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없는 텍사스 아동 13% 이상
지난해 텍사스주가 다시한번 전국 최악의 아동 무보험율을 기록했다고 북 텍사스 공영 라디오(NPR)가 15일 보도했다. 조지타운대학 아동·가족센터(Georgetown Center for Children and Families/GCCF)의 분석에 따르면, 텍사스는 2024년 기준 전체 아동의 13% 이상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다. 이는 전국 평균의 2배를 넘는 수치였으며 각각 2·3위를 기록한 플로리다와 오클라호마 보다도 약 5%포인트나 높은 전국 최고였다. 또한 2022년에서 2024년 사이 텍사스는 미국에서 아동 무보험자 증가율이 29%로 역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GCCF의 연구 교수이자 사무총장인 조앤 앨커(Joan Alker)는 텍사스의 메디케이드 운영 방식이 2022~2024년 사이 아동 무보험자가 29%나 급증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2023년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종료되면서 메디케이드의 ‘연속적 보장’ 제도도 끝났다. 이에 따라 각 주는 모든 가입자의 자격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전국적으로 약 1,500만명이 탈락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아동이었다. 앨커는 텍사스가 약 180만명을 탈락시키는 과정에서 ‘절차적 갱신’이라 불리는 재확인 방식을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절차는 주정부가 이미 보유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입 자격을 다시 판단해 자격이 있는 사람의 탈락을 막는 장치다. 앨커는 “만약 모든 주가 텍사스만큼 부실하게 해제 절차를 진행했다면, 전국 아동 무보험률은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 아동 무보험률은 5%에서 6%로 소폭 상승했지만, 조지타운대가 연방센서스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동 무보험자수는 전국적으로 약 2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에브리 텍산(Every Texan)’의 보건·식품 정의 담당 린 카울스(Lynn Cowles) 디렉터는 연방 예산안 변경으로 인해 더 많은 아동이 보험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연방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텍사스 아동 50만명 이상이 포함된다. 그는 “이 아이들은 중산층 가정의 자녀로, 강화된 세액공제가 만료되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보험료 보조가 줄어들면 가족들은 매달 수백 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는 2020년 이후 ACA(오바마케어) 가입 아동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카울스는 성인 가입자 증가도 두드러졌다면서 “텍사스에서는 많게는 100만명 이상이 새로 ACA에 가입했다. 이는 전례 없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 성인들 역시 보험 상실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위험이 메디케이드·메디케어 등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7월 발효된 대규모 예산법안(H.R. 1)은 약 48만명의 텍사스 주민이 보험을 잃게 할 것으로 KFF(Kaiser Family Foundation) 분석은 내다봤다. 카울스는 주민들이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우편물을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디케이드나 마켓플레이스 보험 재등록을 위해 정기적으로 ‘yourtexasbenefits.com’에 접속하고 신청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휴대전화나 달력에 알림을 설정해 가족의 보험 상태를 점검하라고 조언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지역 단체(Every Texan, Texas Organizing Project)나 주보건&휴먼서비스원회(Texas Health and Human Services Commission)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런 절차는 주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좌절을 낳는다”며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보험 유지에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카울스는 또 “보험 가입 문제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무보험자가 늘면 응급실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는 민간 보험 가입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이 문제를 모두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GCCF의 앨커 사무총장은 데이터 발표가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 보고 있는 수치는 2024년 기준인데, 우리는 이미 2025년에 살고 있으며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아이들의 의료 접근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앨커는 특히 이민 가정에서 발생하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꼽았다. 그는 “미국 아동 4명 중 1명은 이민 부모를 두고 있다”며 “강제 추방과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 개인정보 공유 때문에 부모들이 정부에 정보를 제공하기를 꺼리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나타난 현상으로, 앨커는 “이번에는 증가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무엇보다 메디케이드 삭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서류 절차나 근로보고 요건 때문에 탈락하면, 자격이 있는 아동도 보험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삭감은 진료비 지급에도 영향을 미쳐, 메디케이드 환자를 받으려는 의료기관이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앨커는 “공공 건강보험과 메디케이드에 의존하는 주민들에게는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는 이미 그 폭풍이 닥쳤다”고 전했다. 손혜성 기자건강보험 텍사스 텍사스 아동 아동 무보험자 아동 무보험율
2025.09.22.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