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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언론의 자유없는 평화는 허상

자유민주주의 언론(Mass Communication: Mass Com.)과 공산주의 언론(일당독재 체제)은 태생부터 철학이 다르다.   자유민주주의 언론은 최소한의 통제와 최대한의 자유를 지향한다. 언론은 국가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이자, 사회를 위한 공공 서비스로 존재한다. 반면 공산주의 언론은 당과 정부의 통제 아래 놓이며, 언론의 본질이 ‘국민의 알 권리’가 아니라 ‘체제 유지와 선전’에 있다. 자유를 지키는 수단이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북한의 언론이 바로 그 전형이다. 김일성은 “언론은 혁명의 무기이며, 적과 싸우는 도구”라며 매스컴을 전쟁의 연장선으로 규정했다. 그의 손자 김정은 체제에 이르기까지 북한 언론은 ‘로동신문’과 ‘민주조선’을 앞세워 오직 수령을 찬양하고, 체제의 오류를 미화하는 선전용 기구로만 존재한다.   그곳에는 비판도, 진실도, 다양성도 없다. 모든 기사와 방송은 ‘최고존엄’을 신격화하는 도구로 쓰이며, 외부 세계의 정보를 접한 주민은 중범죄자로 처벌받는다. 북한의 매스컴은 언론이 아니라 세뇌의 수단이다.   역사는 언론의 개방이 곧 자유의 시작임을 증명해왔다. 냉전 시절 동서독이 갈라져 있을 때,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1931~2022) 대통령이 개방개혁(페레스트로이카)을 선언하자 동독의 주석 에리히 호네커(1912~1994)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서독의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서독의 헬무트 콜(1930~2017) 수상은 단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동서 간 매스컴을 완전히 개방하라.”   호네커 동독 주석은 이를 수락했고, 1987년 9월 서독을 방문한 직후 동독 내에도 서독 방송이 송출되기 시작했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서독의 현실을 본 동독 주민들은 체제의 거짓을 깨달았고, 그로부터 3년 뒤인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평화적 흡수통일을 이뤘다.   언론의 개방이 분단을 무너뜨리고, 자유를 회복시킨 것이다. 이와 같이 매스컴을 개방하느냐, 폐쇄하느냐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결임을 생각하게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확성기를 스스로 철거하며, ‘불편한 언론’을 압박하는 행위는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정신과 배치된다. 언론은 정부의 시녀가 아니라 국민의 대리자다.   언론이 침묵하면 권력은 독주하고, 국민은 방향을 잃는다. 매스컴의 자유는 국가의 명예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선이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이상국가의 마지막 단계로 ‘우민정치’, 즉 권력자가 국민을 무지하게 하여 통치하는 참주정치를 경고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언론이 정부의 비위를 살피며 스스로의 날개를 접는다면, 그 경고는 현실이 될 것이다. 언론의 자유가 닫히는 순간, 민주주의의 문도 함께 닫힌다. 박종식 / 예비역 육군소장열린광장 언론 자유 자유민주주의 언론 공산주의 언론 평화적 흡수통일

2025.10.2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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