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비영리 안보단체 ‘골드 인스티튜트’는 11일 인도-태평양 전략과 북한 핵과 미사일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워싱턴DC 소재 ‘디 유니버시티 클럽’(The University Club)에서 열린 회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지정학적 긴장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미 양국의 국방 전략을 비롯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한반도 평화적 통일 촉진을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여, 나아가 안보.경제 협력까지 포괄적인 추진 동력을 마련하는 데 목적과 취지를 두고 진행했다. 컨퍼런스 패널로는 마이클 플린 예비역 중장(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겸 국방정보국장), 임호영 예비역 장군(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찰스 A. 플린 예비역 대장(전 미 육군 태평양 사령관), 유명환 전 외교부장관 등 한미 양국 안보.외교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현 상황과 미래 방향에 대해 강연을 했다. 이들 연사들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 방향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억제 방향’을 주제로, 다수의 국가들과 협력을 통한 경제안보 증진과 지역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연방 의회는 지난 7일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공식 공개했는 데, 총 3086쪽에 달하는 법안 중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십 강화를 명문화 했다. 특히 법안은 중국을 주요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방위 동맹 및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국방부(전쟁부)가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등 아태지역 기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인도 등 신흥 파트너 국가와의 교류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는 미연방총한인회(FKAA) 정명훈 총회장을 비롯해 임원.회원 다수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미동맹 컨퍼런스 태평양 지역 태평양 전략 컨퍼런스 패널
2025.12.11. 14:54
미국 정부가 아시아 정책을 설명할 때 반복해서 쓰는 핵심어가 몇 개 있다. 우선, 이 지역을 아시아라 하지 않고 ‘인도·태평양(인·태)’으로 부른다. 지난 2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집대성한 문건은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이름으로 발표됐다. 미국이 지난 5월 도쿄에서 발족한 경제협의체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다. 자유롭고 개방된, 평화와 번영,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 항행의 자유 같은 표현도 있다. 중국을 견제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한다는 의미다. 뜻밖에도 이런 용어와 개념의 ‘원조’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다. 2007년 8월 인도 의회에서 한 연설 ‘두 바다의 교차점’이 출발점이다. 아베는 1655년 무굴제국 왕자가 쓴 동명 저서를 인용해 “태평양과 인도양은 자유와 번영의 바다”로서 경계를 허물고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옛 표현인 ‘아시아·태평양’에 속한 중국을 빼고,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를 넣는 ‘인도·태평양’ 개념을 설계했다. 인·태 개념을 미국 정부가 정책으로 채택한 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개념을 발표했다. 아베가 인도 연설을 한 지 10년이 지난 뒤였다.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 문구를 아베로부터 “빌려왔다”고 전한다. 트럼프 정책 지우기에 열중한 바이든 행정부도 인·태 전략만큼은 유지했을 뿐 아니라 더욱 키웠다. 역시 아베가 영감을 제공한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 ‘쿼드’는 트럼프 때 시동을 걸어 바이든 때 정상회담으로까지 발전했다. 일본과 미국이 의기투합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의 부상과 위협을 억제할 필요성 때문에서다. 미국이 아시아 문제에 직접 나서는 데 한계가 있는 현실도 한몫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를 선언하면서 대외정책 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기기로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동과 유럽에 매달리느라 여력이 없는 미국,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희토류 분쟁으로 중국의 위협을 체득한 일본의 국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내 것을 추구하되 내 것만 추구해선 이룰 수 있는 게 없다. 인·태 개념은 국익을 극대화하고, 일본을 글로벌 선도 국가로 올려놓겠다는 한 정치가의 신념과 의지, 지략이 빚어낸 결실이라고 본다. 아베를 잃고 안타까워하는 워싱턴 사람들을 보며 넓게, 멀리 보고 다른 나라와 윈윈하는 판을 짤 수 있는 지도자를 한국은 가졌는지 돌아보게 된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J네트워크 미국 태평양 태평양 정책 아베 인도 태평양 전략
2022.07.17.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