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매각, 직원들에 2억4000만불 보너스
루이지애나주의 한 제조업체 대표가 회사를 17억 달러에 매각하며 전 직원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전기설비용 구조물 제조업체 파이버본드(Fibrebond)의 대표가 최근 회사 매각을 마무리한 직후 직원 520명에게 총 2억4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지급 대상에는 생산직부터 사무직, 관리자까지 모든 정규직 직원이 포함됐다. 직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44만3000달러에 달한다. 일부 장기 근속자와 핵심 인력은 이보다 더 많은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너스 재원은 매각 대금의 약 15%로, 65세 이상 직원은 즉시 전액을 받고 그 외 직원은 향후 5년에 걸쳐 나눠 받는 조건이다. 이 같은 조항은 파이버본드 설립자의 2세인 그레이엄 워커(46·사진) 최고경영자(CEO)가 매각 계약서에 직접 명시했다. 워커는 “성공은 함께 버틴 사람들의 몫이어야 한다”며 일부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보너스 지급 사실이 공개되자 회사 내부는 술렁였다. “몰래 카메라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왔고, 봉투를 받은 뒤 울먹이며 자리를 뛰쳐나간 직원도 있었다. 한 직원은 대가족 25명을 데리고 칸쿤 여행을 떠났고, 또 다른 직원은 집 대출을 모두 갚은 뒤 평생 꿈이던 의류 매장을 열었다고 전했다. 1995년 시급 5.35달러로 입사해 임원급까지 승진한 레시아 키(51)는 이번 보너스로 주택 대출을 모두 상환했다. 그는 “이제야 숨을 쉬고 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65세 이상 즉시 지급 대상이라는 규정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베트남계 이민자 홍 블랙웰(67)은 최근 은퇴하며 남편에게 픽업트럭을 선물했다. 파이버본드는 1982년 워커 가문이 창업했다. 1998년 공장 전소,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원 수가 900명에서 320명으로 줄어드는 구조조정 등 존폐 위기를 겪었다. 이후 회복 국면에 들어서며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최근 5년간 매출이 약 400% 성장했다. 워커는 “회사의 성장과 성과는 직원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회사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노고에 합당한 보답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올해 말 회사를 떠나는 그는 직원들에게 “보너스가 그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려달라”며 “80살이 돼서도 그 이메일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기 성과에 치우친 최근의 기업 문화와 대비된다고 평가했다. 한 경영 전문가는 “직원을 동반자로 생각한 결정”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회사 직원 파이어본드 직원 회사 분위기 직원 900명
2025.12.28.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