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3 기술 융합과 개인정보 보호형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블록체인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영국·싱가포르 재단이 공동 설립한 ZPN 체인(ZPN Chain)이 11월 10일 공식 메인넷 출시에 나선다. 이번 론칭은 전용 ZKP(영지식증명) SoC 칩 을 탑재한 세계 최초의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데이터 자산화와 온체인 확장성, 개인정보 보호 영역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ZPN 체인은 ZPN 재단(미국), ZPN 재단(영국), SDAO 재단(싱가포르)이 공동으로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영지식증명 기술을 중심으로 고성능·고프라이버시·실물자산(RWA) 호환성을 갖춘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생태계는 ▲전용 ZPN 지갑 ▲블록 탐색기 ▲RWA(실제 자산) 매핑 및 데이터 추적을 지원하는 ‘ZKP Whale Server’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ZPN은 단순한 암호화폐 중심 체인이 아니라, 데이터 자산·공급망 추적·데이터 마켓플레이스·규제 대응형 프라이버시 애플리케이션을 포괄하는 ‘RWA 가치 사슬 통합형 블록체인’ 을 표방한다. 프로젝트 측은 향후 바이낸스 현물 및 선물 시장 상장을 추진해 생태계 유동성과 접근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 ZPN 체인은 네 가지 핵심 혁신 요소를 내세운다. 첫째, 영지식증명(ZKP)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나 데이터 검증이 공개 없이 이루어져 개인정보 보호와 규제 준수 모두를 충족시킨다. 둘째, ZKP 전용 SoC 칩 가속 기술을 적용해 GPU 대비 검증 시간을 약 75분에서 13초로 단축, 연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대량의 온체인 검증이나 프라이버시 민감형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셋째, ‘제어 가능한 프라이버시 체인(Controllable Privacy Chain)’ 구조를 도입해 기업이나 사용자가 법적·규제 요구에 맞춰 공개 범위를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넷째, RWA 매핑 및 온체인 가치 교환 인프라를 구축해 오프체인 자산의 토큰화부터 거래·데이터 검증까지의 전 과정을 블록체인 상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ZPN 측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오프라인 자산의 온체인 매핑, 데이터의 프라이버시 검증, 그리고 데이터 자산의 거래까지 하나의 루프로 연결해 ‘데이터 기반 가치경제’ 를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GPU 기반 블록체인보다 300배 이상 빠른 처리 속도를 통해 RWA 데이터의 실시간 검증·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ZPN은 11월 5일 메인넷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 단계에서 ZPN 지갑·블록 탐색기·ZKP Whale Server 등 핵심 인프라를 동시에 공개한다. 출시 후에는 글로벌 거래소 상장과 기업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자산으로서의 데이터(Data-as-an-Asset)’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공급망, 데이터 추적, 금융,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등 여러 산업 분야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ZPN 체인은 프라이버시 보호, RWA 통합, 규제 대응을 동시에 구현하는 독창적 구조를 통해 기존 퍼블릭 체인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메인넷이 안정적으로 가동된다면 프라이버시 체인과 자산 체인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통제 가능한 프라이버시’ 모델은 각국 규제 환경에 따라 다른 해석을 받을 여지가 있어 지속적인 규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이번 ZPN 체인 출범을 ZKP 기술이 블록체인의 차세대 표준으로 진입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ZPN은 향후 Web3와 RWA 통합 흐름 속에서 ‘프라이버시 중심 퍼블릭 체인’의 대표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현식 기자블록체인 퍼블릭 퍼블릭 블록체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가운데 블록체인
2025.11.09. 17:22
흥미로운 광고 한 편이 새해 등장했다. 곰돌이 푸가 값비싼 이동통신 요금 때문에 꿀통에 넣어둔 돈을 다 썼다는 내용이다. 광고주는 저가형 이동통신사 ‘민트 모빌’이다. 민트 모빌의 오너는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영화 ‘데드풀’ 등으로 유명하지만, 스크린 밖에서는 재기 넘치는 전문 마케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배경 지식이 있다면 돈 안 들이는 광고로 유명한 레이놀즈가 디즈니가 보유한 곰돌이 푸를 모델로 썼다는 점에 놀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 곰돌이 푸를 공짜로 사용했다. 비결은 ‘퍼블릭 도메인 데이(Public Domain Day)’다. 저작권의 인정 기간이 끝나는 날로 미국은 매년 1월 1일이다. 개인 저자 사후 70년, 법인 저작물 공표 후 95년, 법인 저작물 창작 후 120년 등 3가지 중 가장 짧은 것이 적용된다. 듀크대는 ‘퍼블릭 도메인 연구센터’를 두고 2010년부터 매년 어떤 저작물의 저작권이 만료됐는지 알려준다. 올해부터 곰돌이 푸, 보다 정확히 작가 A. A. 밀른이 1926년 쓴 책 ‘Winnie-the-Pooh’의 내용과 그림은 허가나 비용 부담 없이 상업적으로도 쓸 수 있게 됐다. 올해 퍼블릭 도메인 데이는 특히 풍성했다. 곰돌이 푸 이외에 펠릭스 살텐의 ‘밤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등 서적을 비롯해 해럴드 로이드, 버스터 키튼, 그레타 가르보 등이 등장한 수십 편의 무성영화, 브로드웨이 히트곡들과 재즈 명반들, 그리고 1923년 이전 녹음된 40만 곡 이상의 노래도 포함됐다. 지난해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저작권이 만료됐고 2018년에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2017년에는 ‘앵무새 죽이기’를 비롯해 영화 ‘타임머신’, ‘사이코’, ‘스파르타쿠스’가, 2016년에는 영화 ‘벤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저작권이 끝났다. 저작권 만료로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도 오는 2024년 1월 1일부터 공짜로 쓸 수 있다. 그렇다고 무한정 면책 특권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2년 뒤인 2024년 1월 1일부터 쓸 수 있는 미키 마우스의 경우, 오직 1928년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뿐이고 이후 2006년까지 6차례에 걸쳐 변형된 미키 마우스 디자인은 안 된다. 이런 이유로 레이놀즈는 새해 광고에서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포동포동하고 노란 컬러의 푸 대신에 흑백으로 그려진 캐릭터를 사용했고 농담처럼 본인의 특허법 해석이 틀리지 않길 바란다는 설명까지 달았다. 듀크대는 의회 보고서를 인용해 탄생한 지 55~75년 된 저작물 중 상업적 가치가 있는 것은 2% 남짓이고 75년이 지나면 이보다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시대가 변하고, 소비자가 바뀌고, 마케팅 기법이 진화하는데 수십 년 된 저작물이 상업적으로 먹힐 가능성은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유능한 마케터들은 제대로 아이디어를 짜내 이들 고전에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즈’나 ‘픽사베이’ 등도 저작권 공유를 목적으로 활동하면서 웹사이트에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팬데믹이 길어지고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면서 경제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분야별로 방향과 속도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경기 민감성이 큰 마케팅은 그중에서도 가장 갈피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9월 전 세계 8200명의 마케팅 리더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0%는 팬데믹으로 마케팅 전략에 큰 변화를 겪었다고 답했다. 반면 66%는 향후 12~18개월 이내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77%는 마케팅이 1년 전보다 더욱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뜻으로 기회의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만 열리는 법이다. 풍성한 퍼블릭 도메인과 함께 시작한 2022년, 어쩌면 대박을 가져다줄 아이디어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류정일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퍼블릭 도메인 퍼블릭 도메인 올해 퍼블릭 캐릭터 곰돌이
2022.01.11.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