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 평양냉면 대전] "올 여름엔 평냉"…구이집들 시원한 '진면승부'
한국에서 미식가들이 사랑하는 메뉴로 꼽히는 평양냉면이 LA에서도 유행을 타고 있다. 비슷한 시기 한식당 세 곳에서 제각기 다른 평양냉면을 내놓으며 한인타운에 ‘평냉 대전’이 일어나는 형국이다. 평양냉면은 새콤달콤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함흥냉면과는 정반대다. 메밀향이 살아 있는 부드러운 면에 육향 진한 국물이 더해지지만, 전반적으로 간이 슴슴해 처음 접한 이들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0년대부터 슴슴한 맛에 빠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맞았다. 을밀대, 을지면옥, 우래옥 등 노포들은 물론 새로운 평양냉면 전문점들이 속속 등장했고, 여름철 별미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반면, LA 한인타운은 오랫동안 함흥냉면 위주였고,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최근 세 곳의 식당이 각자의 스타일로 평양냉면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가장 먼저 평양냉면을 내놓은 곳은 가빈이다. 지난 달 오픈하면서 평양냉면을 선보인 가빈은 사태와 양지를 우려낸 진한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더해 감칠맛과 청량감을 살렸다. 가빈을 운영하는 카이젠 다이닝 그룹의 에이미 장 매니저는 “텁텁함 없이 깔끔한 맛 덕분에 손님 반응이 좋다”며 “LA에서는 처음 맛보는 스타일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인타운의 대표 구이집 중 하나인 형제갈비도 여름을 맞아 평양냉면을 출시했다. 동해 막국수에서 사용하는 쫄깃한 메밀면을 바탕으로 고기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적절히 섞어 상큼한 맛을 더했다. 형제갈비 주부권 대표는 “정통보다는 현지 입맛에 맞춘 평양냉면에 가깝다”며 “함흥냉면에 익숙한 고객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절충한 메뉴”라고 설명했다. 사용되는 면은 춘천에서 급랭 상태로 공수해온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 유명한 평양냉면 전문점 서관면옥의 LA 지점도 지난 26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100% 메밀로 만든 ‘순면’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서관면옥의 모니카 김 대표는 “토런스에서 구이집 황소마을을 27년째 운영해온 만큼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며 진한 고기 육수에 집중한 정통 평양냉면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들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골동냉면, 고명을 듬뿍 얹은 맛박이 냉면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함흥냉면의 아성이 견고하던 LA 한인타운. 이제는 “여름엔 평냉이지”를 외치는 식당들이 속속 등장하며 ‘평냉 대전’이 한창이다. 진짜 승자는 시원한 여름 별미를 찾는 소비자들의 젓가락 끝에서 결정될 전망이다.LA한인타운 평양냉면 대전 구이집 여름 평양냉면 전문점들 정통 평양냉면 대표 구이집
2025.06.26.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