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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탈락해야 하는 ‘ㄹ’

‘ㄹ’은 자음 가운데 입이 가장 크게 벌어진다. 혀끝을 튕기듯 윗잇몸에 살짝 댔다가 뗄 때 나는 소리다. ‘물, 불, 달’. 받침일 때는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혀 양옆으로 공기를 흘려보내야 한다. 자음이지만 모음 같은 성질도 있다.   ‘ㄹ’은 쉽게 자리를 비운다. ‘ㄴ’으로 시작되는 어미를 만날 때는 무조건 탈락한다. ‘놀다/ 노는’ ‘졸다/ 조는’ ‘달다/단’ ‘멀다/먼’처럼 된다. ‘날다’도 자연스레 ‘ㄹ’이 탈락해 ‘나는’이 된다.   그렇지만 ‘날으는 새’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 같은 잘못된 표현도 흔하다. ‘놀다’ ‘졸다’ 등에선 안 그러는데, ‘날다’에선 ‘-으는’을 붙이려고 한다.  ‘나는 새’라고 하면 ‘날다’는 느낌이 안 온다는 이들도 있다.   ‘무지개, 무좀, 무자리, 무자맥질’. 이 말들에서도 ‘ㄹ’이 탈락했다. 여기서 ‘무’는 모두 ‘물’이었다. ‘ㄹ’은 ‘ㅈ’ 앞에서도 조금 자취를 감춘다. 대부분 “울지 마라”라고 말하지만, 노랫말에서는 ‘우지 마라’도 보인다.   ‘멀지 않다’라는 말에서는 ‘ㄹ’이 탈락하면서 ‘머지않다’라는 낱말이 생겨났다. ‘멀지 않다’가 시간과 공간에 다 쓰인다면 ‘머지않다’는 시간과 관계된 맥락일 때만 온다.   ‘ㄹ’로 끝나는 말은 명사형을 만들 때 ‘ㅁ’을 붙인다. 모음으로 끝나는 말과 같다. ‘놀다/놂’ ‘졸다/졺’ ‘달다/닮’ ‘멀다/멂’이다. 이때 ‘ㄹ’은 적기는 하지만 발음하지 않는다. 그러니 절반은 탈락이다.우리말 바루기 탈락 무지개 무좀 자음 가운데

2026.04.07. 20:05

[대입 들여다보기] 천재도 대부분 탈락 MIT 입시…스펙 넘어 열정과 인성이 열쇠

매년 전 세계 수만 명의 10대가 숨을 죽이고 합격 여부 통보를 기다린다. 발신자는 MIT, 합격률 4.5%. 이 냉혹한 숫자 앞에서 아무리 완벽한 스펙도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고교 수석 졸업생도, SAT 만점자도,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도 이 문 앞에서 고배를 마신다. 뭘 해야 드림스쿨 MIT 입학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MIT 2025년 가을 학기 입시에는 약 2만 9000명이 지원해 1324명이 합격했다. 합격률 4.5%. 숫자로만 보면 냉혹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더욱 서늘하다. 탈락한 나머지 95%의 상당수 역시 어디서든 ‘천재’로 불릴 법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판이했다. 1990년대 초 MIT 합격률은 30%를 웃돌았다. 지원자 규모 자체가 현재의 5분의 1 수준이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1992년 신입생의 평균 SAT 점수는 1389점이었지만 지금은 1540점에 육박한다.   학생들이 더 똑똑해진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학업 성취도의 절대적 수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엇비슷하다. 1992년 가을 학기 신입생들도 40%가 고교 수석이었고, 97%가 상위 10% 이내였다. 달라진 것은 학생들의 수준이 아니라, 같은 수준의 학생이 몇 배로 늘었다는 사실이다. MIT는 예나 지금이나 우수한 학생만을 뽑아 왔지만, 이제는 그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는 학생들 대부분을 탈락시켜야 하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MIT가 원하는 학생은 정확히 어떤 학생인가.     입학사무처의 답변은 예상외로 명쾌하지 않다. “MIT에 들어가는 공식은 없다.” 이 말은 겸손한 표현이 아니라 사실에 가깝다. 매년 지원자 풀만으로도 이미 ‘완벽한’ 신입생 클래스를 두세 개는 만들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몰린다. 그러나 정원은 고정돼 있다. 결국 ‘완벽한 적합성’을 갖춘 지원자도 다수가 탈락할 수밖에 없다.   지원자 평가 기준을 보면 흥미로운 역설이 드러난다. MIT가 공식적으로 ‘매우 중요(very important)’로 분류한 항목은 단 하나다. GPA도, 시험 점수도, 과외 활동도 아니다. 바로 ‘인성 및 개인적 자질’이다. 수업 난이도, 성적, 시험 점수,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 과외 활동은 모두 그다음 등급인 ‘중요(important)’에 머문다. 물론 현실에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GPA와 SAT 점수가 사실상 기본 요건으로 작동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합격할 수 없다는 의미다.   MIT가 진정으로 찾는 것은 특정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가능성을 지닌 인재다. 르네상스 시대의 팔방미인이 아니라, 자신만의 영역에서 경계를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MIT 동문 명단이 그 방향을 가리킨다. 우주를 향해 로켓을 쏘아 올린 공학자, 세계 경제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책 입안자, 인류의 질병 지형도를 바꾼 과학자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공부를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깊이 파고들어 세상을 다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많은 한인 학생과 부모는 여전히 ‘스펙 완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수학 경시, 과학 올림피아드, 봉사활동 시간, 인턴십 경력을 차곡차곡 쌓으면 명문대 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MIT가 보내는 메시지는 그 반대에 가깝다. 폭넓게 잘하는 학생보다 하나의 분야에서 집요하게 파고드는 학생을 원한다. 스펙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열정을 ‘증명’하는 학생을 찾는다.   물론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합격률 4.5%라는 숫자는 아무리 뛰어나도 대부분은 탈락한다는 뜻이다. 입시 결과가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MIT 스스로가 이를 반증한다. 매년 탈락하는 수천 명의 ‘완벽한’ 지원자는 다른 무대에서 충분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다.   4.5%의 문은 좁다. 그러나 그 문이 인재의 유일한 척도는 아니다. MIT가 진정으로 가르치는 것은 어쩌면 합격 통보가 아니라, 그 문을 향해 자신만의 이유로 도전하는 과정 자체일지도 모른다.     ▶문의: (855)466-2783     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대입 들여다보기 천재도 탈락 학생들 대부분 지원자 규모 지원자 평가

2026.04.05. 19:03

비자 심사 '깜깜이 탈락'… 거절 사유 편지로 직접 통보

 캐나다 비자 심사에서 탈락해도 '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었던 '깜깜이 행정'에 마침표가 찍힌다.       그동안 정보공개청구 폭주로 사실상 마비 상태였던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가 결국 백기를 들고, 비자 거절 사유를 신청자에게 직접 통보하기로 했다.       이민부는 지난 7월 29일부터 방문·취업·학생 비자 등 주요 임시 거주 비자 신청에 대한 거절 통지서에, 심사를 맡은 담당관의 구체적인 거절 사유가 담긴 '심사 의견서(decision note)'를 포함하여 발송한다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심사관 결정 노트가 첨부되는 신청서는 ▲임시 거주 비자(방문 비자) ▲방문 기록 ▲학생 비자(유학 허가서) ▲취업 비자(취업 허가서) 등이다. 전자여행허가(eTA)나 임시 거주 허가서 등은 현재로서는 제외되지만, 이민부는 향후 적용 대상을 더 많은 종류의 신청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곪아 터진 이민부의 행정 마비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캐나다 정보 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3년 연방 정부에 접수된 전체 정보공개청구의 무려 78%가 이민부에 집중됐다. 비자 탈락자들이 거절 사유를 알기 위해 너도나도 정보공개를 청구하면서 관련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당시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2017년에 비해 두 배 이상 폭증한 20만 건을 넘어섰고, 처리되지 못한 미결 요청 건수만 5만 건 이상 쌓여있었다. 신청자가 탈락 사유를 확인하는 데 평균 90일 이상이 걸리는 등 행정 시스템이 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정보 위원회는 이민부를 향해 "정보공개청구 시스템 외부에서 신청자에게 직접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라"고 강력히 권고했고, 이번 정책 변경은 그에 따른 후속 조치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앞으로 비자 신청자들은 수개월씩 기다리는 정보공개청구 절차 없이도 거절 통지서를 통해 본인의 신청서가 왜 탈락했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민부는 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사안에 따라 노트의 일부 내용이 제외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번 조치로 인해 비자 신청자들은 탈락 사유를 명확히 파악하고 서류를 보완해 재신청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동시에 수만 건의 불필요한 정보공개청구가 줄어들면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이민부의 행정 적체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밴쿠버 중앙일보탈락 심사 거절 사유 탈락 사유 정보공개청구 시스템

2025.08.0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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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탈락해야 하는 ‘ㄹ’

‘ㄹ’은 자음 가운데 입이 가장 크게 벌어진다. 혀끝을 튕기듯 윗잇몸에 살짝 댔다가 뗄 때 나는 소리다. ‘물, 불, 달’. 받침일 때는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혀 양옆으로 공기를 흘려보내야 한다. 자음이지만 모음 같은 성질도 있다.   그래서일까. ‘ㄹ’은 쉽게 자리를 비운다. ‘ㄴ’으로 시작되는 어미를 만날 때는 무조건 탈락한다. ‘놀다/ 노는’ ‘졸다/ 조는’ ‘달다/단’ ‘멀다/먼’처럼 된다. ‘날다’도 자연스레 ‘ㄹ’이 탈락해 ‘나는’이 된다.   그렇지만 ‘날으는 새’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 같은 잘못된 표현도 흔하다. ‘놀다’ ‘졸다’ 등에선 안 그러는데, ‘날다’에선 ‘-으는’을 붙이려고 한다.     ‘무지개, 무좀, 무자리, 무자맥질’. 이 말들에서도 ‘ㄹ’이 탈락했다. 여기서 ‘무’는 모두 ‘물’이었다. ‘ㄹ’은 ‘ㅈ’ 앞에서도 조금 자취를 감춘다. 대부분 “울지 마라”라고 말하지만, 노랫말에서는 ‘우지 마라’도 보인다.   ‘멀지 않다’라는 말에서는 ‘ㄹ’이 탈락하면서 ‘머지않다’라는 낱말이 생겨났다. ‘멀지 않다’가 시간과 공간에 다 쓰인다면 ‘머지않다’는 시간과 관계된 맥락일 때만 온다.   ‘ㄹ’로 끝나는 말은 명사형을 만들 때 ‘ㅁ’을 붙인다. 모음으로 끝나는 말과 같다. ‘놀다/놂’ ‘졸다/졺’ ‘달다/닮’ ‘멀다/멂’이다. 이때 ‘ㄹ’은 적기는 하지만 발음하지 않는다. 우리말 바루기 탈락 무지개 무좀 자음 가운데

2024.09.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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