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이야기] 거품과 성장
주식시장은 지난주를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지난 2일까지 3대 지수는 나란히 5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이는 2024년 8월 19일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3대 지수가 번갈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은 반복되고 있으며 고공행진이 멈출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우지수와 S&P500은 지난 9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나스닥은 그보다 한 달 더 긴 6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한 ‘Liberation Day’, 이른바 ‘해방의 날’이었던 4월 7일, 3대 지수는 나란히 15개월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후 6개월간 수직 상승을 이어가며 다우지수와 S&P500은 각각 28.5%, 39.6% 급등했고, 나스닥은 무려 55% 폭등했다. 이 기간 ‘매그니피선트 7(Magnificent 7)’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는데 6개월간 평균 상승률은 70%에 달했다. 특히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100%가 넘는 폭등세로 회복을 주도했지만 애플과 아마존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현재 매그니피선트 7이 나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으며 이는 S&P500 내 비중인 3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소수 초대형 기술주가 장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AI 거품론은 여전히 투자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거리다. 매그니피선트 7 전 종목이 모두 AI 테마 수혜주라는 점에서, 이들에 집중된 패닉 바잉(panic buying)의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FOMO(놓칠까 두려움)와 FOGI(좋은 정보 놓칠까 두려움) 심리가 교차하며 투자심리를 지배하는 가운데 7년 만에 다시 찾아온 연방정부 셧다운은 우려와 달리 시장에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 못했다. 셧다운 여파로 3일 발표 예정이었던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와 실업률은 지연됐지만 1일 공개된 9월 ADP 민간고용은 5만 건 증가 예상과 달리 3만2000건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3000건 감소보다 10배 이상 확대된 수치로,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그럼에도 투자심리는 여전히 매수 쪽으로 쏠려 있으며, 당분간 같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3주 전 칼럼에서 언급했듯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시장이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주가가 이미 과대평가됐고 추가 금리 인하 기대 역시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섰고, 비트코인 역시 12만6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현상은 투자심리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의 폭등세를 1999년 ‘닷컴 버블’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Party like 1999”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과열된 분위기를 지적하는 상황이다. 일부는 과도한 기대와 자금 유입이 거품의 신호라고 주장한다. 반면 AI는 인프라와 자본집약적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실물 수요를 동반하기 때문에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지금의 시장은 거품 우려와 성장 기대가 공존하는 과도기적 국면이라 할 수 있다. ▶문의: [email protected] 김재환 / 아티스 캐피탈 대표주식 이야기 거품 성장 연속 상승세 ai 거품론 폭등세로 회복
2025.10.08.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