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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늘어나는 ‘쇼트 폼 콘텐트’ 중독자

대표적 소셜미디어(SNS) 업체인 메타(인스타그램·페이스북 운영사)는 지난해 미국 41개 주 정부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메타가 중독성 강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월 말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린다 야카리노 X CEO, 저우서우쯔 틱톡 CEO 등 주요 5개 SNS기업 대표들이 연방의회에 출석해 줄줄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상원 법사위가 연 온라인 아동학대 피해 방지 청문회장에서였다.     최근 MZ세대(1980년~2010년대 출생)의  쇼트 폼(short-form) 콘텐트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무한 재생되는 틱톡, 유튜브 쇼트,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고 간결한 영상 플랫폼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디지털 마약’으로까지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쇼트 폼 콘텐트는 1분 내외의 짧은 길이로 드라마나 영화의 명장면, 패션, 요리법 등을 소개한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어 빠른 변화를 선호하는 MZ세대의 특성에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끊임없이 새로운 맞춤형 콘텐트를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몰입은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고, 일상생활은 물론 학업, 업무 수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의료 데이터 관리 회사 ‘하모니 헬스케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 사이 출생자)는 다른 세대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 중독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6시간 5분으로 밀레니얼(4시간 36분), X세대(4시간 9분), 베이비부머(3시간 31분)에 비해 훨씬 길다.  스마트폰 사용의 중독성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Z세대가 56%로 가장 높다. 반면 밀레니얼은 48%, X세대는 44%, 베이비부머는 29%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심리학 학술지인 ‘프론티어스인피지콜로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쇼트 폼 비디오 중독은 대학생들의 학업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트 폼 비디오 시청 시간이 늘수록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고 주의력 조절 능력도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는 Z세대의 평균 집중력 지속 시간은 8초로 밀레니얼 세대보다 4초나 짧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 이용자 가운데 MZ세대 비율은 78.4%나 됐다. 이어  인스타그램(71.4%), X(전 트위터)(65.3%), 유튜브(50.6%) 순으로 MZ세대 이용자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쇼트 폼 콘텐트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속한 정보 유통과 소통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바람직한 쇼트 폼 콘텐트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긍정적 활용 방안 모색과 중독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노력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 개인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우선 기업들은 수익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독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마련하고, 청소년 보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관련 법규 정비 등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도 알림 삭제 등을 통해 스스로 시청 시간을 제한하고 운동, 독서 등 다른 취미활동을 통해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세로 자리 잡은 쇼트 폼 콘텐트의 확산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중독’은 피해야 할 함정이다.    정하은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콘텐트 중독자 콘텐트 중독 맞춤형 콘텐트 사용 시간

2024.03.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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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금융 콘텐트 영어로…‘삼프로TV’ 뉴욕 진출

“K팝, K푸드 등 K콘텐트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은 금융산업에선 후진국이란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인기를 끈 금융·경제 채널 ‘삼프로TV’를 뉴욕에서 성공시켜보고자 오게 됐습니다.”     구독자 23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팟캐스트 동시송출 경제채널삼프로TV(https://www.youtube.com/@3protv)가 뉴욕을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진출을 타진한다.   23일 뉴욕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동환(사진) 삼프로TV 대표이사는 “재테크 인사이트를 심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한인들은 물론이고 타민족까지 겨냥해 넓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뉴욕을 찾은 것은 거의 15년 만이다. 증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2005년 뉴욕으로 건너와 사업을 했다. 첫 시도였던 모자 사업은 실패했지만, 한정판 운동화를 수집해 흑인 커뮤니티에 팔았던 신발 사업은 성공을 거뒀다. 한국으로 돌아간 후 다시 몸담은 금융권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삼프로TV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은 한국에서 팬데믹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며 성장했다.   그는 “과거 경험 덕분에 ‘뉴욕에서의 성공’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굳이 뉴욕에 다시 오게 된 이유다. 그는 “뉴욕에서도 삼프로TV 콘텐트를 영어로 제작해 한인과 타민족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의외로 미국에서는 영상을 동반한 친절한 경제 플랫폼이 없어 주류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어 콘텐트는 이르면 5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며, 일정 수준의 해외 구독자를 확보한 후엔 향후 나스닥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 대표는 “어느 정도 물가가 잡힌 후에는 다시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고, 투자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백세시대에 근로소득으로만 살 수는 없기 때문에 경제 콘텐트에 목마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에 필요한 경제지표·교육 구독서비스도 동반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뉴욕 일원 한인들의 투자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만큼, 한인에 초점을 맞춘 경제 세미나도 기획 중”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김은별 기자삼프로tv 콘텐트 영어 콘텐트 경제 콘텐트 뉴욕 중앙일보

2023.03.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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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콘텐트 관리 강화

소셜미디어 업체의 콘텐트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AB 587)이 추진되고 있다.   21일 abc7뉴스는 가주 상원 제시 가브리엘 의원 등이 소셜미디어 업체가 자사 콘텐트 운영관리 정책(content moderation policie)을 분기별로 가주 검찰에 보고하는 법안(AB 587)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이 법안은 소셜미디어에서 총기난사 위협, 증오범죄 조장, 극단적 이념표현, 백인 우월주의, 급진적 선동 등 악의적 사례가 늘자 이를 규제하자는 취지다.   가브리엘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가 지닌 소통의 힘을 이용해서 악의적인 내용을 퍼트리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법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명예훼손방지연맹(Anti-Defamation League)도 법안을 지지했다. 이 단체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주류집단(marginalized group) 중 65%는 외부로부터 각종 위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아시안 아메리칸의 경우 위협 등 증오범죄 사례보고가 2021년 21%에서 39%로 급증했다.   한편 abc7뉴스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운영업체가 이 법안에 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소셜미디어 콘텐트 소셜미디어 콘텐트 소셜미디어 운영업체 소셜미디어 업체

2022.06.22. 19:48

골프 콘텐트로 인기 유튜버 됐다

뉴저지주에 살고있는 50대 한인남성 홍종길(53) 씨가 휴대폰 하나로 촬영을 시작한 유튜브 활동이 2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해 나이 때문에 새로운 삶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뉴욕홍빠(Hong bar)’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홍 씨는 중년과 노년층이 관심을 갖고 있는 콘텐트를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고 있다. 특히 홍 씨 본인이 공부하고 경험한 내용을 사실적이고 솔직하게 방송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홍 씨는 “2년전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지만 촬영이나 영상 편집을 전혀 할 줄 몰랐기에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편집 기술을 하나하나 배워가며 시작했다”며 “영상 하나를 제작해 업로드 하는 데 2주 이상 걸리기도 했지만 조회수가 100명도 나오지 않아 좌절하고 포기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홍 씨는 “포기 유혹이 들 때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다양한 주제의 영상 제작을 했고, 특히 반응이 많은 주제에 집중했다”며 “그러던 중 팬데믹으로 직장을 잃거나 재택근무를 하게 된 사람들이 관심 있는 얼굴 가꾸기·건강관리·노후연금·취미활동 관련 콘텐트를 제작하자 조회수가 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됨으로써 홍 씨는 유튜브 수익창출 기준인 구독자 1000명에 누적 조회시간 4000시간을 넘어설 수 있었다.     이어 홍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제한되며 골프인구가 급증하자, 나이 든 사람들도 쉽게 골프를 배우고, 건강하게 평생 골프를 칠 수 있는 방법을 촬영해 올리면서 조회수와 구독자가 폭증했다. 특히 78세의 고령임에도 젊은이처럼 블랙티(Black Tee)에서 골프를 치는 KPGA 초대 프로선수이자 한국프로대회 우승자 출신인 손흥수 프로에게 골프레슨을 받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인기 폭발’, 단 8개월만에 3만이던 구독자가 10만이 됐다.   홍 씨는 “30년간 삼성그룹에서 이병철·이건희 회장에게 골프를 지도한 경험을 포함해 60년의 골프경력을 갖고 있는 손 프로는 현재 70대 후반임에도 20대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며 “100세 인생시대에서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도전한다면 누구나 ‘뉴욕홍빠’ 보다 더 성공한 유투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씨는 미국 이민 전에는 한국에서 군 헬기조종사로 21년간 복무했고, 분쟁지역 파병과 뉴욕 UN본부에서 국제평화유지군 기획장교로 근무하는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홍 씨는 자신의 유튜브 대박 소식을 전하면서 “10만 구독자 달성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중년과 노년의 나이에도 건강하고 즐겁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의 채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종원 기자골프 콘텐트 유튜브 채널 인기 폭발 유튜브 수익창출

2022.04.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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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콘텐트 노출 많아져…아동 공격성 증가 문제 대책 시급

 미디어 콘텐트의 폭력성과 아동의 공격성 간의 상관 연구는 심리학계에서 꽤 오래된 연구 주제다. 연구에 따르면, TV나 영화로 접하는 폭력물을 비롯해 과격한 콘텐트로 구성된 컴퓨터, 비디오 게임은 아이들의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반증하는 연구는 아직 없다.   미국의 경우, 총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 제한을 촉구하는 강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된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증가하는 총기 사고와 그 결과로서 다수의 무고한 생명의 희생은 이미 고질적인 사회 문제가 된 듯하다. 더 큰 우려는 폭력형 범죄의 증가와 맞물려 아이들의 공격적 성향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에 있으며, 이는 어느 특정 국가에 국한된다기보다 많은 나라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최근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가 넷플릭스라는 대형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국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다. 필자도 해당 드라마를 볼 기회가 있었다. 드라마의 타이틀이 주는 느낌과는 상반되게, 매우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소재의 드라마였다.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준의 잔인한 장면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처음 한두 편을 볼 때 느꼈던 충격과 공포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는 게 아닌가. 드라마 초반부에 그토록 잔인하게 느꼈던 장면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덜 잔인하게 다가왔다. 내 감각(sensation)과 지각(perception)이 무뎌지는 경험이었다. 이를 적용하면, 대중매체의 폭력성이 아이들의 공격성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 이해하기 쉽다.   인간의 감각과 지각 능력은 장시간에 걸쳐 동일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습관화(habituation) 및 둔감화(desensitization)를 경험한다.   즉, 같은 내용과 강도의 폭력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덜 매력적이다. 따라서, 동일한 수준이거나 더 큰 재미와 흥분을 경험하려면, 폭력성과 자극성의 강도가 증가해야 하는데, 이는 더욱 폭력적인 콘텐트를 찾게 하는 이유다. 아직 인지적·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은 폭력물이 수반하는 유해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인식한다 할지라도, 그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다. 제작자들이 어른들의 재미와 볼거리, 그리고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아내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트가 아이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보았을까. 물론 ‘18세 미만 시청 불가’라는 연령 제한을 두었다 한다. 문제는 이것의 실효성이다. 아이들이 보기로 작정하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 기기를 통해 충분히 볼 수 있는 통로가 많은 곳에 뚫려 있지 않은가.   참 어려운 문제다. 대중성과 상업성을 추구하는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에게 아이들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라고 하면,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거나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폭력성이 농후한 대중문화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며 자라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더 큰 사회 문제를 야기하면, 그때 가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이 해당 드라마의 폭력성에 대해 경고하고, 아이들의 시청을 금지하는 장치를 마련 중이라 한다. 우리도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문의:[email protected]   김현경 / 호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콘텐트 공격성 콘텐트 노출 폭력성과 자극성 아동 공격성

2022.01.23. 12:02

[교육칼럼] 미디어 콘텐트 폭력성과 아동의 공격성

미디어 콘텐트의 폭력성과 아동의 공격성 간의 상관 연구는 심리학계에 꽤 오래된 연구 주제다. 연구에 따르면, TV나 영화로 접하는 폭력물을 비롯해 과격한 콘텐트로 구성된 컴퓨터, 비디오 게임은 아이들의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반증하는 연구는 아직 없다.   미국의 경우, 총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 제한을 촉구하는 강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된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 큰 우려는 폭력형 범죄의 증가와 맞물려 아이들의 공격적 성향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에 있으며, 이는 어느 특정 국가에 국한된다기보다 많은 나라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최근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가 넷플릭스라는 대형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국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다. 드라마의 타이틀이 주는 느낌과는 상반되게, 매우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소재의 드라마였다.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준의 잔인한 장면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처음 한두 편을 볼 때 느꼈던 충격과 공포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는 게 아닌가. 드라마 초반부에 그토록 잔인하게 느꼈던 장면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덜 잔인하게 다가왔다. 내 감각(sensation)과 지각(perception)이 무뎌지는 경험이었다. 이를 적용하면, 대중매체의 폭력성이 아이들의 공격성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 이해하기 쉽다.   인간의 감각과 지각 능력은 장시간에 걸쳐 동일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습관화(habituation) 및 둔감화(desensitization)를 경험한다. 즉, 같은 내용과 강도의 폭력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덜 매력적이다. 따라서, 동일한 수준이거나 더 큰 재미와 흥분을 경험하려면, 폭력성과 자극성의 강도가 증가해야 하는데, 이는 더욱 폭력적인 콘텐트를 찾게 하는 이유다. 아직 인지적·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은 폭력물이 수반하는 유해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인식한다 할지라도, 그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다. 제작자들이 어른들의 재미와 볼거리, 그리고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아내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트가 아이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보았을까. 물론 ‘18세 미만 시청 불가’라는 연령 제한을 두었다 한다. 문제는 이것의 실효성이다. 아이들이 보기로 작정하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 기기를 통해 충분히 볼 수 있는 통로가 많은 곳에 뚫려 있지 않은가.   참 어려운 문제다. 대중성과 상업성을 추구하는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에게 아이들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라고 하면,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거나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폭력성이 농후한 대중문화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며 자라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더 큰 사회 문제를 야기하면, 그때 가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이 해당 드라마의 폭력성에 대해 경고하고, 아이들의 시청을 금지하는 장치를 마련 중이라 한다. 우리도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mail protected] 김현경 / 호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교육칼럼 미디어 콘텐트 미디어 콘텐트 폭력성과 자극성 미디어 산업

2021.11.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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