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연방대법원의 루이지애나 투표권법 판결
연방대법원이 지난달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 6명의 찬성과 진보 성향의 판사 3명의 반대로 가결된 이번 판결은 지난 1965년 제정된 투표권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리노이 역시 이번 판결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점에서, 또 향후 치러질 투표의 결과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중요성을 가진다. 연방대법원은 Louisiana v. Callais라고 불리는 이번 판결에서 투표권법 제2조의 핵심 내용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즉 연방대법원은 루이지애나주가 흑인 유권자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두 번째로 신설한 흑인 다수 선거구인 제 6선거구가 인종을 지나치게 고려해 획정되었다며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주 정부가 선거구를 나눌 때 인종을 주된 기준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평등 보호 조항을 위반한 불법적인 게리멘더링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기존에는 선거구가 소수 인종의 투표권을 결과적으로 저해하면 소송이 가능했으나 이번 판결로 인해 원고는 주 정부가 차별하려는 고의적인 의도를 가졌음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향후 투표권법에 관련한 소송을 제기할 때도 어려움을 안게 된다는 의미다. 연방대법원은 또 주 정부가 인종이 아닌 정당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은 헌법적 권한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종적 불균형은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도 함께 내렸다. 결국 흑인 유권자를 포함한 소수계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의원들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흑인 밀집 지역을 하나의 지역구로 만드는 일이 앞으로는 사실상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인종만으로 선거구를 긋는 것은 평등 보호 보장에 따라 위헌적이며 이는 인종 게리멘더링이라고 보는 것이다. 오히려 선거구는 각 정당의 이익에 맞게 그릴 수도 있다는 것이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이와 같이 나오자 당장 루이지애나주는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판결 직후 예정되어 있던 연방 하원 예비선거를 중단하고 소수계 대표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거구를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루이지애나주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리노이주를 포함해 인종을 고려해 선거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많은 주 정부로 하여금 왜 이런 선거구가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위헌적이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에 일리노이에서는 독자적인 투표권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지난 2011년 선거로 일리노이 최초의 아시안 여성 주의원에 당선된 테레사 마의 사례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중국계면서 팻 퀸 전 주지사의 스태프로 일하며 시카고 한인사회와도 가까워 평창 동계 올림픽 평화 유치를 위한 결의안 등을 주도적으로 처리했던 마 의원은 투표권법의 최대 수혜자다. 2011년 일리노이가 투표권법으로 선거구를 재획정하면서 시카고 다운타운 남부의 차이나타운 유권자들을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했기 때문에 당선이 사실상 가능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026년 4월에는 위헌적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2011년에는 아시안과 같은 소수계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나의 선거구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마 의원이 당선될 수 있었다. 당시 일리노이 주의회는 일리노이 투표권법을 제정했다. 주 차원에서 소수계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각 선거구는 인구 수의 평등성 뿐만 아니라 교차 지역구와 영향력 지역구를 창설해 특정 소수 인종이 인구의 절대 다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인종 그룹과 연합하거나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의 인구 비중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는 시카고 차이나타운이 4개의 주하원, 3개의 주상원, 3개의 연방 하원 선거구로 쪼개져 있던 것을 하나의 주하원 선거구로 창설될 수 있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마 의원이 일리노이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계 여성 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 일리노이 투표권법 제정과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다수당으로 선거구 획정의 키를 쥐고 있었던 민주당이 큰 덕을 본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은 선거구를 다시 그리면서 현역 공화당 의원들의 지역구를 통합시켜 그들의 지역구를 사실상 무력화 했고 보수적인 지역을 민주당 우세 지역과 합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했다. 그러면서도 각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1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연방 기준을 따르면서 선거구가 서로 인접하고 모양 역시 조밀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하며 반발을 피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현재에는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인종을 우선시한 지역구 획정이라는 공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인사회에 끼치는 영향 역시 과소평가할 수 없다. 글렌뷰와 노스브룩 등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역을 하나로 묶는 선거구 획정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상의 한인 선거구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한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고 연방 선거구 획정 기준에도 맞아야 가능했지만 연방대법원의 투표권법 판결로 인해 앞으로는 그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일리노이 주의회는 연방대법원의 투표권법 판결로 인해 주헌법 개정안을 유보했다. 주의회는 당초 인종적 요소를 선거구 획정 규칙에 포함하는 내용의 주헌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연방대법원 판결로 인한 법적 불확실성으로 즉각적인 헌법 개정안 처리를 미룬 것이다. 당장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일리노이 선거구가 불법이라는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일리노이 민주당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대표성을 고려해 선거구를 획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연방 투표권법이 이번 판결로 인해 크게 약화됐기 때문에 일리노이주 독자적으로 주 투표권법을 제정하고 연방법 이상의 보호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일단 2026년 중간선거는 이미 예비선거가 치뤄져 2028년 선거에서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일리노이와 연방 선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연방대법원 루이지애나 선거구 획정 향후 투표권법 투표권법 제2조
2026.05.06.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