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열린 제89회 텍사스 주의회 회기에서 통과된 수백건의 법안이 오는 9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들 법안은 교육과 보건의료에서부터 공공안전, 부동산 규제, 소방·구급 인력 지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삶의 영역을 포괄한다. 주민들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변화를 체감하게 될 전망이며 일부 주정부 기관 운영 방식에도 조정이 예상된다. 다음은 북 텍사스 공영라디오(NPR for North Texas)가 정리한 주요 법안과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새 법률들이다. ■외국 정부 연계 인사의 토지 매입 제한: 주상원법안 17(SB 17)은 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와 연계된 개인·기업·정부 산하기관이 텍사스 주내 대부분의 부동산(주택, 상업용 건물, 농지)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한다. 해당 국가 비자 소지자는 1채의 거주용 주택만 구입할 수 있다. 위반시 개인은 형사처벌을, 기업은 막대한 민사 벌금을 받게 된다. 현재 제5순회 항소법원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THC 전자담배·외국산 전자담배 판매 금지: 주상원법안 2024(SB 2024)는 THC(tetrahydrocannabinol/대마에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주요 성분), 크라톰(kratom/각성 효과를 보이는 여러 화합물이 들어있는 동남아시아 자생 식물), 카바(kava/진정효과가 있는 성분이 포함된 남태평양 섬지역 자생식물), 알코올, 버섯 성분이 포함된 특정 전자담배 판매 및 광고를 금지한다. 또한 중국 등 지정 외국산 전자담배도 금지하며 니코틴이 없는 전자담배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음식·학용품·만화 캐릭터처럼 청소년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제품도 제한된다. 주전역의 관련 업소들은 이미 재고 조정에 나섰으며 이번 법은 THC 전반 규제를 둘러싼 별도 논의와는 무관하다. ■‘메이크 텍사스 헬시 어게인’(Make Texas Healthy Again) 법: 주상원법안 25(SB 25)는 의과대학에서 영양학(nutrition) 교육을 의무화하고 의사들의 지속 교육 요건을 강화한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벌칙으로 휴식 시간을 빼앗는 것을 금지한다. 2027년부터는 특정 첨가물이 포함된 가공식품에 ‘인체 섭취 비권장’ 경고 레이블 부착이 의무화된다. 지지자들은 식품 안전 정보 제공 차원이라고 주장하지만 반대 측은 소비자 혼란 및 법적 분쟁 가능성을 우려한다. ■학생대상 DEI(Diversity·Equity·Inclusion) 정책 및 성소수자(LGBTQ+) 클럽 금지: 주상원법안 12(SB 12)는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기반의 K-12 학생 단체를 금지한다. 학부모의 권한도 확대해 자녀의 교과 내용, 건강 기록에 접근할 수 있으며 별칭이나 대명사 변경 요청시 학교가 학부모에게 통보하도록 의무화했다. 불이행 교사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반대 측은 성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박탈한다고 비판하는 반면, 지지 측은 학부모 권리 보장과 ‘각성식 DEI 세뇌(woke DEI indoctrination)’ 중단을 주장한다. ■영화·영상산업 인센티브 15억 달러 확대: 주상원법안 22(SB 22)는 텍사스 영상산업 지원 프로그램(Texas Moving Image Industry Program)에 15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에 따라 영화·TV·광고·애니메이션·게임 제작 유치가 확대되며 앞으로 2035년까지 2년마다 3억 달러가 보장된다. 9월 1일 이후 착수한 프로젝트는 최대 31%의 주내 지출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매튜 매코너헤이(Matthew McConaughey), 테일러 셰리던(Taylor Sheridan) 등 유명 배우·감독의 로비 활동이 입법 통과에 기여했다. ■환자 검사 결과 공개 지연 허용: 주상원법안 922(SB 922)는 특정 의료 검사 결과 전자 공개(electronic release)를 최대 3일간 지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동안 암·유전 질환 등 중대한 검사 결과가 즉시 공개돼 환자가 설명없이 충격적 소식을 접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지자들은 이번 법이 결과를 맥락 속에서 이해할 시간을 준다고 강조한다. ■소방·구급 인력 정신건강 지원망 구축: 주하원법안 35(HB 35)는 소방·구급 인력을 위한 주 차원의 동료 지원 네트워크를 신설한다. 이는 경찰 자살률을 낮춘 프로그램을 본뜬 것으로 긴급 대응 인력에게 비밀이 보장된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한다. 법은 9월 1일 발효되지만 본격 시행은 2026년 3월로 예정돼 있다. 그 사이 주정부는 기존 경찰 지원망을 소방·구급 인력에게도 개방했다. ■전력·개스·통신 인력 폭행 처벌 강화: 주상원법안 482(SB 482)는 전력·개스·통신·송유관 등 유틸리티 노동자 폭행시 형량을 강화한다. 폭행은 3급 중범죄, 괴롭힘은 A급 경범죄로 격상된다. 허리케인 베릴 이후 복구 작업 중 위협을 받은 사례가 계기가 됐으며, 캐롤 알바라도(Carol Alvarado) 주상원의원이 초당적 지지를 받아 추진했다. 그는 “위험 속에서도 전력과 통신을 복구한 이들이 긴급 구조 인력과 동일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야생동물 위협 알림 체계 신설: 주하원법안 1592(HB 1592)는 농작물·야생동물을 위협하는 병해충 정보를 통합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새 알림 시스템을 만든다. 현재는 여러 기관에서 분산 공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텍사스 A&M 애그리라이프 익스텐션 에이전시(Texas A&M AgriLife Extension Agency/연구 기반 교육 프로그램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관)이 통합 관리한다. 주민들은 전자 알림에도 가입할 수 있다. 에메랄드물푸레좀나방(emerald ash borer), 감귤심식충(citrus psyllid), 나사파리(New World screwworms) 등 기후 변화와 세계 교역으로 확산하는 해충에 대응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사·사서·의료진 법적 보호 제한: 주상원법안 412(SB 412)는 미성년자에게 ‘유해’로 규정된 자료를 제공할 경우 교사·사서·의료진·학부모에게 적용되던 법적 면책을 제한한다. 수십년간 교육·과학·의학·정부 또는 입법적인 목적일 경우 ‘적극적 항변’(affirmative defense)이 허용됐으나, 이제는 판사와 사법 당국에만 남게 된다. 지지자들은 오래된 허점을 메운 것이라 보지만, 반대 측은 자기검열과 정당한 교육 콘텐츠 제한을 우려한다. ■로컬정부의 낙태 지원 예산 전면 금지: 주상원법안 33(SB 33)은 로컬정부가 낙태 지원 목적으로 공적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타주로부터의 낙태 지원 기금이나 서비스 제공자, 여행·숙박·육아 지원 등에도 공적 자금 투입을 금한다. 오스틴·샌안토니오 등 일부 도시가 낙태 지원금 지출을 시도했으나, 켄 팩스턴 주법무장관이 주 헌법과 낙태금지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자원 소방관 지원 확대: 주상원법안 34(SB 34)는 시골 및 자원 소방관의 화재 대응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2024년 팬핸들(Panhandle) 대형 산불을 계기로 마련된 법은 장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협업과 항공 지원을 개선하며 산불 고위험 지역 자원 소방관에 대한 주 재정 지원도 늘린다. 법안을 발의한 케빈 스파크스(Kevin Sparks) 주상원의원은 “지난해 재난 당시 장비 불일치와 항공 지원 지연으로 대응이 늦어졌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혜성 기자 텍사스 주법 외국산 전자담배 텍사스 공영라디오 텍사스 주의회
2025.09.01. 8:47
수십개의 텍사스 단체가 주정치인들에게 다음 회기에 메디케이드(Medicaid) 및 영양 보충 지원 프로그램(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SNAP)에 대한 주정부 등록 시스템을 정비, 개선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북 텍사스 공영라디오(NPR)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 달라스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 of Metropolitan Dallas), 테란드 에리어 푸드 뱅크(Tarrant Area Food Bank), 텍사스 병원 협회(Texas Hospital Association)를 비롯한 총 60개 이상의 단체들이 엄청난 적체를 보이고 있는 메디케이드 및 SNAP 등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관 부처인 보건 복지 위원회(Health and Human Services Commission/HHSC)의 예산을 적극 지원해달라며 주상·하원의원들에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서는 주민에게 공개되는 웹사이트 ‘텍사스 혜택’(Your Texas Benefits)과 주정부 내부 시스템인 ‘텍사스 통합 자격 재설계 시스템’(Texas Integrated Eligibility Redesign System/TIERS)이 등록 또는 갱신을 원하는 텍사스 주민과 신청을 처리하는 주정부 직원 모두에게 “신뢰할 수 없고” “악명 높게 비효율적”이라고 적시했다. 서한에서 단체들은 “지연으로 인해 텍사스 의료 서비스 제공자의 재정적 안정성이 훼손되고 텍사스 주민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초래된다. 신청서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HHSC 등록 직원이 필요하다. 낙후된 기술로 인해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및 노인을 위한 메디케이드 신청이 지연, 백로그(backlog) 및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는 일반적으로 SNAP 신청을 3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요구하며 메디케이드 신청을 처리하는 기관은 대부분 신청자의 자격을 45일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텍사스 트리뷴의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는 2019년 이후로 이 두가지 연방지침을 충족하지 못했다. 12월 5일 현재 메디케이드 신청이 처리되는데 걸리는 대기 기간은 약 59일이다. 그나마 이 수치도 11월 22일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당시 대기 기간은 71일이었고 적체 건수는 13만건이 넘었다. 이와 관련, 연방농무부(U.S. Department of Agriculture)와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등 소관 연방당국은 텍사스 주정부 부처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주 HHSC는 두 프로그램과 아동 건강 보험 프로그램, 빈곤 가족을 위한 임시 지원에 대한 연방 적시성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약 3억달러의 예산을 요청했다. 비영리 단체인 ‘텍사스 아동 보호’(Texans Care for Children)의 건강 정책 디렉터인 다이애나 포레스터는 입법자들이 등록 자격이 있는 아동이 지연 없이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기술 시스템을 도입해 텍사스 가정에게 등록 시스템이 실제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단체들은 SNAP 및 메디케이드에 대한 개선된 프로세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북부 텍사스 푸드 뱅크’(North Texas Food Bank)에 따르면, 텍사스는 SNAP 보고 시스템을 간소화하지 않은 5개주 중 하나다. 이 단체는 단순화되고 기술을 수용하는 6개월 자격 확인 시스템(6-month eligibility check system)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주에서 연간 3,300만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손혜성 기자메디케이드 snap 텍사스 단체 텍사스 주민 텍사스 공영라디오
2024.12.27. 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