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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알다시피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들 역시 ‘con’이 ‘칸’ 또는 ‘컨’에 가깝지만 모두 ‘콘’으로 적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콘셉트(concept)’라는 표제어를 올려 놓았다. 따라서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이 아니라 ‘ㄹ.콘셉트’로 적는 것이 사전에 맞는 표기다.    ‘콘셉트’는 내키지 않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콘셉트’ 대신 ‘개념’ ‘관념’ 등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4.09.26. 19:44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아마도 대부분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알다시피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들 역시 ‘con’이 ‘칸’ 또는 ‘컨’에 가깝지만 모두 ‘콘’으로 적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콘셉트(concept)’라는 표제어를 올려 놓았다. 따라서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이 아니라 ‘ㄹ.콘셉트’로 적는 것이 사전에 맞는 표기다.    ‘콘셉트’가 내키지 않는다면 대신 ‘개념’ ‘관념’ 등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문맥에 따라선 ‘구상’ ‘의도’ ‘생각’ 등으로 바꿔도 된다.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4.05.29. 18:16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여서 표기와 관련해 질문이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또 불만이 많은 단어이기도 하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알다시피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들 역시 ‘con’이 ‘칸’ 또는 ‘컨’에 가깝지만 모두 ‘콘’으로 적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콘셉트(concept)’라는 표제어를 올려 놓았다. 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3.11.27. 19:00

[인공지능개척시대] ‘AI-메이드’ 표기 시대 오나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옛말이 있다. 배움에 얻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 책을 훔쳤다면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이 희소했던 과거의 흔적이다. 도서관이 잘 마련되어 있고, 인터넷에 수많은 정보가 쌓여 있는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배움을 장려하고 지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책 도둑은 다른 도둑과 달리 볼 여지가 있다.   그러면 글 도둑은 도둑인가. 책 도둑과 글 도둑은 말은 비슷해도 뜻이 전혀 다르다. 글 도둑은 남이 쓴 글을 가져와 마치 자신이 쓴 것인 양 행세하는 경우다. 배움을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작품을 쓰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남의 글을 이용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돈을 벌고자 하는 심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글 도둑은 도둑이 맞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 인공지능은 어떠한가?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는 무서우리만큼 멋진 글을 써낸다. ‘스테이블 디퓨전’이나 ‘달리2’와 같이 전문 화가에 버금가는 실력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도 있다. 이러한 생성 인공지능은 무수히 많은 인간의 작품을 학습해서 이와 비슷한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기존 인간 작가들은 인공지능이 작품을 도둑질해 간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이 작가의 허락도 없이 작품을 학습하더니 이제 원본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그렇게 여길 법도 하다. 하지만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그저 기존 작품을 배워 창작해 내는 기술일 뿐이라 주장한다. 인공지능을 도구로 삼아 더 많은 이들이 창작 활동의 기쁨을 누리고 창작물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는 사회적 혜택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생성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되었고, 앞으로도 적지 않은 소송이 제기될 기세다. 현행법상 많은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과를 쉬이 예측하기 어렵다. 이처럼 문제가 어려울수록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생성 인공지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어쩌면 생성 인공지능은 18세기 이후 제조업에 진행된 산업혁명과 비슷한 변화를 창작 산업에 가져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옷을 예로 들어보자. 산업혁명 전까지 모든 이들이 사람이 직접 짠 옷을 입었다. 하지만 이제 대다수는 공장 기계를 통해 상당 부분 자동화된 공정을 거쳐 생산된 옷을 입는다. 그 덕분에 질 좋은 옷을 훨씬 더 싼 가격에 풍족하게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이 직접 만든 옷도 남아 있다. 명품일수록 장인이 한땀 한땀 손수 제작했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수십 년, 수백 년 후의 창작 산업의 광경도 이와 비슷할 수 있다. 사람 대부분은 생성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적으로 생성된 작품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인공지능 덕분에 값싸고 질 좋은 창작물을 한껏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 예술가가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 만들어 낸 작품도 남아 있을 것이다. 명품 옷에 붙어 있는 ‘핸드-메이드’ 표시처럼 ‘휴먼-메이드’라는 말이 작품에 꼬리표처럼 붙어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하는 동안에는 생성 인공지능의 창작물을 인간 창작물과 구별해서 알 수 있도록 표시하는 제도를 고려해 봄 직하다. 미래에 창작물 대부분이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면 굳이 인공지능이 만들었다고 표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공장에서 만든 옷에 굳이 공장제라 표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창작물을 보면 인간이 만들었을 것이라 여긴다. 그러니 누군가 생성 인공지능을 통해 타인의 작품과 비슷하게 만들어 내고서는 마치 직접 만든 것인 양 표시해서 이득을 얻고자 꾀할 수 있다. 이런 행태가 허용된다면 원작품을 만든 저작자는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빼앗기고, 창작 활동을 지속할 동기가 사라져 버린다. 이런 도둑질이 만연한다면 가파르게 성장해온 K문화산업을 이끌어 온 재능들이 산업을 떠나고, 성공적인 K문화의 입지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요컨대 우리는 창작 산업에 있어 근본적 변혁의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이다. 창작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성 인공지능을 통해 창작 산업이 한층 더 도약하고 모두가 더 풍요로운 문화를 누릴 길을 지혜롭게 찾아야 한다. 김병필 /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인공지능개척시대 메이드 표기 창작 산업혁명 생성 인공지능 인공지능 덕분

2023.02.26. 17:22

국적기, 울릉도 옆 '죽도' 표기…독도 일본식 표기 아니냐 혼란

한국 국적기에서 항로를 보여주는 화면 가운데 울릉도 옆 ‘죽도(Jukdo)’ 표기 때문에 일부 승객들이 혼선을 빚었다.   LA에 사는 유모씨는 지난 1월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를 이용해 한국에 다녀왔다.   유씨는 “한국 도착을 앞두고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았는지 알아보려고 스크린을 통해 항로를 보는데 울릉도 옆에 있는 섬이 ‘죽도’로 표기돼 있었다”며 “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이 ‘다케시마’ 인데 그게 바로 죽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씨는 일부 항공편의 문제라 생각하고, LA로 돌아오는 에어프레미아 항공기에서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여전히 울릉도 옆의 섬은 ‘죽도’로 표기돼 있었다.   유씨와 일부 승객들은 한국 국적기에서 ‘죽도’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황당해했다. 이는 일본이 실제 죽도 대신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는 것 때문에 혼선을 빚는 것이다. ‘다케시마’의 한자가 ‘竹島(죽도)’이기 때문이다.   실제 죽도는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하는 작은 섬이다. 울릉도와의 거리는 약 1.8마일(약 3km)이다. 독도 역시 울릉군에 속해 있지만, 울릉도와의 거리는 약 54마일(약 87km) 정도다.   유씨가 본지에 제공한 에어프레미아 항로 사진을 살펴보면 화면에 표시된 ‘죽도’는 울릉도와 가까운 곳에 있어, 이는 독도가 아닌 실제 죽도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본지는 에어프레미아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현재(23일 오후 4시)까지 입장을 듣지 못했다.   한편, 죽도는 둘레가 약 4마일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산책로와 해안도로, 역사 유적인 낙산성, 벽화 마을 등 다양한 관광지도 있어서 울릉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일본 표기 죽도 표기 국적기 울릉도 표기 때문

2023.02.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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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메이드’ 표기 시대 오나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옛말이 있다. 배움에 얻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 책을 훔쳤다면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이 희소했던 과거의 흔적이다. 도서관이 잘 마련되어 있고, 인터넷에 수많은 정보가 쌓여 있는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배움을 장려하고 지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책 도둑은 다른 도둑과 달리 볼 여지가 있다.   그러면 글 도둑은 도둑인가. 책 도둑과 글 도둑은 말은 비슷해도 뜻이 전혀 다르다. 글 도둑은 남이 쓴 글을 가져와 마치 자신이 쓴 것인 양 행세하는 경우다. 배움을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작품을 쓰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남의 글을 이용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돈을 벌고자 하는 심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글 도둑은 도둑이 맞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 인공지능은 어떠한가?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는 무서우리만큼 멋진 글을 써낸다. ‘스테이블 디퓨전’이나 ‘달리2’와 같이 전문 화가에 버금가는 실력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도 있다. 이러한 생성 인공지능은 무수히 많은 인간의 작품을 학습해서 이와 비슷한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기존 인간 작가들은 인공지능이 작품을 도둑질해 간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이 작가의 허락도 없이 작품을 학습하더니 이제 원본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그렇게 여길 법도 하다. 하지만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그저 기존 작품을 배워 창작해 내는 기술일 뿐이라 주장한다. 인공지능을 도구로 삼아 더 많은 이들이 창작 활동의 기쁨을 누리고 창작물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는 사회적 혜택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생성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되었고, 앞으로도 적지 않은 소송이 제기될 기세다. 현행법상 많은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과를 쉬이 예측하기 어렵다. 이처럼 문제가 어려울수록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생성 인공지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어쩌면 생성 인공지능은 18세기 이후 제조업에 진행된 산업혁명과 비슷한 변화를 창작 산업에 가져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옷을 예로 들어보자. 산업혁명 전까지 모든 이들이 사람이 직접 짠 옷을 입었다. 하지만 이제 대다수는 공장 기계를 통해 상당 부분 자동화된 공정을 거쳐 생산된 옷을 입는다. 그 덕분에 질 좋은 옷을 훨씬 더 싼 가격에 풍족하게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이 직접 만든 옷도 남아 있다. 명품일수록 장인이 한땀 한땀 손수 제작했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수십 년, 수백 년 후의 창작 산업의 광경도 이와 비슷할 수 있다. 사람 대부분은 생성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적으로 생성된 작품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인공지능 덕분에 값싸고 질 좋은 창작물을 한껏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 예술가가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 만들어 낸 작품도 남아 있을 것이다. 명품 옷에 붙어 있는 ‘핸드-메이드’ 표시처럼 ‘휴먼-메이드’라는 말이 작품에 꼬리표처럼 붙어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하는 동안에는 생성 인공지능의 창작물을 인간 창작물과 구별해서 알 수 있도록 표시하는 제도를 고려해 봄 직하다. 미래에 창작물 대부분이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면 굳이 인공지능이 만들었다고 표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공장에서 만든 옷에 굳이 공장제라 표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창작물을 보면 인간이 만들었을 것이라 여긴다. 그러니 누군가 생성 인공지능을 통해 타인의 작품과 비슷하게 만들어 내고서는 마치 직접 만든 것인 양 표시해서 이득을 얻고자 꾀할 수 있다. 이런 행태가 허용된다면 원작품을 만든 저작자는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빼앗기고, 창작 활동을 지속할 동기가 사라져 버린다. 이런 도둑질이 만연한다면 가파르게 성장해온 K문화산업을 이끌어 온 재능들이 산업을 떠나고, 성공적인 K문화의 입지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요컨대 우리는 창작 산업에 있어 근본적 변혁의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이다. 창작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성 인공지능을 통해 창작 산업이 한층 더 도약하고 모두가 더 풍요로운 문화를 누릴 길을 지혜롭게 찾아야 한다. 김병필 /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기고 메이드 표기 창작 산업혁명 생성 인공지능 인공지능 덕분

2023.02.24. 19:07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여서 표기와 관련해 질문이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또 불만이 많은 단어이기도 하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알다시피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들 역시 ‘con’이 ‘칸’ 또는 ‘컨’에 가깝지만 모두 ‘콘’으로 적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콘셉트(concept)’라는 표제어를 올려 놓았다. 따라서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이 아니라 ‘ㄹ.콘셉트’로 적는 것이 사전에 맞는 표기다.   이러한 설명을 해도 ‘콘셉트’는 내키지 않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콘셉트’ 대신 ‘개념’ ‘관념’ 등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문맥에 따라선 ‘구상’ ‘의도’ ‘생각’ 등으로 바꿔도 된다.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2.12.08. 20:16

[우리말 바루기] 숫자 표기

다음 숫자 표기 중 바른 것을 고르시오.   ㉠152000 ㉡152,000 ㉢십오만이천 ㉣15만2천 ㉤15만2000   아라비아숫자는 수를 나타내는 보편적 방식이지만 표기하고 읽는 방법은 동서양이 좀 다르다. 서양의 경우 1000단위(세 자리)마다 쉼표(콤마)를 찍으며 1000단위로 읽는다. 사우전드(thousand), 밀리언(million), 빌리언(billion)… 하는 식이다. 반면 동양에서는 네 자리인 10000단위로 끊어 읽는다. 즉 네 자리마다 만(萬), 억(億), 조(兆), 경(京)… 등으로 읽어 나간다. 우리 맞춤법은 이를 따라 10000단위마다 ‘만’ ‘억’ ‘조’ 등의 글자를 넣어 표기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152000’은 서양식도 우리식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다. ‘㉡152,000’은 서양식 표기법이다. ‘㉢십오만이천’은 숫자 모두를 우리말로 적은 것이다. 이런 표기 방식은 없다. ‘㉣15만2천’은 네 자리, 즉 ‘만’ ‘억’ ‘조’ 등에만 한글을 넣는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나온 표기다. ‘㉤15만2000’은 맞춤법이 규정하고 있는 우리식 숫자 표기법으로 문제의 정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론 국제 기준에 따라 세 자리마다 쉼표를 찍어 표기하는 경우(㉡152,000)도 많다. 복잡한 수를 표기할 때는 대부분 이 방식을 쓴다.  우리말 바루기 숫자 표기 숫자 표기 표기 방식 우리식 숫자

2022.10.24. 18:11

[독자 마당] ‘구운 김’ 제품 표기 유감

20여 년 전에만 해도 한국에 다녀온 지인들은 굽지 않은 김 한 톳을 선물로 주곤 했다. 당시 김 가격도 비싸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가볍고 부피도 작아 한국에서 선물용으로 가져오기도 좋았다. 김 선물을 받으며 김밥을 만들 때 쓰기도 하고 때로는 기름을 발라 구워 먹기도 했다. 장기 보관도 가능했다. 냉동실에 마른 김을 넣어두면 오래되어도 변질이 되지 않아 냉동실 한 쪽에 마른김 한두톳은 늘 있었다.     요즘은 한인 마켓에 가면 다양한 김 제품들이 있다. 특히 기름 바르고 굽는 번거로움 때문에 구운 김을 주로 사 온다. 그런데 항상 구운 김을 구입하면서  ‘몇장이나 들었을까?’ 살피지만 장수 표기가 된 제품은 많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유통 기간만 확인하고 구매를 하게 된다. 장수 표기가 되어 있는 구운 김 제품은 딱 한 번 본 기억이 난다.   얼마 전 산 구운 김 제품도 바람을 빵빵하게 넣은 부피 큰 포장지 한쪽에 20g이라고만 쓰여 있었다. 이게 상술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을 무게로 생각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전장이 몇장 들어 있다거나, 6분의 1장 크기의 김이 몇장 들어 있다고 표기를 하는 게 더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부뚜막 한 쪽에서 솔가지로 들기름 바르고 고운 소금 뿌려 만든 구운 김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처럼 반듯한 모양은 아니지만 사위어가는 장작불 숯에 구웠던 그 바삭함과 맛은 최고였다. 그래서 지금도 마켓에 가면 구운 김은 빠트리지 않고 구입하는 품목이다. 다만 내가 거주하는 곳은 한인 마켓이 멀어 자주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      구운 김 생산업체들은 포장지에 포장된 김의 장수를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에게는 김의 무게보다 장수 표기가 훨씬 유용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박영혜·리버사이드독자 마당 제품 표기 제품 표기 장수 표기 포장지 한쪽

2022.10.09. 13:14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콘셉트’로 적는 것이 맞는 표기다.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2.02.22. 18:33

[우리말 바루기] '싹둑'의 표기 규정

 “가로수 수백 그루가 하루아침에 싹뚝 베어져 밑동만 남았다.” 이 문장에서 ‘싹뚝’은 잘못 됐다. 발음은 [싹뚝]이지만 ‘싹둑’으로 써야 한다.   ‘싹둑’처럼 한 단어 안에서 된소리로 발음될 때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해도 되는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답은 한글맞춤법 제5항에 나온다.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고 규정돼 있다. ‘가끔, 거꾸로’처럼 앞말에 받침이 없는 두 모음 사이에서 나는 된소리가 여기에 해당된다.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도 마찬가지다. ‘잔뜩, 털썩 듬뿍, 몽땅’ 등과 같이 발음하고 표기한다.   예외도 있다.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 깍두기[깍뚜기], 시끌벅적[시끌벅쩍], 법석[법썩]이 올바른 표기와 발음이다.   5항에서 ‘한 단어’란 한 형태소로 이뤄진 단어를 뜻한다. 복합어 눈곱[눈꼽]과 같은 표기는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우리말 바루기 표기 규정 표기 규정 다음 음절 복합어 눈곱

2021.12.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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