개스콘 검사장 사무실에 송치했지만, 불기소 됐다. “헤어핀이 치명적인 무기로 사용됐거나 의도된 것임을 입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검찰 측의 설명이었다. 그렇게 검찰은 5월 4일 경범죄 심의를 위해 LA시 검찰로 사건을 넘겼고, 다음 날 이씨는 살해됐다. 우즈의 폭행 중범 혐의가 살인 혐의와 함께 묶여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아버지 사건에 관한 혐의라 생각했다”며 “폭행 중범 혐의에 대해 검사가 다른 사건의 텍스트를 잘못 붙였다고 생각했다”고 다미씨는 말했다. 이는 LAPD 수사관이 이씨의 살해 사건을 조사하면서 사건의 유사성을 고려해 우즈의 앞선 혐의를 중범죄로 기소해달라고 재요청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생긴 일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다미씨는 분노했다. 경찰과 검사 모두 다미씨와 가족에게 앞선 폭행 혐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미씨는 “앞의 사건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어야 했다”며 “피해자 제이미가 무능력한 중국 유학생이 아니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범인을 경범죄로 기소한 것은 그가 또 다른 아시아인 피해자(아버지)를 찾게 하였다”며 맹비난했다. 다미씨는 조지 플로이드 죽음 이후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차별했던 사법 체계의 부당함에 맞서 사법 개혁을 지지해왔지만 이와 상관없이 개스콘의 정책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녀는 지난 30년간 쉬지 못하고 밤낮없이 일해온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허망함을 토로했다. 다미씨에 따르면 아버지 이씨는 한국에서 전기기술자로 일하다가 1991년 가족들과 LA로 이민 왔다. 기업들의 문을 두드렸지만, 언어 장벽으로 길이 막힌 이씨는 코인론드리를 열고 밑바닥에서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녀는 “새벽녘부터 늦은 밤까지 일만 했던 아버지가 쉬기 시작한 건 그의 나이 70세 때”라며 “그제야 아버지는 골프를 치거나 증손자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는 등 여유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코인런드리 코인런드리 살인사건 캐시 이씨 김상진 기자
2022.06.29.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